카르텔, 사막, 설산. 테일러 쉐리던이 몰입해있는 것들은 인간의 손을 벗어난 어떤 존재고, 이들은 단순히 인간의 손을 벗어나는 걸 넘어 극의 중심에서 전개를 좌지우지한다.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산불이다.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는 압도적인 공포. (카르텔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게 더 무섭지만서도) 시카리오 시리즈로 인상적인 각본을 써내려간 테일러 쉐리던은 직접 감독을 맡은 윈드 리버의 설산에 이어서 산불을 이용해 능수능란하게 극을 조작한다. 이미 빌런인 프로페셔널 킬러가 있음에도 강렬한 기세로 몰아치는 불길은 자신이 최후의 빌런임을 자신했다. 테일러 쉐리던이 자연, 그러니까 이 영화의 경우 불을 품어낸 산을 대하는 태도는 다음 대사에서도 알 수 있다. "난 정말 여기가 싫어." "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