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이 너무 그립다. 스무스하게 나오는 에어컨 바람과 공기청정기를 돌릴 때 맡을 수 있는 묘한 시트 냄새, 처음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미세하게 깔리는 화이트 노이즈. 여름의 극장은 황홀한 피서처였다. 아직도 한여름 극장에서 다크나이트를 봤을 때가 잊히질 않는다. 화이트 노이즈의 끝에 조용히 나오는 파란 불꽃과 쿵, 쿵하고 차분하게 울리는 우퍼 소리, 배트맨 로고가 사라진 뒤 쿠쿵! 하며 펼쳐지는 공중 촬영과 조커의 뒤를 쫓는 카메라 워크. 한스 짐머의 찌-잉하는 OST 구성. 점차 잦아드는 관객석의 소리. 모든 것들이 다 그립다. 작년 여름에는 이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마스크가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스크 때문에 작년, 올해 합쳐서 극장을 찾은 게 5회뿐이다. 올해는 과연 마스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