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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48

디즈니 플러스 '만달로리안 시즌 3'가 망작인 이유

본 리뷰에는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시즌 3의 미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시즌 3는 딘 자린의 여정이라 보기 어렵다. 우리가 언제나 의 주인공일 거라고 생각했던 딘 자린이 아니라 보-카탄 크리즈가 주인공이라 해야 옳다. 그래서 난 시즌 3를 이렇게 말해보련다. " 시즌 1"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그렇다. 마치 빌드업이라도 하는 것처럼 재미없게 진행되었던 1화를 제외하면 전부 보-카탄 크리즈가 자신을 따르지 않는 '와치의 아이들'에게서 신뢰를 얻는 과정, 자신에 대한 분노로 곁을 떠났던 동료들을 되찾는 과정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 과정에 딘 자린도 큰 역할을 하지만, 결국, 보-카탄 크리즈를 만달로어인의 리더로 만들어주는 게 시즌 3의 전체 내용이기 때문에 주인공이라 보기 매우 ..

드라마 2023.05.18

섀도우 앤 본 시즌 1 (2021) 작품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던 이유

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간단히 정리해서 '짧다'는 것이다. 8화라는 그릇을 채우고도 넘쳐서 줄줄 새나가는 이야기를 어떻게든 욱여넣으려고 모든 것을 압축했다. 그 압축된 것 중에는 '감정'도 있기 때문에 쉽사리 몰입하기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어서 주인공인 알리사의 변심이 그렇다. 키리건 장군과 사랑에 빠져 키스를 나누고 딱 5분도 되지 않아 변심하는 알리사의 행태는 일반적인 극의 구성과는 거리가 멀다. 만약, 이 원작을 가진 작품이라는 걸 몰랐다면 난 거리낄 것 없이 '희대의 졸작'이라 공격했을 것이다. 당연하다. 바로 방금까지 딥키스를 날리며 서로의 사랑을 주고받던 사이였는데, 그다지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던 인물로부터 '사실 키리건 장군은 말이지...'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것만으로 알리..

드라마 2023.04.27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 결말, 한국 드라마를 잡으려는 일본의 노력

사람에 따라서 배드 엔딩이라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모호함 때문에 적어도 내게 있어선 배드 엔딩이다. 실컷 '존재'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훑어 내리다가 엔딩은 그걸 부정하는 모양새라는 점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존재란 기억에서 비롯되는 법인데, 그걸 통째로 무시한다고? 물론, 작품은 '모호하기 짝이 없는 기억'보다는 본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도 들어가 있다. 그러나 교훈은 잔뜩 늘어놓았지만, 그걸 다루는 법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라서 쉽게 와닿지 않고, 덕분에 결말은 이율배반적 태도처럼 보인다. 의 일본 제목은 다. 여기서 '임종'은 우리가 아는 '임종하셨습니다'의 임종이 맞다. 그리고 영어 제목인 에서 '보더랜드'란 Border에 land를 붙인 것으로 '경계에 있는 나라'로..

드라마 2022.12.30

'북 오브 보바 펫' 후기, 이건 '만달로리안' 시즌 2.5가 아닌가

진심으로 보바 펫의 여정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은 만달로리안이 나오는 회차부터 봤다. 따라서 나는 을 제대로 본 게 아니며,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다. 그저 떠오르는 것 몇 가지를 끄적여보는 것뿐이다. 1. 5화와 6화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주인공이다. 이게 그냥 단순하게 비중이 크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예 두 사람의 여정을 그리고 있으며, 보바 펫은 아주 잠깐 나온다. 스핀오프라고는 해도 분명히 보바 펫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인데 이래도 되나 싶다. 7화부터는 보바 펫이 나름 주인공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만달로리안의 비중도 만만치 않고, 중요한 순간에는 만달로리안의 파티원(!)이 나타나는 등, 누군가에게 ' 시즌 3가 나왔어'라면서 보여줘도 충분히 속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다. 2. 클..

드라마 2022.11.30

오비완 케노비 (2022) 디즈니 플러스 4K HDR 리뷰

대다수가 에 대해 기대했던 건 아마도 '은둔 고수'였을 것이다. 클론 전쟁의 영웅이자 위대한 제다이 마스터. 전성기를 달리던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다스 베이더로 만들어버린 그 실력의 제다이가 은둔해있다가 사소한 사건을 시작으로 점점 큰 사건에 빠져들어간다는 이야기. 마치 무협의 서사처럼 통쾌함을 안겨줄 이야기. 그러나 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배반한다. 10년 동안 포스를 봉인하다시피 한 상태로 주먹질 하나도 힘겨워하는 노인네. 의 시작점에서 오비완은 무술 경험이 있는 일반인에 가깝도록 그려진다. 제다이로서 책임감도 없고 수련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후회 때문이다. 자신으로 인해 부모로부터 떨어져야 했던 남매가 있고, 자신의 가르침이 실패해 다크 사이드로 ..

드라마 2022.11.25

디즈니 플러스의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6.5'라 봐야 옳다

가끔 글이 잘 안 써지는 작품이 있다. (솔직히 요새는 모든 작품이 그렇다.) 역시 그중의 하나. 앞으로 글이 잘 안 써지는 작품에 대해선 의식의 흐름조차 팽개치고 그냥 떠오르는 것들을 무작정 적어볼 생각이다. 을 보고 떠오르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시즌 2에 아소카 타노와 루크 스카이워커가 나온다. 아소카 타노가 나온 에피소드는 서부극 + 일본의 무사극이 배합되었다. 아소카 타노가 치르는 결투씬과 딘 자린이 치르는 결투씬이 바로 옆에서 벌어짐에도 마치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꾸며져서 흥미롭다. 루크 스카이워커의 등장씬은 의 다스 베이더 등장씬과 매우 흡사하게 연출되었다. 스타워즈 프리퀄 트릴로지를 제외하면 라이트 세이버 액션이 가장 잘 표현된 작품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이 만족감을 표..

드라마 2022.11.19

송치엔 주연 '풍기낙양 风起洛阳'에 주목하는 이유

오랜만에 배우가 아닌 드라마 자체에 집중하는 포스팅. 한국에는 에프엑스 빅토리아로 알려져 있는 송치엔(宋茜, 쑹첸, 송천)이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이 있다. 이 작품은 수사 무협극이고, 아주 보기 드물게 판타지 요소가 배제된 정통 무협이다. 영상미도 상당한 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중국 무협 중에선 보기 드물게 동시 녹음과 배우 본인의 후시 녹음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똑같은 목소리의 성우들 때문에 중국 무협에서 손을 뗀 사람들이라면 꽤 끌릴 것이다. 나도 이후로 오랜만에 동시 녹음 드라마라서 확 끌렸다. 물론, 예고편에만 그렇게 해놓고 중국 방영 때는 더빙을 입힐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아이치이 OTT로 중국 외 나라에 송출할 때는 배우 본인의 목소리가 나와주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송치엔의 목..

드라마 2021.11.21

드라마 '해피니스'를 중국 아이치이에 넘겨준 CJ

는 tvn이 꽤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으로, 유사 좀비물이란 장르와 비교적 잔혹한 연출 등 여러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잡아보려는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그렇게 넷플릭스를 잡아보려고 서비스한 작품이니 넷플릭스에 넘겨줄 수는 없는 법. 대체 어디에 해외 판권을 넘겨줬나 살펴보니까 세상에. 중국의 아이치이와 비우였다. 아이치이는 중국의 OTT 서비스로 일찍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을 빠르게 석권하고 있는 OTT다. 넷플릭스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도 20만 명을 넘지 못하는 마당에 아이치이는 50만 명을 넘는 나라도 존재한다. 이유는 광고가 빈번하게 나오는 걸 견딜 수 있다면 무료로 볼 수 있고, 매우 낮게 책정된 구독료를 지불하면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다. 동남아에선 넷플릭스나 디즈니가 너무 비싸다면서 아이치이..

드라마 2021.11.19

넷플릭스 '마이 네임' 리뷰를 써볼까하다가 끄적끄적

의 리뷰를 써볼까 하고 주요 장면을 다시 돌려보고 있는데,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올드하고 기시감 가득한 각본이다. 누군가 한예종 지망생(!)이 습작으로 이런저런 작품들을 뒤섞어서 만들어낸 각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가 명품이라서 평타를 친 거다. 각본을 픽업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진다. 넷플릭스? 김진민 감독? 각본의 내용만 따지자면 넷플릭스가 참 좋아라 하는 스타일이긴 하다. 그러나 그걸 고려하더라도 이란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과 지금 가장 핫한 여배우를 끌어들일 각본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각본을 픽업해서 김진민 감독에게 제의했을 가능성을 생각해보곤 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김진민 감독의 각본 보는 눈이 원래 부족하고, 은 그저 기..

드라마 2021.11.18

디즈니 플러스와 한국 드라마의 PPL 상태를 보고 짤막하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 플러스, HBO 맥스. 이제 전부 다 들어온다. 한국 방송국들이 전부 힘을 합쳐도 저 중의 하나를 이기기 어려운 마당인데, 계속 그렇게 PPL로 작품성 낮춰보시라. 한국 방송국들은 결국 저 OTT 업체들에 드라마 납품하는 하청업체가 될 거다. 이걸 두고 고인물의 최후라고 부른다. 일본 꼬라지 나기 전에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와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일본 닮지 말라고 오조오억번 얘기를 했는데 꿋꿋하게 닮아가는 한국 드라마 업계(를 넘어 사회 전체)를 보고 있노라면 할 말을 잃게 된다. 그래놓고선 외산 공룡 OTT가 한국을 잡아먹는다 어쩐다 헛소리 지껄인다. 그리고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가 너무 무서우니까 이제는 아이치이에게 작품을 넘겨주고 있다. CJ와 ..

드라마 2021.11.16

'D.P'와 '오징어 게임'의 시즌 2는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도 도 리뷰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너무 늦게 본 데다 는 유튜브용 스크립트를 짠답시고 뻘짓까지 해버렸다. 그래서 리뷰보다는 와 , 특히 TV 업계의 라고 불리는 의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딱 잘라서 말하자면, 와 모두 다 완벽하게 닫힌 결말이다. 의 결말이든 의 결말이든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겠다' 혹은 '새로운 희망이 되겠다'면서 시청자에게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 형식이며,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꽤 빈번히 볼 수 있는 결말이다. 봉준호 감독의 , 나 박찬욱 감독의 , 의 감독인 황동혁 감독의 2011년작 만 하더라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드라마 쪽으로 보자면 도 있다. 그래서 시즌 2를 당연히 만들 거라 생각하는 외국 팬들의 반응에 몹시 당황했다. 여기서 뭘 더 어떻게 만들라는 걸까. ..

드라마 2021.11.06

'오징어 게임' 성공을 외면한 일본, 외신들도 다 틀리는 한류 분석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 일본은 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 드라마가 그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한국 드라마가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톱 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는 걸 알았을 테지만,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은 외면하는 게 버릇인 일본의 특성에 따라 그러한 진실은 '없는 것'이 되었다. "무슨 소리냐, 일본 역시 자국의 문화 수준에 대해 반성하고 있더라"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중의 의견이다. 이 일본에서 초대박을 치고, 여러 메이저 미디어가 집중보도하자 불만을 품은 일본 정계의 압박이 있었다. 이후 일본의 메이저 미디어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싹 사라졌는데, 어느 정도냐면 BTS를 제외한 한국의 연예인이 세계적 성공..

드라마 2021.10.24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오징어 게임'의 초대박 흥행

도 , 도 워낙 빠르게 화제가 되는 바람에 스포일러를 상당히 당하고 감상해야 했다. 그래서 연상호 감독의 이후부터 넷플릭스가 밀어주는 한국 오리지널 TV 시리즈는 나오자마자 보려고 한다. 본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나온다고 해도 화제가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었는데, 요새는 3일만 있으면 유튜브에 스포일러성 캡쳐를 썸네일로 쓰는 영상이 연달아 올라온다. 한국 유튜브 채널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 리액션 채널들까지 그래 버리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한국 TV쇼 성공 사례 덕분인지, 지금 디즈니 플러스와 HBO MAX가 한국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계속해서 한국 제작사에 지분을 넣고 해외 판권을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라는 소문이 들려온다. 넷플릭스가 스튜..

드라마 2021.10.21

'종이의 집', '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 드라마의 성공 비결

이 지구를 가로지르는 홈런을 때리는 걸 보고 최근 넷플릭스의 드라마 퀄리티가 왜 좋은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오리지널 드라마를 잘 만들었던 건 아니다. 애초에 작품의 재미 혹은 작품성은 연출력과 각본, 연기 등이 잘 맞물려야 하니까. 넷플릭스에 작품 선구안이 없다면 잘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법이다. 다만 넷플릭스에게 유리한 점이 있기는 했다. 넷플릭스가 작품의 연출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실력 있는 감독과 작가가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식(?)과 다르게 넷플릭스는 뜻밖의 조건을 내걸고 있었다. 드라마의 편수를 6~9회, 웬만하면 8회에 맞춰달라는 것. 이는 초창기 넷플릭스가 수집한 정보에 의거하고 있는 듯하다. 초창기 넷플릭스를 끌고 갔던 오리지널 드..

드라마 2021.10.12

데어데블 시즌 1 HDR 효과에 대한 끄적거림

넷플릭스에서 최근 컨텐츠를 있는 대로 쏟아놓다 보니까 끝까지 보는데 시간이 좀 걸린 시즌 1. 굳이 이걸 끝까지 봐야 하나 싶어서 중단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기왕 보는 거 끝까지 보자며 자신을 달래면서 완료했다. 이제와서 다시 보니 시즌 1의 액션이 이렇게 적었나 싶었고, 미국 TV쇼의 단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당황했다. 그 단점이란 지독하게 꼬아놓은 과정과 허무하게 풀려버리는 결말. 사실, 용두사미로 구성된 TV쇼는 만국공통이긴하다. 시즌 1을 다시 본 이유였던 HDR은 '기가 막힌다'는 말 밖에 안 나오는 수준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로컬디밍을 풀출력으로 쓰는 구간이 존재하며, 화면의 절반 정도 되는 방대한 구간을 1000nit급 빛으로 도배하는 바람에 눈이 시리기도 했다. 뒤늦게 HDR이 적용된..

드라마 2021.10.06

한국 남자 연예인을 게이로 여기던 외국인의 편견을 깬 '오징어 게임'

서구권 넷플릭스 시청자 중 상당수는 로맨스 장르의 TV 쇼에 노이로제라도 걸렸나 보다. 한국 TV 쇼 = 로맨스라는 공식을 새겨놓고 안 본다더라. 게다가 그 로맨스 장르의 남자 배우들을 '게이'라고 부른다. 왜 저 배우들이 게이냐고 물어보니까, '게이처럼 생겼으니까'라고 한다. 그건 사실상 인종차별 아니냐고 물으니 웃으면서 로맨스 장르의 한국 남자 배우들은 아무리 봐도 게이처럼 보이는 걸 어쩌냐고 하더라. 그러니까 로맨스 좀 작작 찍으라고 한다. 정작 넷플릭스에 있는 한국 TV 쇼는 로맨스보다 장르물이 훨씬 많다. 한국 TV 쇼 중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도 로맨스는 아니지 않나. 과 같은 마스터 피스도 멀쩡하게 스트리밍 되고 있다. 또한, 서구권 넷플릭스 시청자들 중 상당수가 작품성을 따지기보단 자극적인..

드라마 2021.10.03

오징어 게임이 이틀 연속으로 미국 1위, 월드와이드 2위

1. 한참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미국에서 1위, 영국에서 2위. 그뿐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를 로맨틱 코미디 정도로만 치부하는 캐나다인이나 한국 남자가 모두 '게이'라서 출산율이 낮은 거라고 우겨대는 독일인들 사이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통하고 있다. 스위트홈 이후 이렇게 크게 흥행한 한국 드라마가 없다. 2. 개인적으론 여전히 오징어 게임은 신세를 지고 있는 수 많은 일본의 만화들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고 있는 감독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저 동의할 수 없을 뿐. 난 오징어 게임은 일부 작품에 판권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정의 일부를 가져왔다는 이유만으로 원작을 제시했던 올드보이와 박쥐, 아가씨의 예를 떠올려보자...

드라마 2021.09.23

넷플릭스 덕분에 한국이 멜로에서 벗어났다는 일뽕의 주장

'멜로 말고는 만들지 않던 한국에서 장르 드라마가 나오는 건 넷플릭스 덕분이다.' 이런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고, 이런 댓글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뒤를 캐보니 일뽕이다. 이어서 '한국 대중의 수준이 낮아서 멜로만 만든다'는 댓글도 보인다. '미국은 아니어도 일본 드라마 정도는 되어주길'이란 댓글마저 보인다. 한국에서 장르 드라마가 먹힐 수 있다는 걸 증명했던 작품이 와 . 이걸 기점으로 우후죽순 쏟아진 장르 드라마들은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고, 끝까지 멜로 타령만 하던 공중파는 폭삭 주저앉아 망했다. 물론, 공중파의 장르 드라마가 빛을 보지 않은 건 아니다. 장르 드라마의 본좌라 불리는 김은희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드라마는 소지섭, 이연희 주연의 궁중파 드라마 이며, 그게 2..

드라마 2021.09.08

D.P의 넷플릭스 순위가 기대한 수준에 오르지 못했다

라는 마스터피스가 나왔지만, 한국 외의 시장에선 썩 좋지 않다. 좋은 작품이라는 점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데, 몰입도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모양이다. 결국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순위가 추락하는 중이다. 아시아권에서도 와 에 밀려서 한국 드라마 기준 2~3위를 왔다갔다한다. 유럽이나 북미에선 반응이 거의 없다. 한국 드라마가 가끔씩 고개를 들곤 하는 프랑스에서도 반응이 없다. 대신 아랍계 중동 국가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남미에선 여전히 이 롱런하고 있을 뿐 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도 궁금한데, 남미는 의 어떤 부분에 저렇게 꽂힌 걸까?) 아무래도 다음 타자는 가 아니라 가 되려나보다. , 을 제외한 한국의 드라마들은 주로 아시아 전체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 인기를 누린다...

드라마 2021.09.06

웨스트월드 시즌3, 데어데블 시즌1을 보면서 끄적임

1. 잠깐 멈춰뒀던 웨스트월드 시즌3 블루레이를 보기 시작. 언제나 시즌3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접할 때마다 의문이었다. 왜 돌로레스의 행동에 AI들이 반대하는가. 인간이 AI를 만들었다고 해서 AI들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도 된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난 웨스트월드 세계관 안의 돌로레스는 무엇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반대하는 AI들은 인간을 향해 충성하는 알고리즘에 남아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AI들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접근법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그게 크리에이터의 생각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냥 그렇다고. 어쩌면 가상 공간인 웨스트월드보다도 더 참혹한 현실의 (유토피아를 가장한) 디스토피아에서 '시스템'의 일..

드라마 2021.09.01

넷플릭스 지구의 밤 (2020) 에피소드 하나 만큼은 꼭 보기를

아이즈원 연장, 리런칭 실패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생긴 여유(?) 시간에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지구의 밤'을 봤다. 작품 자체를 찾아서 본 건 아니고, 그냥 HDR 톤매핑하는데 필요한 어두운 영상을 찾다가 발견해서 킵해두고 새벽에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 전까지 보는 식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매회 내레이터의 멘트가 너무 웅장해서 피식 웃게 되는데,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밤의 생태계를 최신! 기술!의 저조도! 적외선! 고감도! 카메라로 볼 수 있습니다.'하는 식이다. 헛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대단한 기술임엔 틀림이 없다. 디지털 촬영 기기의 발전, 군사용 열탐지 센서의 발전 등으로 이전엔 꿈도 꿀 수 없었을 영상들이 펼쳐진다. 살아있는 지구 시즌1 당시만 해도 야간 촬영을 위해..

드라마 2021.08.28

벤 반스, 넷플릭스 '섀도우 앤 본'에서 찰떡 역할을 맡다

벤 반스. 캐스피언 왕자로 유명하다. 호리호리한 체형과 사기적인 비율, 어이없을 만큼 잘생긴 얼굴,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목소리를 지닌 배우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일단 외모만 보면 어디에 가서도 안 진다. 날고 기는 꽃미남 배우들과 나란히 서 있어도 혼자서 튄다. 혼자서 여배우들도 이겨 먹는다. 그가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지나치게 잘생겨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근사한 배우다. 물론, 실제로 벤 반스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한 이유는 작품을 보는 눈이 너무 없어서다. 연기력이 조금 부족해도 작품을 잘 만나면 상관없이 성공하는데, 벤 반스는 연기력도 부족하고 선택한 작품도 엉망이었다. 무엇보다 판타지 장르에 빈번히 나왔던 게 걸림돌이었던 것 같다. 아시다시피 판타지 장..

드라마 2021.08.07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고화질 스틸 사진 3장과 예고편

시즌2가 영상미 측면에서 약간 아쉬웠지만, 어쨌든 좀비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그 외전인 아신전이 7월 23일 공개된다. 예고편만 보면 왠지 전지현의 아신이 빌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지난 번 좀비 사태의 빌미가 되었던 일본에 이어 이번엔 만주족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게다가 동물 역시 생사초를 통해 좀비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이 드러나는데, 이래도 되나 싶은 게 사실이다. 완벽한 평행 세계라면 모를까,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이상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 조선은 호랑이, 곰의 단군 설화가 내려올 정도로 오래 전부터 호랑이와 곰이 엄청나게 많이 살고 있던 나라다. 어쨌든 오랜 기간 기다린 작품이 나온다는 점에서 참 행..

드라마 2021.06.30

드라마 빈센조, 코믹한 터치로 덮은 살육극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차트에서 10위 밖으로 나갈 줄 모르던 한국 드라마 빈센조. 열혈사제로 먼치킨물에 깊은 조예(!)를 뽐냈던 박재범 작가의 신작으로, 전작들보다도 선을 훌쩍 넘은 먼치킨물이다. 일단, 드라마의 주인공인 빈센조 카사노는 '정점'이다. 인물 구조의 먹이사슬 피라미드를 그릴 때 빈센조 카사노는 꼭대기에 적힌 인물이며, '금괴'라는 리미트를 걸어서 능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컨트롤한다. 그리고 이 리미트가 깨지는 순간부터 드라마는 말 그대로 순수 양학 먼치킨물로 승화(?)한다.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처단한다는 홍보 문구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빈센조에서 처단의 대상이 되는 악당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저런 사고방식으로, 저런 목표를 가진 악당이 없다는 게 아니라 한국 사..

드라마 2021.05.24

박살이 난 시청률 [허쉬] 황정민은 대체 왜 이 작품에?

다른 사람이 아니고 황정민이 윤아, 유선까지 데리고 드라마를 찍었음에도 그의 절망적인 실패를 겪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솔직히 소재가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신경을 안 쓰긴 했지만, 어쨌든 수요가 있으니까 그런 소재를 썼겠지 싶었는데, 소재가 별로 안 끌린다는 생각을 한 게 나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한반도에 이은 연속 실패. 어쩌면 황정민은 드라마와 맞지 않는 지도 모르겠다. 대체 얼마나 망가진 작품인지 궁금해서 볼까 말까 웨이브를 기웃거리다가 드라마의 클로즈업에 잡힌 황정민의 모습에 몹시 당황했다. 맞다. 이 형님도 이제 50이 넘으셨다. 뿌라더~를 외치던 그 영화도 벌써 7년 전이다. 페이스샷이나 바스트샷의 분량이 적은 영화와 달리 대화 장면의 대부분이 바스트샷인 드라마기에 그간 쉽사리..

드라마 2021.02.22

일본의 한계를 벗어날 생각이 없는 [아리스 인 보더랜드]

나름 열심히 만화 원작 특유의 냄새를 빼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상상력의 한계인 걸까 아니면 원작을 존중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의 발현인 걸까. 아리스 인 보더랜드 역시 만화 원작이라는 걸 꿋꿋하고 당당하게 고백하는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다. (꽤나 훌륭한)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등장인물들이 지닌 배경 이야기는 감정과잉과 감정결핍으로 들떠버린 연기에 묻히고, 기껏 존재감을 드러낼 법한 타이밍엔 '설명'에 열중하느라 그야말로 연극이 되어버린다. 이는 일본 드라마의 장점인 동시에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지면 필연적으로 생길 이야기의 공백이 사라져서 좋게 보일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의 매니아층을 형성한 뒤엔 고여서 썩는다. 현실성이 지나칠 정도로 없기 때문이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

드라마 2021.02.10

[아리스 인 보더랜드], [스위트 홈] 닮은 듯 닮지 않은 한일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 3화까지 감상. 일본이 제일 잘하는 분야다. 수사물을 제외하면 이렇게 룰을 만들어놓고 전개시키는 작품은 일본이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잘했던 건 아니고, 라이어 게임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이후 비슷한 유형의 작품이 우후죽순 쏟아졌기 때문에 경험치가 쌓였다. 다만, 언제나 일본 드라마가 그런 것처럼 그 '룰'에 등장인물이 파묻혀버린다. 룰에 파묻힌 인물들의 개성은 오로지 감정 과잉 혹은 감정 결핍으로 억지로 끌어내는데, 여기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지적받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좋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한국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뛰어나거나 일본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크게 부족하다기보다 일본 드라마의 여러 요소가 연기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드라마 2021.01.25

넷플릭스 도시괴담, 게으른 고어물

넷플릭스에 옴니버스 형식의 공포 드라마가 있다길래 봤다. 이다. 제목을 보아 도시 괴담을 모아놨다는 설정인 모양인데, 정말 심하게 게으르다. 의 에피소드는 전세계 각국의 공포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어설프게 복제한 것들 뿐이다. 즉, 오리지널은 거의 없고, 가장 공을 들인 듯한 마지막 에피소드마저도 설명이 심하게 부족해서 어떤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걸 내가 왜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에피소드를 엮는 방식은 아마 일본의 드라마 를 카피한 것 같은데, 그저 따라했을 뿐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기에 헛웃음만 나온다. 가 주축이 되는 에피소드를 한 번에 엮어내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공포를 안겨줬다면, 은 그냥 '이것들 다 같은 세계관이야'라는 서술에 불과하다. '그래서 ..

드라마 2020.10.12

깊어지길 포기하고 개인을 다루다, 넷플릭스 얼터드 카본 시즌2

줄어든 회차, 줄어든 스케일, 줄어든 액션, 줄어든 출연배우. 시즌2는 모든 게 축소되었다. 시즌1이 기대 만큼의 조회수를 기록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그냥 기획 자체의 규모가 작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 역사상 회당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어갔던(이 기록은 이 깼다) 시즌1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즌1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영생 프로세스를 깊게 파헤치지 못하고 오락성에만 머물렀던 탓에 시즌2에선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드라마는 슬프게도 이를 저버린다. 작아진 만큼 깊어질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렸다. 아예 그쪽 방면으론 손조차 대질 않아서 이야기할 거리조차 없다. 그렇게 깊어지기를 포기한 시즌2는 대신 타케시 코바치의 개인사에 엮인 '엘더 문명' 즉, ..

드라마 2020.05.06

넷플릭스 <킹덤> 시즌2, HDR로 봐도 톤변화는 없음

시즌2의 색상톤이 시즌1과 달라져서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혹시 HDR로 보면 다를까 싶어 HDR10으로 감상했다. HDR이니 SDR과 색감이 다른 건 당연하다. 그러나 SDR로 감상했던 당시 불만사항이었던 뒤틀어진 블랙과 어설프게 적용된 옐로우톤 필름라이크는 그대로다. 왜 시즌1의 색상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HDR로 보면 밴딩 현상이 싹 사라지고 시원한 빛이 쏟아져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볼 만하다. 촬영과 조명의 신기원이었던 시즌1도 HDR을 지원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드라마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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