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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90

일본의 한계를 벗어날 생각이 없는 [아리스 인 보더랜드]

나름 열심히 만화 원작 특유의 냄새를 빼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상상력의 한계인 걸까 아니면 원작을 존중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의 발현인 걸까. 아리스 인 보더랜드 역시 만화 원작이라는 걸 꿋꿋하고 당당하게 고백하는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다. (꽤나 훌륭한)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등장인물들이 지닌 배경 이야기는 감정과잉과 감정결핍으로 들떠버린 연기에 묻히고, 기껏 존재감을 드러낼 법한 타이밍엔 '설명'에 열중하느라 그야말로 연극이 되어버린다. 이는 일본 드라마의 장점인 동시에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지면 필연적으로 생길 이야기의 공백이 사라져서 좋게 보일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의 매니아층을 형성한 뒤엔 고여서 썩는다. 현실성이 지나칠 정도로 없기 때문이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

드라마 2021.02.10

[아리스 인 보더랜드], [스위트 홈] 닮은 듯 닮지 않은 한일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 3화까지 감상. 일본이 제일 잘하는 분야다. 수사물을 제외하면 이렇게 룰을 만들어놓고 전개시키는 작품은 일본이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잘했던 건 아니고, 라이어 게임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이후 비슷한 유형의 작품이 우후죽순 쏟아졌기 때문에 경험치가 쌓였다. 다만, 언제나 일본 드라마가 그런 것처럼 그 '룰'에 등장인물이 파묻혀버린다. 룰에 파묻힌 인물들의 개성은 오로지 감정 과잉 혹은 감정 결핍으로 억지로 끌어내는데, 여기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지적받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좋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한국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뛰어나거나 일본 연예인들의 연기력이 크게 부족하다기보다 일본 드라마의 여러 요소가 연기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드라마 2021.01.25

중국에서 인기라는 미요시 아야카, 마담 피가로 화보

일본의 패션 여왕 미요시 아야카(三吉彩花)가 마담 피가로에 모습을 드러내며 중국 인기를 증명했다. 이미 화장품을 비롯해 중국 광고 몇 개를 찍은 상태이며, 중국 쪽에 발을 딛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행복해하는 미요시 아야카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배우를 베이스로 한다고 말하며, 최근 가 롱런한 것을 비롯, 조금씩 배우로서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분명히 패션과 뷰티 쪽에서 반응이 오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 재능이 뜬금없이 중국 쪽에서 터진 것이다. 최근 로 넷플릭스 드라마에 진출한 미요시 아야카. 아직 감상하기 전이라 뭐라 말은 못 하지만, 아마 꽤 강렬한 인상의 조연인 모양이다. 미요시 아야카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만 봐도 화려하게 피를 흩날리는 역할로..

일본 연예인 2021.01.16

원펀맨 3기 혹은 완결편 애니메이션이 나오길 바라며

유튜브의 어느 영상에 낚여서 애니메이션 1기와 2기를 모두 감상. 넷플릭스 만세. 원작 만화, 리메이크 만화를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은 여러모로 소년 만화의 클리셰를 잘 꼬아놓은 작품이다. 어차피 한계를 깨고 세계 최강이 되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 그럴 바에야 오히려 시작부터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고 그 아래에서 티격태격하는 주요 인물을 그려내보자는 의도. 그런 독특한 설정은 (당연하게도) '배틀물'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을 매우 특수한 포지션으로 몰아갔고, 주인공이 등장하는 컷 하나하나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런 식의 변주는 언제든 환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은 오리지널이 아닌 리메이크 만화를 따라간다. 2기까지 방영되였으며, 2기의 엔딩은 괴인 협회의 발흥과 가로우의 각..

애니메이션 2020.12.07

넷플릭스 프로젝트 파워, 갈팡질팡 배우 낭비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들도 제작비에 따른 '체급'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나 과 같이 정말 스트리밍 서비스의 그것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가 있고, , 처럼 1억 불 이하의 제작비로 만든 오락 영화가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주력으로 하는 쪽은 5천만 불 이상, 1억 불 이하의 액션 영화인 모양이고, 가 이 체급의 영화다. 약을 먹을 경우 딱 5분 동안만 초능력이 생긴다는 설정의 는 그 약으로 희생되고 있는 일반인들과 약의 원천이 되는 소녀를 구출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으로 조셉 고든 레빗과 제이미 폭스를 캐스팅해서 의 샤를리즈 테론, 의 크리스 헴스워스처럼 구색을 갖췄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져봤을 때 이 영화는 도미닉 피시백 원탑의 영화로, 조셉 고든 레빗, 제이미 폭스는 그녀..

영화/리뷰 2020.10.22

넷플릭스 도시괴담, 게으른 고어물

넷플릭스에 옴니버스 형식의 공포 드라마가 있다길래 봤다. 이다. 제목을 보아 도시 괴담을 모아놨다는 설정인 모양인데, 정말 심하게 게으르다. 의 에피소드는 전세계 각국의 공포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어설프게 복제한 것들 뿐이다. 즉, 오리지널은 거의 없고, 가장 공을 들인 듯한 마지막 에피소드마저도 설명이 심하게 부족해서 어떤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걸 내가 왜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에피소드를 엮는 방식은 아마 일본의 드라마 를 카피한 것 같은데, 그저 따라했을 뿐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기에 헛웃음만 나온다. 가 주축이 되는 에피소드를 한 번에 엮어내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공포를 안겨줬다면, 은 그냥 '이것들 다 같은 세계관이야'라는 서술에 불과하다. '그래서 ..

드라마 2020.10.12

넷플릭스 올드 가드, 액받이 무녀가 되는 게 두려운 불멸자들

시대착오적인 불멸자들과 문명인들의 적절한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 . 샤를리즈 테론이 그녀 영화 중에서 가장 멋진 비주얼로 나오는 영화기도 하다. 사방팔방에 카메라가 있는 정보화 시대인 데다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의 대학살이 일상다반사처럼 일어나는 현대에 기껏 몇명 되지도 않는 불멸자들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심지어 신체적 불멸이 아니라 '재생'하는 자들이다. 는 이 불멸자들을 대하는 문명인들의 올바른(!) 자세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문명인. 공동체를 이용해 편리를 추구하고 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문명이 유지되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그 희생양이 왕이었다. 가뭄이 들고, 전쟁에서 패하고, 문명을 효율적으로 이끄는데 실패하면 왕은 희생양이 되어 반란을 맞이하거나..

영화/리뷰 2020.09.25

넷플릭스 주온 여자 주인공 쿠로시마 유이나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의 저주가 시작되었다. 과 더불어 이젠 '장난'의 대상으로만 취급되던 이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다. 작품의 성향은 오리지널 비디오판 주온과 흡사하다던가. 그리고 쿠로시마 유이나가 참 예쁘다고 한다. 그럴 거 같았다. 쿠로시마 유이나가 아니었으면 굳이 과 같은 올드한 컨텐츠에 관심을 두지도 않았을 거다. 히로세 스즈라는 막강한 동년배 배우의 그늘에 덮혀있던 20대 초반 배우들 중 하나인데, 이제야 확실하게 흐름을 타는 모양이다. 히로세 스즈가 아침 드라마에 함몰되어 있는 사이에 그간 빛을 못 보던 배우들이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분명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아래로 쿠로시마 유이나의 AERA 8월 3일자 잡지 화보. 참고로 최근 코라 켄고와 사귄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선남선녀 커플이다.

일본 연예인 2020.07.29

누가 뭐라고 해도 멕시코 배경, 넷플릭스 익스트랙션

넷플릭스가 크리스 헴스워스를 데려다 야심차게 만든 영화 . 마이클 베이 감독, 라이언 레이놀즈의 와 함께 상반기 넷플릭스의 주력 상품이었다고 한다. 영화 자체는 대단히 심플한 편이다. 무언가를 잃고 상실삼에 사로잡혀 자살미션을 거듭하던 용병이 '마약왕의 아들'이란 모호한 포지션에 있는 인물을 구출한다는 익숙한 이야기를 그렸다. 분위기는 이 익숙한 설정에 걸맞도록 묵직하게 꾸며놨으나 정작 그 우여곡절과 아이러닉함에 깊게 파고 들지 않아서 가벼운 오락영화 이상이 되긴 어려울 듯하다. 결국, 에 기대할 수 있는 건 얼마나 멋진 액션을 담고 있느냐가 될 터.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락적 요소는 합격이다. 미어터지는 방글라데시의 시가지에서 좁고 좁은 공간을 헤집고 다니며 벌이는 격투, 총격씬은 상당히 놀랍다. 특히..

영화/리뷰 2020.05.25

깊어지길 포기하고 개인을 다루다, 넷플릭스 얼터드 카본 시즌2

줄어든 회차, 줄어든 스케일, 줄어든 액션, 줄어든 출연배우. 시즌2는 모든 게 축소되었다. 시즌1이 기대 만큼의 조회수를 기록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그냥 기획 자체의 규모가 작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 역사상 회당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어갔던(이 기록은 이 깼다) 시즌1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즌1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영생 프로세스를 깊게 파헤치지 못하고 오락성에만 머물렀던 탓에 시즌2에선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드라마는 슬프게도 이를 저버린다. 작아진 만큼 깊어질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렸다. 아예 그쪽 방면으론 손조차 대질 않아서 이야기할 거리조차 없다. 그렇게 깊어지기를 포기한 시즌2는 대신 타케시 코바치의 개인사에 엮인 '엘더 문명' 즉, ..

드라마 2020.05.06

넷플릭스 <킹덤> 시즌2, HDR로 봐도 톤변화는 없음

시즌2의 색상톤이 시즌1과 달라져서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혹시 HDR로 보면 다를까 싶어 HDR10으로 감상했다. HDR이니 SDR과 색감이 다른 건 당연하다. 그러나 SDR로 감상했던 당시 불만사항이었던 뒤틀어진 블랙과 어설프게 적용된 옐로우톤 필름라이크는 그대로다. 왜 시즌1의 색상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HDR로 보면 밴딩 현상이 싹 사라지고 시원한 빛이 쏟아져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볼 만하다. 촬영과 조명의 신기원이었던 시즌1도 HDR을 지원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드라마 2020.04.23

넷플릭스 러브 데스+로봇, 애니메이션 업계의 희망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옴니버스는 보다 가 훨씬 나았다. 애니메이션이 가야 할 모든 길이 제시되어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이다보니 스케일도 크고 실사라면 시도하지 못 했을 장르가 몽땅 들어가있다. 무협에서 스팀펑크로 변신하는 이 대표적인 사례. 본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은 표현의 제한이 희미한데, 작가주의를 존중해주는 넷플릭스와 만나서 그 희미한 제한마저 사라진 모양이다. 드림웍스나 픽사, 디즈니 그림체의 3D 애니메이션을 싫어한다면 의 모든 에피소드가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질 거라 확신한다. 처음 이 공개되었을 때 첫 번째 에피소드가 취향에 안 맞아서 나중에 보겠노라고 방치해뒀었다. 누군가가 를 추천해주지 않았더라면 평생 잊어버리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천만다행이다.

애니메이션 2019.09.29

넷플릭스 러브 데스 로봇 2화 <독수리자리 너머> 감상

하도 보라고 권유하길래 를 봤다. 1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인데, 넷플릭스 2화에 해당한다. 현실과 환각 사이를 굉장히 익숙한 방식으로 풀어내서 딱히 신선함은 없지만, 그로테스크함을 끌어내는 방식이나 코스믹 호러의 암울함이 살아있는 건 참 마음에 들었다. 실사 스타일의 3D 애니메이션이 답보 상태일 거란 내 생각을 뒤집기라도 하듯 상당히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리얼리즘 역시 감탄사가 나온다. 조금 더 디테일을 키워서 장편으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근래 괜찮은 스페이스 호러 영화가 너무 없어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 터라. 의 장편화라면 그 갈증을 해결해줄 것 같다.

애니메이션 2019.09.22

디즈니 플러스에 JTBC, CJ ENM까지 OTT 경쟁엔 끝이 없다

현재 OTT 서비스의 왕좌에 앉아 있는 건 넷플릭스다. 훌루,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 등은 아직 한참 멀었고, 연말에 시작되는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상대로 꼽히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 상황을 오래 전에 예지한 듯, 자사의 약점을 파악해 보완하려 노력해왔다. 그 약점이란 오리지널 컨텐츠의 부족. 넷플릭스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영화와 방송들은 대부분 다른 회사가 판권을 일시적으로 넘겨준 것들이고, 언젠가 넷플릭스의 손을 떠날 게 분명했다. 4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컨텐츠 제작에 투자한 건 다 그런 이유다. 물론, 그런 노력에도 이미 쌓여있는 컨텐츠만 어마어마할 디즈니 플러스를 맞상대하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즉, 디즈니가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내후년엔 왕좌의 주인이 바뀔..

넷플릭스 퍼펙션, 앨리슨 윌리암스의 신경질적 스릴러

선과 악이 공존하는 비주얼의 앨리슨 윌리암스를 내세워 신경질적인 복수 스릴러로 탄생한 넷플릭스 . 구성은 닮지 않았지만, 신경을 긁는 듯한 음악과 편집 호흡, 극에 몰입하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이 떠오른다. 은 이런 유형의 스릴러가 취할 수 있는 정석을 차근차근 밟으며, 그 과정의 몇 차례의 반전에선 판타지에 가까운 무리수도 여럿 나온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가볍게 덮어버리는 자극적인 소재들과 사소한 것 하나까지 그로테스크하게 변질시키는 감독의 연출 방식이 영화를 살려냈다. 피가 줄줄 흐르는 장면은 거의 없지만, 말한 바와 같이 모든 걸 그로테스크하게 탈바꿈한 데다 신경질적인 음악, 편집 성향 때문에 자극적인 영화를 싫어하는 분껜 추천하기 어렵다. 뒤집어보자면 그런 것들을 좋아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분..

영화/리뷰 2019.08.30

잭 스나이더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데드>에서 필름을 포기

필름 촬영을 고수해오던 감독들이 넷플릭스를 계기로 디지털 촬영으로 넘어가는 일이 빈번한데, 까지 필름을 쓰던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 를 찍고 까지 디지털로 촬영한 게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이번엔 잭 스나이더가 를 디지털로 촬영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에도 일부 컷에서 구도를 위해 DSLR 카메라를 쓰긴 했지만, 99% 필름으로 찍어온 잭 스나이더다. 이나 과 같이 사이즈가 큰 영화도 필름으로 찍던 잭 스나이더가 넷플릭스와 만나 디지털로 넘어온 것. 잭 스나이더는 이 사진과 함께 RED사에 이 놀라운 카메라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립서비스긴 하지만, 저렇게 좁은 공간에 8K급 카메라와 함께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긴 할 거다. 잭 스나이더가 170cm에 패션 근육으로 단..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것들

파티원들이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다가 종전엔 모두 뭉쳐 용기 있는 선택을 한다. 이는 시리즈가 지니는 기본 스탠스고, 시즌3까지 확실하게 유효하다. 코스믹 호러에 대한 추억이 없거나(미국에선 최근 들어 가까스로 부활했고, 한국엔 코스믹 호러가 대중적 인기를 누린 시기가 전혀 없다.), 미국의 70~80년대를 겪어보지 않은 한국인들마저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확실하게 먹혔는지 알 만하다. 는 시즌2에서 옆으로 줄줄 새던 이야기 누수를 막고 호킨스 이야기 원사이드로 확실하게 간다. 8화에 불과한 짧은 이야기가 아쉽지만, 마지막 2회의 엄청난 서스펜스는 왜 이 드라마가 8화에서 끝을 내는지 확실하게 알려준다. 앞선 두 시즌보다 스케일이 커진 값을 명확하게 하는 마지막 2화라고 평가해도 좋다..

드라마 2019.07.28

넷플릭스 마리아, 필리핀의 인도네시아 카피

만류를 뿌리치고 넷플릭스 를 본 이유는 '필리핀' 영화기 때문이다. , 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따라 '우리도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인 듯하니, 적어도 칼리 아르니스를 활용한 액션은 건지지 않겠나하는 기대. 또한, 가 최근 헬게이트에 근접하고 있는 필리핀의 현실을 반영한 영화라면 그것도 꽤 기대해볼 법했다. 그러나 는 그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모자란 구석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는 영화다. 조직의 킬러가 조직을 배반하는 계기를 너무 고민없이 연출해놓은 것에서 이미 기초 공사 실패다. 이후 이어지는 전개는 모든 측면에서 '목적'과 '전략'이 없이 보여주기에 급급하고, 와 등을 쫓은 주요 액션 장면은 매끄러운 인과를 거쳐 도달한 게 아닌 터라 감흥을 불..

영화/리뷰 2019.06.15

안시성, 전투씬의 규모 말고는 남은 게 없다

블루레이를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안 나올 기세길래 넷플릭스로 봤다. 새삼 말할 것도 없지만, 참 오지게 못 만들었다. 이 영화에 완벽한 고증을 바라진 않았다. 일종의 합리화를 거쳤다. 예를 들어 주요 인물들 갑옷은 엽기적인 수준이었어도 보통 개마기병이라 부르는 중갑기병들의 갑옷이나 병사들 갑옷은 그럭저럭 갖췄으니까 봐준다는 식이다. 그렇게 하나씩 양보해줄 테니 그럴싸한 극을 만들어달라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큰일 났다. 이 영화, 와 아주 많이 닮았다. 쉽게 말해 가 그랬던 것처럼 전투씬을 위해 극을 내팽개쳤다는 의미다. 고증의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이 시기 안시성 전투에 대해선 학자들 간에 소소하게 갑론을박이 있었을 만큼 명확하지 않으니 극에 맞춰서 적당하게 잘 꾸며주면 그만이고, 처럼 아예 뒤엎어 창작..

영화/리뷰 2019.05.23

넷플릭스 킹덤, 각본의 예술과 감독의 예술

한국 드라마 특유의 시스템이 대규모 자본과 공 들인 작가주의적 연출과 만나면 이 나온다. 한국 드라마 특유의 시스템이란, '작가의 예술'이다. 16부작이나 하는 드라마를 '미니 시리즈'라 불렀던 때가 있을 만큼 한국 드라마는 아주 길었고, 이렇게 긴 드라마를 감독의 주도 하에서 기획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는 감독의 예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으로 극명하게 구분되는 시스템을 지닌 게 우리나라(였)다. 여기에 100% 사전제작과 대규모 제작비, 넉넉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은 김은희 작가의 묵혀뒀던(?) 각본을 바탕으로 오랜 프리 프로덕션 끝에 촬영을 시작했고, 대규모 자본을 들인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거쳐서 나온 그 답안이다. 이 드라마는 감독의 예술일 수도, 작가의 예술일 수도 있는 조화를 이..

드라마 2019.05.01

넷플릭스를 쫓지 못 하는 한국, 디즈니 플러스는 어쩌려고

넷플릭스라는 공룡이 한국에 상륙했지만, 아직도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진 못 한 모양새다. 여기엔 한국 넷플릭스가 주로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 드라마, 작가주의 영화, 저예산 비디오용 영화가 한국인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인지 넷플릭스는 여러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제작에 참여하고 판권을 사가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저를 끌어모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렇게 넷플릭스가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걸 보며 한국의 업체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혹여 중요한 걸 하지 않고 쓸데없는 곳에 힘을 쓰고 있을까봐. 아니나 다를까, 일부 업체가 한국 드라마나 여러 영화의 판권을 확보하고 넷플릭스로의 유출을 막는 방식을 써가며 '발전'이 아닌 '공격'에 집중하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내재하고 있는 힘은 ..

이슈와 일상 2019.04.20

킹덤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의 지향점을 보다

요새 을 다시 달리면서 일본인들이 이 드라마를 어떤 경로로 봤는지 궁금해졌다. 일본의 방송국에서 방영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 했고, 디비디나 블루레이가 나오기엔 일렀던 그 시점, 분명히 내 일본인 친구는 이 재미있다고 내게 추천해줬던 기억이 난다. 알아보니 의 해외 판권을 통째로 넷플릭스가 가져간 모양이더라. 일본 역시 넷플릭스의 인기가 꽤 있는 편이라 접근하기 편리했던 것이다. 넷플릭스의 긍정적 요소 중 가장 인상 깊은 게 인터넷 서비스라서 여러 나라의 컨텐츠를 즉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간 우리가 만날 수 없었던 나라의 영화나 드라마, 쇼 등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판권만 있으면 자막 작업을 거쳐 바로 서비스할 수 있으니까. 실제로 난 넷플릭스를 통해 남미나 비영어권 유럽,..

이슈와 일상 2019.04.18

정채연, 새초롬한 댕채연의 최근 활약상

IOI 이후 대체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바람에 맴찢이었던 멤버들 가운데 그래도 정채연은 괜찮은 푸쉬를 받는 중이고, 최근 다이아의 컴백한 데다, 정채연 단독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도 출연했습니다. 다이아의 활동 성적은 여전히 그리 좋지 못 하지만, 넷플릭스 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 다이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해요. 최근 정채연의 비주얼 좀 보시죠. 혼자 보기 아까운 새초롬 정채연. 순간 삐져나오는 댕채연의 모먼트도 마음에 들고 말입니다. 그런데 주변에 매니저도 없는 것 같은데 어쩌다가 혼자 밖으로 나오게 된 건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인지 휴먼 드라마, 멜로, 로맨틱 코미디 쪽에 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정채연 주연의 스릴러를 보고 싶습니다. 멜로의 악녀는..

늑대의 어둠 Hold the Dark, 모호함의 부적합 사례

우리나라에 '모호'를 지극히 아끼는 감독이 있긴 하지만, 그 감독도 최소한의 단서는 배치해둔다. 직접 일러주지 않을 뿐, 영화를 잘 살펴보면 대체로 완벽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모호'라는 건 설명할 수 있는 현상에 한해서 적용해야 한다는 건데, 은 이야기의 흐름을 지배한 주제를 아예 설명하지 않았을 만큼 극단적으로 모호한 스탠스를 취했다. 살인, 분노, 복수 등 그럴싸한 단계를 밟아가던 영화는 마무리에 이르러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고 말한다. '이제부터 이 인물들의 행동 동기를 모호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거야. 그런데 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당연히 이해 못 하겠다. 그저 늑대의 습성이나 알래스카 원주민의 전설 같은 것에서 비롯된 무언가가 있구나하고 추정을 해볼 ..

영화/리뷰 2019.04.13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코스믹 호러 추억팔이

영화 과 비슷할 것 같지만, 뜻밖에 아주 많은 게 다른 시즌1. 이 어른들이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공포를 다룬 것과 다르게 는 당대 유행했던 각종 코스믹 호러 영화, 드라마 등을 뒤섞어 만들어낸 '응답하라 1983'에 가깝다. 심지어 드라마 중간중간에 호러영화 매니아들이나 알 법한 코스믹 호러 영화가 나오고, 코스믹 호러의 대부격인 크툴루 신화 관련 설정이 대놓고 나온다. 미국의 호러판 '응답하라'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셈이다. 에서 아이들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빌런이 '어른'들인 것과 다르게 엔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극에 발암물질이 줄어들어 다행이 아닌가하고 접근했다간 큰 코 다친다. 이 '어차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어른들을 아예 설득조차 안 하는 것..

드라마 2019.04.02

마블 퍼니셔 시즌2의 문제를 뇌피셜과 궁예로 정리

어쩌면 의 문제는 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투 트랙의 이야기 전개. 서로 얽히는 일이 없을 두 이야기를 억지로 붙여놓은 서사가 제대로 다리를 걸고 넘어졌다. 분명히 같은 시즌인데 이토록 따로 놀기도 어려울 거다. 물론, 제작진의 고충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긴 했지만, 프랭크 캐슬 본인의 PTSD 치유와 밀리터리 첩보에 집중한 '논-히어로' 드라마에 가까웠다. 분명히 주인공이 퍼니셔라는 히어로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리즈물임에도 히어로물의 범주에서 빼야 하는 괴상한 상황. 그로 인해 받았던 혹평 세례를 시즌2에서 또 받을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제작 환경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았던 것 같다. 의 혹평 이후,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마블 시리즈물의 조회수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던..

드라마 2019.03.31

폴라, 매즈 미켈슨의 자학 개그

는 를 + 스타일로 그려낸 주제에 매즈 미켈슨의 애잔함을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스타일과 아귀가 전혀 안 맞아서 웃긴 액션 영화다. 는 매즈 미켈슨이 나오는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을 색상부터 다르게 칠해놨다. 매즈 미켈슨이 나오는 장면을 칙칙하고 너저분하게 색칠해서, 화사하고 섹시하게 그려진 다른 킬러의 장면과 극단적으로 대비되게 했는데, 그런 탓에 무뚝뚝하고 흰머리 가득한 매즈 미켈슨의 비주얼에서 찾을 수 있는 건 애잔함뿐. 매즈 미켈슨이 진지하게 연기할 수록 이 대비가 주는 코믹함이 더해지며, 이거야말로 의 진정한 재미다. 그렇게 칙칙하게 지쳐 은퇴를 생각하는 킬러에게 자꾸 사소한 미션들이 주어지고, 급기야는 노구를 끌고서 승질나게 한 놈들을 살육하기까지 한다. 그 과정에서 입은 중상들을 보고 있노라..

영화/리뷰 2019.03.23

넷플릭스 나르코스 시즌2, 줄기보다 곁가지가 더 재밌다

절반으로 줄이거나 배로 늘려야 하는 이야기. 가 그런 이야기다. 시즌1에서 다큐멘터리에 가깝도록 서술했음에도 여러모로 부족했던 건지 시즌2는 프리더 이후의 을 보는 것 같은 전개가 이어진다. 분명히 한계에 도달했을 것 같은 파블로 에스코바르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돈, 새로운 인력이 등장하는데, 보다 보면 언제까지 이렇게 새로운 게 나타나는 건가 싶어서 조금 지칠 수 있다. 최대한 생략해서 굵직하게 5화 안에 끝내버리거나 아니면 기반부터 다시 스토리텔링해서 20화까지 늘이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했다면 더욱 걸작 소리 듣지 않았을까. 는 이야기의 줄기인 파블로 에스코바르와의 전쟁보다 페냐 요원이 마약 전쟁의 한가운데서 시도하는 줄타기가 더 재미있다. 혹은 극단적 민폐로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자폭하는데 결정적 ..

드라마 2019.03.14

B 더 비기닝, 시작이니까 봐준다

이능력자를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 누구 말마따나 뒤늦게 갈라파고스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일본 대중문화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제 무한에 가까운 자가복제뿐인 걸까? 설마. 그냥 이쪽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그런 것뿐이다. 은 빌드업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후방부터 전방까지 차근차근 밀고 당겨가면서 공간을 만들고 송곳처럼 골문을 찌르는 빌드업이 반드시 필요한 애니메이션임에도 12화에 불과한 길이 탓인지 그러질 못 했다. 평행 세계를 바탕으로 그려지는 SF인 데다 빈번한 장르 전환을 주무기로 삼았음에도 빌드업이 부족하니 클라이막스의 감정에 몰입이 잘 안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은 11화부터 12화에 걸쳐서 장대한 설명문을 읊고 나서 다음 시즌을 예고한 뒤 끝나버린..

애니메이션 2019.03.09

넷플릭스 아논, 앤드류 니콜의 지향점이란

앤드류 니콜 감독이 대중과 척을 지기 시작한 건 그의 지향점이 본인의 상상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생각하기에 미래 사회란, 유토피아를 가장한 디스토피아며 역동성이라곤 조금도 없는 통제 사회라 여기는 모양이다. 그래서 과 을 절대로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정적인 세상으로 설정한 것 같고, 이게 대중에게 먹히질 않는 것이다. 은 이런 통제뿐 아니라 편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마땅히 드러내는 세상을 만들어놨다.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통제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은 로 시작해서 으로 귀납되는 독특한 혼종이다. 다만, 앤드류 니콜 감독이 추구했던 건 예시와 꽤 다르다. 이 그랬던 것처럼 완벽해야 하는 시스템에 생긴 '틈'을 이용해 세상에 반기를 드는 인물을 주입했다. ..

영화/리뷰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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