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이 공존하는 비주얼의 앨리슨 윌리암스를 내세워 신경질적인 복수 스릴러로 탄생한 넷플릭스 <퍼펙션>. 구성은 닮지 않았지만, 신경을 긁는 듯한 음악과 편집 호흡, 극에 몰입하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블랙 스완>이 떠오른다.
<퍼펙션>은 이런 유형의 스릴러가 취할 수 있는 정석을 차근차근 밟으며, 그 과정의 몇 차례의 반전에선 판타지에 가까운 무리수도 여럿 나온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가볍게 덮어버리는 자극적인 소재들과 사소한 것 하나까지 그로테스크하게 변질시키는 감독의 연출 방식이 영화를 살려냈다.
피가 줄줄 흐르는 장면은 거의 없지만, 말한 바와 같이 모든 걸 그로테스크하게 탈바꿈한 데다 신경질적인 음악, 편집 성향 때문에 자극적인 영화를 싫어하는 분껜 추천하기 어렵다. 뒤집어보자면 그런 것들을 좋아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분들에겐 최고의 1시간 30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겟 아웃> 때도 느낀 건데, 앨리슨 윌리암스는 더 큰 영화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하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 표정 연기만으로 인간의 다면성을 이토록 잘 표현해내는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