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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에 JTBC, CJ ENM까지 OTT 경쟁엔 끝이 없다

즈라더 2019. 9. 21. 12:00

 현재 OTT 서비스의 왕좌에 앉아 있는 건 넷플릭스다. 훌루,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 등은 아직 한참 멀었고, 연말에 시작되는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상대로 꼽히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 상황을 오래 전에 예지한 듯, 자사의 약점을 파악해 보완하려 노력해왔다. 그 약점이란 오리지널 컨텐츠의 부족. 넷플릭스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영화와 방송들은 대부분 다른 회사가 판권을 일시적으로 넘겨준 것들이고, 언젠가 넷플릭스의 손을 떠날 게 분명했다. 4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컨텐츠 제작에 투자한 건 다 그런 이유다. 물론, 그런 노력에도 이미 쌓여있는 컨텐츠만 어마어마할 디즈니 플러스를 맞상대하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즉, 디즈니가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내후년엔 왕좌의 주인이 바뀔 것이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처럼 직접 OTT 서비스를 시작할 스튜디오가 늘어난다면 본격적인 OTT 춘추전국시대의 시작이다. 이는 소비자인 우리가 힘들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디즈니 플러스는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놓은 컨텐츠만으로도 성공 확정이고, 이는 다른 헐리우드 스튜디오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100년에 가까운 시간을 유지한 이 회사들이 자사 컨텐츠를 직접 만든 OTT 서비스에만 공개하게 된다고 생각해보시라. 이들은 판권을 다른 회사에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한 적자가 나지 않는 한 OTT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각주:1]

 이 춘추전국시대에 헐리우드 스튜디오만 참여하란 법이 없다. 거대 공룡인 유튜브가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을 시작했고, 아마존 역시 오리지널 컨텐츠인 <더 보이즈>를 공개해서 엄청난 호평을 얻어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아마존과 같이 자체 컨텐츠가 부족한 회사들은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할 수 없는 걸 해야 하는데, <더 보이즈>는 그 방향을 제시했다고 봐도 좋다. 참고로 서비스만 시작해두고 고민 중인 듯한 HBO도 있다. 만약, HBO가 본격적으로 자사 드라마를 OTT로 공개하기 시작한다면, 춘추전국시대는 세계대전으로 둔갑한다.


 한국 역시 이런 추세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CJ ENM과 JTBC가 손을 잡고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려졌다. 이미 티빙에 JTBC 방송도 서비스 중이라 이상하게 여기는 분이 많을 텐데, 이게 만약 CJ 제작 영화, 방송 컨텐츠와 JTBC 드라마, 예능을 독점하는 서비스라면 초대형 사건이다. 생각해보시라. 동양방송 시절의 컨텐츠 중 일부를 복구해서 고전 시리즈를 확보한 JTBC와 봉준호 감독을 비롯 거물 감독의 영화는 거의 대부분 쓸어담은 CJ. 여기에 CJ 소속 수많은 방송사와 JTBC가 만들어낸 예능, 드라마들. 유일한 대항마가 지상파 3사와 SK가 힘을 합친 웨이브 정도일 텐데, 이쪽도 영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롯데나 쇼박스 등을 끌어들이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


 물론, 특정 영화나 드라마의 판권을 회사 하나가 전부 소유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OTT 회사마다 꽤 거친 타협 과정이 있을 터. 조금 더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뭐가 어쨌든 춘추전국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고, 언제 끝날 지(끝나기는 할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속 편하게 넷플릭스 하나만 결제하던 시대가 확실히 끝이 났다.



  1. 참고로 일본 쪽은 토에이, 토호, 쇼치쿠가 대부분의 영화를 제작하고 그 중에도 토호가 7할을 차지한다. 만약 OTT를 만든다면 영화 쪽은 올킬 수준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