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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4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6)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사생활과 관련해서 대중적 이미지가 절망적이었던 설경구는 2016년을 계기로 완벽하게 되살아났는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살인자의 기억법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극장 흥행에 실패했지만, VOD와 블루레이를 통해 재평가받으며 두 배우에게 막강한 팬덤을 안겨주었고, 살인자의 기억법은 극장 흥행에도 성공하며 설경구의 뛰어난 연기력이 재차 화두에 올랐다. 두 영화 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참 기적 같은 영화다. 2차 판권에서 성공한 이유, 한정판 블루레이가 빠르게 소진될 만큼 팬덤이 구축된 이유는 임시완과 설경구의 브로맨스가 먹혔기 때문이다. 아빠와 아들뻘인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성립했다는 게 정말 신기하긴 한데, 어쨌든 그게 성공적이었으니 팬덤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불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2018) 처절한 시대 비판

본래 3편이 나오면 다시 보려고 사뒀던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블루레이인데, 아무래도 3편이 사실상 무산된 듯해서 얼른 봤다. 파괴적인 설정이다.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는 사실상 미국 정치권을 겨냥해서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밀어붙였다. 영화는 카르텔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중동의 폭탄 테러범을 고용해 미국에 폭탄 테러를 일으킨다는 충격적 장면으로 시작한다. 카르텔이 미국을 공격해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 911 사태 이후, 코카인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국경 보안이 강화되어 공급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코카인 가격이 폭등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이익을 누리려고 한다는 구조다. 911 사태 당시엔 멕시코 카르텔이 미국 시장을 장악한 상태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반독점 상태. 또한, 미국 시민들이 코카인 밀..

황비홍2 - 남아당자강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언박싱

황비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듀얼씬. 황비홍2 - 남아당자강의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이연걸과 견자단의 결투씬. 사실상 이연걸의 진짜 전성기를 열어낸 장면이었고, 영화판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견자단에게 다시 의욕을 불어넣어 준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혼란한 시대상을 반영해 가치모호적 태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등, 1편이나 3편에 비해 세련된 정치적 스탠스를 취하는 영화라서 여러모로 다시 볼 가치가 있다. 황비홍2 - 남아당자강 이후 이연걸과 견자단은 영웅에서 다시 만나 듀얼씬을 찍었다. 그리고 이후 두 사람은 듀얼씬을 찍지 않았다. 앞으로도 두 사람의 듀얼씬은 보기 어려울 예정이다. 이연걸과 견자단은 이제 환갑이다. 견자단은 그래도 폼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연걸은 병에 걸려 고생하는 바람에 이전..

황비홍 - 천하무인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진정한 리마스터링이 되어 돌아온 황비홍 1편 블루레이. 모르는 사이에 '천하무인'이라는 부제가 붙었더라. 별로 어울리는 부제는 아니란 생각이다. 황비홍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스테레오 타입과 거리가 먼 방식의 정치적 요소다. 스테레오 타입이 생겨난 건 제작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3편에 이르러서의 이야기. 이는 서극 영화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는 언제나 영화에 정치적 요소와 어드벤쳐 장르를 섞은 무협을 만들곤 한다. 다만, 스케일이 확연히 줄어든 조문탁 버전의 황비홍에선 어드벤쳐 요소가 압도적으로 늘어나긴 했다. 어쨌든 황비홍 시리즈를 견자단의 엽문 시리즈처럼 스테레오 타입으로 만든 작품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황비홍 - 천하무인은 주인공인 황비홍이 아니라 원표가 맡은 양관의 역할이 더 도드라진다. 무술 실력..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1 (1989) 한정판 오픈 케이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친구들이 열광하던 애니메이션, 프라모델은 에반게리온이었다. 다들 에반게리온을 멋지게 조립하고 에나멜로 자기 취향에 맞게 도색하면서 놀던 시절, 나는 고고하게 패트레이버 잉그램 1호기를 만지면서 놀았다. 에반게리온보다 패트레이버를 더 일찍 접한 데다 잉그램 1호기의 멋짐에 취해서 에반게리온의 그로테스크함엔 눈길이 안 가더라. 무엇보다 돈이 없었던 내게 에반게리온은 너무 비쌌다. 당시 잉그램 1호 프라모델 가격은 12000원이었고, 에반게리온은 16000원이었다. 왜 그런 차이가 났는지 정확한 이유는 동네에 있던 유일한 프라모델 가게 주인만이 알겠지만, 여렴 풋이 에반게리온을 사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이게 벌써 20년 전이다. 어쨌든 기동경찰 패트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 (1993) 한정판 블루레이

아마 오시이 마모루가 90년대에 내놓은 걸작들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 뭐냐고 묻는다면 두 작품으로 갈릴 것이다. 공각기동대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양쪽 모두 근미래를 배경으로 2021년 현재 막 대두하려 하는 여러 이슈들을 일찍부터 예견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 당시의 오시이 마모루는 그야말로 신이었다. 본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1 오픈 케이스 사진을 찍어뒀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이 블로그에 업로드했더라. 그래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부터 올린다. 지금은 휴업 상태인 더블루가 만들어낸 걸작 블루레이 중 하나로, 묵직하고 두툼한 아웃 케이스를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한정판 답게 포토북과 포스터가 담겨있으며, 두 장의 슬리브는 모두 양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2019) 경이에 찬 괴수들의 지옥도

얼마 전 개봉한 고질라 vs. 콩에 대한 극단적 호평들을 보면서 난 홀로 갸우뚱했다. 솔직히 어느 쪽이 내 취향이었느냐 묻는다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쪽이었기 때문. 이 영화의 인간 파트가 굉장히 민폐스러웠던 것도 사실이고, 허술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인간 파트를 통째로 포기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콩: 스컬 아일랜드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인간 파트가 실패했다고 해서 그걸 포기해버리고 고질라와 킹콩의 싸움에만 집중하는 건 솔직히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대 괴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아예 인간 파트를 빼고 괴수만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다채롭게 꾸며낼 영화가 되려면 꽤나 지양해야 할 태도다. 퍼시픽 림을 떠올려보시라. 이 영화가 로봇과 괴수의 싸움에만 ..

영화 젠틀맨 (2020) 미국, 영국, 러시아 그리고 아일랜드

가이 리치는 아직 살아있다. 영화 젠틀맨을 보고 먼저 떠올린 문장이다. 언젠 죽었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의 개성이 미세하게 묻어나던 알라딘을 보고 나면 죽은 거 아닌가 걱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킹 아서와 맨 프롬 엉클이 실패하고 모든 걸 놔버린 게 아닌가 해서 바싹 긴장했었다. 다행히 가이 리치는 젠틀맨을 연출함으로써 알라딘은 그저 일종의 일탈이었다고 고백한다. (알라딘이 재미없는 작품이란 얘기는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젠틀맨은 그야말로 가이 리치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다. 그러니까, 셜록 홈즈, 맨 프롬 엉클, 킹 아서처럼 막대한 제작비를 가지고 한껏 펼쳐낼 수 있는 조건이 아닌, 저예산으로 영국에서 연기파 배우들을 데려다 날카롭게 찍은 범죄 스릴러. 익살스럽고 엉뚱하며 코믹하면서도 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레드 원으로 찍은 영화 가운데 드물게 완벽한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다. 당시 레드 원은 여러 오류를 뿜어내는 바람에 각종 제한(!)을 달고 촬영하느라 해상력이 엉망이 되거나 화면이 뭉개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그런 게 없다. 헐리우드를 포함해서도 레드 원으로 촬영해서 이 정도 화질을 보여주는 타이틀은 손에 꼽을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암부 계조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 아래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워낙 오래된 타이틀이라 마찬가지로 사이드의 색이 바랬다.

영화 그린랜드 (2020)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노바 미디어에서 또 출시를 기대할 수 없었던 영화의 한정판 블루레이를 내줬다.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그린랜드. 아마 데드풀을 좋아하는 분들은 제라드 버틀러보다 모레나 바카린에 끌려서 구매했을 것이다. (모레나 바카린은 40대 중반인데 계속 예뻐지는 게 정말 신기하다.) 아직 그린랜드를 보진 않고, 주변의 호평과 모레나 바카린을 보려고 구매했다. 흥미롭게도 육체파 배우로 여러 사람 부수고(!) 다닌 제라드 버틀러가 이 영화에선 전투력으로 뭔가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한다. 하도 이렇게 주변에서 기대치를 높여놔서 되려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든다. 아래로 그린랜드 한정판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분노의 질주: 홉스&쇼 (2019) 나름대로 한정판

무려 버즈 오브 프레이보다도 못한 영화라며 평론가들의 혹평을 들었던 분노의 질주: 홉스&쇼. 액션 영화라면 아무리 스토리가 중요해도 '최소한의 액션'이 필요하다는 게 내 지론이고, 그 최소한의 기준에 맞추지 못한 버즈 오브 프레이가 최소한의 기준을 한참 뛰어넘은 분노의 질주: 홉스&쇼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장르에 대한 배반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버즈 오브 프레이의 플롯도 X판 5분 전에 비웃음만 나오는 마당이니 '평론가의 집단 지성'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하는 타이밍이다. 하기사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혹평을 듣는 건 둘째치고, 나 같은 잭 스나이더의 팬조차 '평작'이라 분류하는 아미 오브 더 데드를 잭 스나이더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로 평가한 로튼 토마토의 탑 크리틱 수치를 봐도 (리뷰의 내용만 보면 ..

영화 베테랑 (2015)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정말 좋아하는 영화기도 하고, 한정판 퀄리티도 참 잘 나와서 기분 좋게 구매할 수 있었던 베테랑 블루레이. 지금도 회자되는 명대사를 보면 베테랑이 얼마나 강렬한 생명력을 지녔는지 알 수 있다. 류승완 감독은 친일로 몰려서 욕을 잔뜩 먹더니 무려 4년이나 걸려 모가디슈란 작품으로 돌아온다. 올여름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과연 베테랑 못지않은 훌륭한 작품이 나와줄지 기대해본다. 아래로 베테랑 한정판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참 예쁘게 잘 나왔다.

엽문2 (2010) 과하면 없는 것만도 못하다던가

영국산 사이코패스와 엽문의 대결. 엽문2의 하이라이트는 이 엉뚱한 대결으로 근사하게 흘러갈 뻔했던 이야기를 엉망으로 만든다. 전반부 엽문2의 핵심은 '갈등'에 있었다. 전작인 엽문이 갈등 요소를 엽문의 압도적인 실력과 '일본 뿌리기'로 배제해버리는 바람에 조금 허무했던 것과 달리 엽문2는 엽문과 홍콩에 자리잡고 있던 다른 사부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블랙코미디가 배제된 '사부: 영춘권 마스터'를 떠올릴 수 있을 영화가 될 뻔했다. 그러나 영화는 조금씩 밑밥을 뿌려두던 영국 권투 챔피언과 홍진남의 결투로 급반전을 이룬다. 게다가 챔피언(을 비롯한 주변 영국인들)이 완벽한 사이코패스라서 홍콩영화에서 자주 봤던 국수주의적 전개와도 차별화된다. 과하다는 얘기다. 영춘권과 홍가권은 홍콩을 중심으로 퍼진 대표적인 무..

오싹한 연애 (2011) 완전히 낡아버린 타이틀

2011년 작품. 블루레이 제작도 2012년. 벌써 10년 가까이 된 오싹한 연애 블루레이가 이 꼴(!)이 났을 거란 건 이미 예측을 했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좀 웃기긴 하다. 햇빛은 언제나 차단되어 있고 습기도 에어컨을 틀기 때문에 오래 머물 시간이 없을 텐데, 왜 이렇게 낡아버리는 걸까. 바랜 색상, 종이 곰팡이 냄새. 오싹한 연애 블루레이뿐 아니라 CJ에서 나온 초기작들은 다 이렇다. (물론, 종이 곰팡이 냄새는 내가 가진 모든 타이틀이 풍기고 있다.) 오싹한 연애는 손예진의 흥행불패 시절의 영화인 데다 군대에 가기 직전까지 이민기의 전성기를 열었던 작품이고, 예쁜 귀신 황승언이 화제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가볍게 즐기기 나쁜 영화가 아니니 보지 않은 분은 체크해보시길. 아래로 오싹한 연애 CJ 한..

다크나이트, 테넷 등 블루레이의 아이맥스 시퀀스

오랜만에 다크나이트를 보고 나니 이 영화의 아이맥스 시퀀스에 대해 실망감이 조금 생겨났다. 경이로운 체험이었던 당시와 다르게 이제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가 꽤 많아졌고, 디지털 촬영기기의 발전으로 고화질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듯하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다크나이트 블루레이는 아이맥스 시퀀스에도 샤픈 필터를 먹여놨다. 블루레이가 나온 당시엔 분명히 아이맥스 시퀀스와 35mm 시퀀스의 화질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35mm에만 샤픈 필터를 먹였다는 얘길 많이 했었는데, 이후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들과 그 블루레이가 잔뜩 나오면서 비교 대상이 생겼고,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테넷, 원더우먼 1984 등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아리의 디지털 아이맥..

영화 세븐 (1995) 4K 리마스터링 스틸북 언박싱

세븐이나 파이트 클럽과 같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초기작은 오래 전에 나왔던 디비디 소스를 이용해서 블루레이를 출시하는 바람에 화질이 썩 좋지 않았고, 데이빗 핀처 감독은 특히 색감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촬영 당시부터 촬영 감독에게 내가 원하는 색감이 아닌 것 같다고 했음에도 촬영 감독은 '원하는 게 이 정도가 맞는 듯한데요?'라며 찍었다던가. 필름을 현상하면서 보정을 해도 원하는 색감을 낼 수가 없어서 아주 화가 났었다는 소문이 있다. 어쨌든 결국 포기하고 살아가던 데이빗 핀처는 DI 보정, 그러니까 네거티브 필름을 디지털 파일로 전환해서 그걸 보정하는 '디지털 색보정'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면서 4K 리마스터링과 함께 본래 본인이 의도한 색감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바로 현재 나와있는 ..

원더우먼 1984 (2020) 스틸북 블루레이 언박싱

디자인 하나는 꽤나 인상 깊게 나왔지만, 영화 자체의 능력과 디스크 수납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고민을 했던 원더우먼 1984의 스틸북. 사실 스틸북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가볍게 패스하곤 하지만, 의외로 합본의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고, 디자인이 정말 좋았다. 영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혼파망(!)이었던 원더우먼 1984를 잘 묘사한 것 같아서 좀 웃기기도 하고. 아래로 원더우먼 1984 스틸북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배트맨 비긴즈 번역, 리마스터링에 대한 잡설

오랜만에 배트맨 비긴즈를 봤다. 영화에 대해서 딱히 할 말은 없다. 그간 워낙 많은 이야기를 했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품이니까. 그런데 번역에 대해서는 이참에 말해두고 싶다. 배트맨 비긴즈의 번역은 이번 리마스터링에서 약간 개선을 한 듯하지만, 엉망진창인 건 변함이 없다. 라스 알굴의 "네가 날 죽일 수 있을까?(실제 대사는 Have u finally learned to do what is necessary로 영화 초반에 브루스 웨인이 살인자 농부를 처형하지 않은 것을 수미상관식으로 대꾸하는 것이다.)"로 대변되는 영화 전반에 걸친 오역들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나 테넷의 오역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걸 가르쳐준다. 어쨌든 본편인 화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배트맨 비긴즈 리마스터링은 정말 ..

공포분자 (1986) 그래도 한국 영화를 많이 봐야 하는 이유

대만 영화인 공포분자의 블루레이를 언박싱하는 글에 무슨 한국 영화 운운이냐 싶겠는데, 에드워드 양 감독과 대만 영화계의 사정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제목을 정해보았다. 코로나19 시국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일이라서. 기나긴 국민당 독재 정권이 끝을 보이고 있을 무렵, 대만의 대중문화가 꽃피우기 시작했다. 특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재능으로 대만 영화 뉴웨이브의 정점을 찍게 만든 감독들이 있었는데, 이 공포분자의 감독인 에드워드 양 감독이 그 중의 하나였다. 에드워드 양이 대만의 모호한 정체성과 끔찍한 역사를 '미성년자의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풀어나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그야말로 마스터피스로, 전세계를 통틀어서 그 정도의 영화를 만들어낼 감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에드워드 양 감독을 비..

버즈 오브 프레이, 이젠 평론가 믿으면 큰일 난다

평론가들을 마냥 믿는 게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이건 좀 쇼킹하다. 버즈 오브 프레이를 첫 감상했던 당시에 실망한 건 그저 내가 컨디션이 아주 안 좋았기 때문이려니 했다. 평론가들이 이토록 호평한다면 그럭저럭 볼 만한 구석이 있다는 얘기가 있음에도 내가 놓쳤다는 뜻일 수 있으니 할리 퀸에 대한 의리(?)로 다시 감상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블루레이를 구매해 두 번째 감상을 시도한 것이다. 부제에 할리 퀸이 들어간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버즈 오브 프레이'라는 자경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할리퀸과 엮었기 때문에 버즈 오브 프레이인데, 버즈 오브 프레이의 구성원들은 이렇다 할 갈등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완벽하게 따로 놀며, 할리퀸 역시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갈등은커녕 얼굴조차 클라이맥스에 들..

영화 족구왕 (2014)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이 타이틀도 한 3번 정도 올린 것 같은데, 또 올리고 있으니 뭔가 속이 막 터지는 느낌. 족구왕은 황승언과 안재홍의 바탕이 된 작품이다. 그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란 얘기지만, 사실 그 재미에 비해 흥행 성적이 좋다고 하긴 어렵고, VOD로 오히려 더 화제가 되었다. 황승언과 안재홍은 족구왕 이후에 승승장구했는데, 특히 안재홍은 이제 그 소시민적(?)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많은 이의 지지를 얻는 주연 배우다. (황승언은 슬프게도 소속사 분쟁 과정에서 기세가 꺾여버렸다. 다시 치고 올라오길 기원한다.) 개인적으로 족구왕의 출시 소식을 황승언의 SNS를 통해 들었다. 블루레이에 들어갈 싸인을 하고 있다던가 하는 내용이었고, 여자 연예인의 입에서 블루레이란 단어가 나오는 걸 처음 봐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래로..

영화 브이아이피 (2017) 그릇된 집단지성의 희생양

박훈정은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각본가로 시네필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비록 두 영화 모두 각본이 상당히 각색되긴 했지만, 싸이코패스 살인마에 얽힌 어느 개인 혹은 집단의 다툼을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악마를 보았다의 '울면서 웃는' 서글픈 엔딩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런 박훈정이 각본가로서가 아닌, 감독으로서 싸이코패스 살인마와 그에 얽혀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이들을 그려냈으니 바로 브이아이피다. 브이아이피는 저평가된 영화다. 개봉 당시엔 래디컬 페미니즘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었는데, 살인의 대상이 된 여성을 지나치게 희롱한다는 이유로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수입사가 윈드리버의 겁탈 장면을 편집해서 개봉한 걸 칭찬하던 시기다. 끔찍한 검열의 기억.) 싸이코패스가 악랄한 짓을 하는 걸 보여줘서 불..

영화/리뷰 2021.05.12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017)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역시 하마베 미나미가 대박을 터트리게 된 계기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카케구루이를 비롯 여러 작품에서 미모 하나로 일본의 커뮤니티들을 들쑤시던 하마베 미나미지만, 근본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맞다. 참고로 이 작품에서 하마베 미나미는 앳티를 전혀 벗지 못한 상태다. 꽤 세련되게 변화한 하마베 미나미의 지금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니 그녀의 팬임에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꼭 한 번 보기를 권한다. 또한, 서포터로 들어간 배우가 무려 오구리 슌과 키타가와 케이코. 아래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한국에 정식으로 나와서 좀 고마웠던 타이틀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컷 (2020)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백상예술대상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더라. 난 그걸 보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계의 타격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혔다. 오락적으로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물이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작품상 후보에 올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감이 오지 않나. 이게 될 것 같으면 승리호는 왜 안 되는데? 여기에 더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오른 것에 조금 절망감도 느꼈다. 이 영화들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작품상 후보에 올라갈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니 오해하지 마시길. 만약,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약 2시간 30분 정도로 만들어서 조금 더 뒷배경을 서술하고, 레이의 추적 과정에 디테일을 부여했다면 난 작품성 후보뿐 아니라 수상까지도 주장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의 결과물로는 절대 아니다. 하기..

백발마녀전 듀올로지 블루레이 한정판 언박싱

최근 계속해서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노바 미디어에서 얼마 전에 출시한 백발마녀전 듀올로지. 사실상 반쯤 포기하고 있었던 타이틀을 출시해준 노바 미디어에게 감사를. 개인적으로 백발마녀전2에 대해 왜곡된 기억이 있다. 분명히 탁일항이 자신을 봉인하고 있던 쇠사슬(혹은 그 비슷한 무언가)를 펑! 하고 풀고 연애상의 앞에 나타나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영화에 그런 장면이 없다는 얘기를 들어버렸다. 대체 무엇과 헛갈린 건지 확인하는 재미를 포함해 여러모로 감상을 기대하는 중이다. 아래로 백발마녀전 듀올로지 한정판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원더우먼 1984 (2020) 액션을 포기하고 욱여넣은 훈계질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세련되어야 한다. 억지로 욱여넣으면 촌스러워 보이고 거부감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특히 페미니즘이 섞인 휴머니즘이라면 요새 같은 시기에 얼마나 거부감이 심하겠는가. 원더우먼 1984는 그걸 몰랐다. 촌스럽다는 말은 때론 익숙하다는 말과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원더우먼 1984는 굳이 1984년을 배경으로 할 이유가 없는 영화다. 영화는 마치 80년대 TV 방송이나 해볼 법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촌스럽게 메시지를 욱여넣는데, 그래서 이런 변명을 하고 싶은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았다. '80년대 영상 문화의 오마쥬를 겸했기 때문에 이렇게 촌스러운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건 촌스러운 게 아니라 익숙한 거라고요.' 진짜로 이런 생각을 했다면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

버즈 오브 프레이 (2020) 일반판 블루레이 언박싱 오픈 케이스

내용 자체가 별로인 것도 슬펐지만, 난 버즈 오브 프레이조차도 액션이 별로라는 점이 참 슬펐다. 맨몸 액션을 펼치는 영화들이 대체로 그렇긴 해도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그 정도가 심한 요소가 있는데, 총을 가지고 있는 상대가 굳이(!) 총을 들고 들이대는 것. 굳이 총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원거리 무기들을 가지고 일부러 다가와서 맞아주는 장면이 조금 과도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이를 정당화하기 설정조차도 없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악몽 장면에선 배트맨을 생포해야 한다는 설정이 있었고, 창고 액션씬에선 배트맨이 일단 총기를 무력화한 뒤 적을 방패 삼아 액션을 펼쳤다. 그러나 버즈 오브 프레이엔 그게 전혀 없다. 꼭 퍼스트 어벤져를 보는 것 같다. 그렇게 원시적인(?) 격투로 변신한 만큼 타격감은 확실한 편. ..

히로스에 료코의 비밀 (1999),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이 타이틀도 바쿠만에 이어서 몇 번을 포스팅했는지 모르겠다. 매번 재탕 오픈 케이스 포스팅에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께 그저 감사의 마음을. 비밀은 히로스에 료코의 전성기에 나온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사람과 사람의 몸과 마음이 뒤바뀐다는 설정은 이 영화를 타고 아시아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아시아의 영화 역시 SF적 신비로움과 미스테리한 멜로를 동시에 그려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덕분에 비밀은 아직도 일본 영화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종종 언급되는 걸작으로 남을 수 있었다. 아래로 비밀 한정판 블루레이의 언박싱 오픈 케이스.

엄청 화려한 영화 [바쿠만] 일본 호화판 블루레이

하도 많이 올려서 블로그 옮길 때마다 함께 와주신 분들은 이 타이틀 사진에 질려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바쿠만의 일본 호화판 블루레이다. 아시다시피 일본의 호화판은 가끔 한국의 한정판 따윈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바쿠만의 블루레이가 그런 경우다. 그냥 고마츠 나나가 나온다길래 구매했었는데, 도착한 블루레이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만큼 성공한 영화라 구매력 있는 팬이 많다는 의미겠다. 정작 난 한 번 감상한 뒤 다시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아직도 안 보고 있는 타이틀이다. 바쿠만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미루다보니까 잊어먹었을 뿐. 심지어 내용조차도 다 잊어먹었다. 5년 밖에 안 된 영화인데 다 잊어버리다니 나도 이런 내가 무섭다. 아래로 바쿠만 일본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컷, 다채로운 액션의 혼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 컷. 존재도 몰랐던 딸, 폐기된 정부 요원, 복수심으로 쫓아오는 킬러. 어쩌면 홍콩이나 유럽 등에서 빈번하게 볼 수 있었던 액션 스릴러의 기본 사항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지만, 그 클리셰들을 적당히 잘 섞어내는데 성공은 했다. 특히 피곤에 푹 절여진 듯한 황정민의 비주얼이 참 인상 깊고, 일본 양키 스타일의 킬러로 변신한 이정재도 그럴싸하게 어울렸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정재가 맡은 킬러 '레이'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것과 그로 인해 건너 뛰는 장면이 많다는 점 정도려나. 재일교포 싸이코패스 킬러로 꽤 괜찮게 시작하는 레이의 기반은 '추적'의 과정을 끊임없이 건너뛰다 보니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결국 '최종 장애물' 이상의 기능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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