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크나이트를 보고 나니 이 영화의 아이맥스 시퀀스에 대해 실망감이 조금 생겨났다. 경이로운 체험이었던 당시와 다르게 이제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가 꽤 많아졌고, 디지털 촬영기기의 발전으로 고화질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듯하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다크나이트 블루레이는 아이맥스 시퀀스에도 샤픈 필터를 먹여놨다.
블루레이가 나온 당시엔 분명히 아이맥스 시퀀스와 35mm 시퀀스의 화질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35mm에만 샤픈 필터를 먹였다는 얘길 많이 했었는데, 이후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들과 그 블루레이가 잔뜩 나오면서 비교 대상이 생겼고,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테넷, 원더우먼 1984 등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아리의 디지털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영화(ex 어벤져스: 엔드게임)와는 비교하지 말자. 디지털 아이맥스 카메라는 아이맥스와 협력해서 만들었을 뿐, 다른 회사의 하이엔드 플래그쉽 카메라와 비교해도 해상력이 떨어진다.
4K 블루레이의 아이맥스 시퀀스는 블루레이와 달리 이런 저런 필터는 없고 그저 스무스하다고 한다. 역시 블루레이의 아이맥스 시퀀스는 샤픈(정확히 말하자면 윤곽선의 대비를 강조하는 방식) 필터를 먹인 게 분명하다. 뭐, 그래도 당시엔 다시 볼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강렬한 체험이었으니 만족한다. 다크나이트 블루레이는 내가 처음 구매한 블루레이 타이틀이었다.
아래로 몇몇 영화의 아이맥스 시퀀스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