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년이나 이어온 잭 스나이더의 필모그래피를 쭈욱 훑어온 사람이라면, 그의 영화가 어떤 성향을 지니는지 알 리라 본다. 그는 테렌스 멜릭과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감독으로, 비록 영상의 스타일링은 다르지만, 스토리텔링 기법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두 거장의 영향력이 짙어졌다. 즉, 잭 스나이더는 내러티브를 영상으로 풀어낸다. 일반적으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영상 내러티브로 만드는데 심취하면 어떤 영화가 나오느냐. 잭 스나이더의 친구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로 예를 들자면, 덩케르크와 테넷이 나온다. 자칫 잘못하면 내러티브가 사라진 영화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잭 스나이더는 왓치맨부터 배트맨 대 슈퍼맨까지 모두 영상으로 내러티브를 서술하는 바람에 '스토리가 없는 영화감독'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