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시간의 강을 넘어온 에 대해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건 이전보다 넓게 펼쳐지는 사유의 스펙트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기대의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는 개념에 적절히 들어맞으며, 나 역시 어쩌면 불호에 약간 치우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를 다섯 번째 보고 나서 집요하게 파고드는 메시지에 상당히 깊은 맛이 있음을 깨닫는 중이다. 의 사유는 로부터 한 발자국도 걸어나가지 않았다. 대신 아주 깊게 땅을 파고 있었다. 는 집요하다. 고민을 유도하는 데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내놓은 결론마저도 다시 재고하게 하는 지독함까지 갖췄다. 'AI에게 영혼이 없는가'로 시작해서 '그렇다면 인간은 영혼을 가졌는가'로 순순히 연결하더니 '영혼이 없는 누군가는 진짜가 아닌 건가'로 되묻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