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갑자기 <데드풀2>가 보고 싶어져서 감상. 무슨 바람이 불었나 했더니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액션을 보고 싶었었나보다. 도미노의 병원 격투씬을 약간 날림으로 편집하긴 했지만, 그 밖의 액션들은 하나 같이 장인정신 가득 담아서 찍었다. 아마 데드풀의 특징을 이렇게 잘 이용하기도 어려울 거란 생각이다. <아토믹 블론드>라는 걸출하고 괴상한 녀석을 내놓은, 스턴트 코디네이터 출신 감독 답다.
데드풀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합류 소식에 정말 가능한 일인지 말이 많던데, 다른 엑스맨 캐릭터들은 당분간 불가능해도 데드풀은 가능하다. 데드풀은 그냥 넘어갔다가 다시 엑스맨으로 돌아왔다가를 반복해도 이상할 거 없는 캐릭터니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어느 영화건 스윽 얼굴 내밀고 "나 왔어. 내가 엑스맨에서 제일 먼저 합류했네?" 하고 인사한 다음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려도 이상할 것 없는 캐릭터다. 엑스맨의 다른 캐릭터는 이제부터 리빌딩을 해야 하는 처지지만, 데드풀에겐 그런 거 아무 필요없다. 이건 데드풀의 출연진도 마찬가지. 그냥 어쩌다보니까 데드풀하고 엮여서 멀티버스에 끌려왔다고 하면 그만이다. 아, 이 전지전능한 캐릭터 설정.
데드풀이 "디즈니 때문에 악당을 마음껏 죽일 수가 없잖아! FUCK!!!"을 외치는 모습을 얼른 보고 싶다. 그리고 옆에서 케이블이 말하는 거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저 새끼는 대체 누구랑 대화하는 거야?"라고. 그럼 데드풀이 "넌 여기서 타노스고 저기 보이는 히어로들이 널 알아보고 잡아죽이려들 거야"라고 대답하겠지. 그걸 보고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묻는 윈터솔져가 있으면 금상첨화.
이하 스크린샷은 <데드풀> 슈퍼듀퍼컷 한국판 블루레이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 화질은 알렉사에 아나몰픽 렌즈를 끼워서 촬영한 전형적인 영상. <존 윅> 시리즈의 영상과 해상력부터 색감까지 거의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