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블루레이 본편 정보

아쿠아맨, 여러 측면에서 블랙팬서보다 앞서

몰루이지 2019. 5. 28. 12:00

 <아쿠아맨>이 마블 영화보다 더 마블 영화 같다는 얘기를 이미 개봉 당시에 했던 것 같고, <블랙팬서>와 마찬가지로 고전 로얄 패밀리 이야기들을 어설프게 짜깁기한 수준이란 얘기도 했던 것 같고, <블랙팬서>보다 (비교하는 게 우스울 만큼 압도적으로) 뛰어난 액션을 보여준다는 얘기도 했던 것 같다. 이번에 <아쿠아맨> 블루레이를 감상했는데, 이미 한 이야기들은 빼고 몇가지 떠오르는 걸 정리해본다.



1.

<원더우먼>이 잭 스나이더의 액션 연출 스타일을 어설프게 따라한 수준이라면(애초에 따라할 생각이 없었을 가능성도 크다), <아쿠아맨>은 거의 완벽하게 카피해냈다. 인물의 대치를 대각선 구조로 잡는다거나, 인물의 돌진을 후방에서 쫓아가다가 컷을 바꿔 묵직한 한 방을 내리치는 잭 스나이더의 스타일이 대놓고 들어가 있다. 슬로우모션을 거는 타이밍도 아주 확실하게 카피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판 깔아준 프로듀서에 대한 헌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지경. 심지어 잭 스나이더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에 존재했던, 조스 웨던이 삭제한 그 컷도 공중을 수중으로 바꿔서 그대로 넣었더라. 



2.

메라 역의 앰버 허드가 어마무시하게 예쁘다는 건 대체로 동의하는 바일 텐데, <아쿠아맨> 속 앰버 허드는 그녀의 베스트가 아니다. <저스티스 리그>에 담긴 앰버 허드가 본래의 모습에 가깝다. <아쿠아맨> 촬영과 재촬영 당시 앰버 허드는 조니 뎁과의 소송과 찌라시들의 집중 공격 탓에 제대로 먹질 못 했다는 찌라시가 맞기라도 한 듯 앙상하게 뼈만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아직 앰버 허드의 비주얼을 완벽(?)하게 보지 못 했습니다!! 그녀는 그보다도 더 예쁩니다!!"



3.

<코난: 암흑의 시대>와 <왕좌의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제이슨 모모아의 민첩한 시그니쳐 동작이 <아쿠아맨>에도 담겨 있다. 아무래도 이 동작을 <아쿠아맨>의 상징으로 삼으려는 모양.



4.

제작비가 부족하다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 잦게 보인다. 액션씬 VFX의 완성도를 위해서 다른 부분의 VFX를 희생했다고 하면 맞으려나. '이건 너무 CG잖아?'란 생각이 드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오고, 소품이나 의상에도 그리 많은 돈을 들이지 않은 모양새.



5.

4K 블루레이의 HDR로 볼 수 없어서 속이 쓰리다. 워낙 현란한 색채를 자랑하는 영화라서.



6.

잭 스나이더의 마지막 유산이다. 지금 디씨 유니버스가 잭 스나이더가 짜뒀던 플랜에서 대거 이탈한 상황이라, 잭 스나이더가 기획한 영화들은 <아쿠아맨>이 마지막이라고 보면 된다. 윌렘 데포는 <저스티스 리그>가 아직 잭 스나이더의 손에 있을 때 캐스팅되어 <저스티스 리그>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배우다.



 이하 스크린샷은 <아쿠아맨>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디테일하게 단점을 끄집어내지 않는다면, 대다수가 만족할 법한 화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