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소드 마스터: 절대 강호의 죽음, 무협 소설을 읽듯이

즈라더 2019. 5. 30. 00:00


 극의 유기적 흐름을 거의 포기한 <소드 마스터: 절대 강호의 죽음>이 매우 즐거운 영화일 수 있는 이유는 무협 소설을 읽을 때 머릿속에 그렸던 이미지와 분위기를 그대로 화면에 뿌렸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의 무협 소설에 열광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소드 마스터: 절대 강호의 죽음>을 보며 '생략된 것들을 감상자인 내가 알아서 보강한다'는 기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널뛰기 전개와 일부 배우의 발연기가 발목을 잡는 데도 이 영화는 즐겁다. 모자란 부분은 내 상상력이 알아서 보정해주니까.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해두건데 강일연의 눈 부신 자태에 홀린 게 아니다. 절대 절대 아니다. 진짜 아니다. 강일연 때문에 이 영화를 네 번째 감상한 게 아니다. 그니까 아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원제는 <삼소야적검>. '삼소야의 검'이라는 심플한 제목이다. 고룡의 소설로, 과거 한국에 (해적판이든 정식판든 간에) 출간된 적이 있다. 책방에 죽치고 앉아 무협을 줄창 읽었던 아재들은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