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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4

배트맨 비긴즈 번역, 리마스터링에 대한 잡설

오랜만에 배트맨 비긴즈를 봤다. 영화에 대해서 딱히 할 말은 없다. 그간 워낙 많은 이야기를 했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품이니까. 그런데 번역에 대해서는 이참에 말해두고 싶다. 배트맨 비긴즈의 번역은 이번 리마스터링에서 약간 개선을 한 듯하지만, 엉망진창인 건 변함이 없다. 라스 알굴의 "네가 날 죽일 수 있을까?(실제 대사는 Have u finally learned to do what is necessary로 영화 초반에 브루스 웨인이 살인자 농부를 처형하지 않은 것을 수미상관식으로 대꾸하는 것이다.)"로 대변되는 영화 전반에 걸친 오역들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나 테넷의 오역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걸 가르쳐준다. 어쨌든 본편인 화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배트맨 비긴즈 리마스터링은 정말 ..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3회차 감상하고 끄적임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3회차. 1. 1회차보다 2회차가 더 짧게 느껴졌고, 2회차보다 3회차보다 더 짧게 느껴졌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2. 볼수록 제작비가 아쉽다. 워너 브라더스가 온전하게 처음부터 잭 스나이더의 플랜을 밀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을 합친 제작비를 따져보니 3억 7천만 달러다. 게다가 스나이더컷의 VFX 퀄리티는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들과 스테판울프 갑옷을 제외하면 엄밀히 말해 수준 미달이다. 3. 개인적으로 사이보그 파트가 정말 마음에 든다. 다소 서글픈 사이보그의 테마가 흘러나오며 교차편집에 내레이션이 곁들여지는데, 마법처럼 집중력이 확 오른다. 참 아름답게 꾸며진 시퀀스다. 4. 스나이더버스가 기적처럼 이뤄진다면 문제가 되는 건 원더우먼이 아니..

영화/리뷰 2021.05.04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은 '거짓말쟁이'라고 했을까?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에 들어간 온갖 오역을 보다 보니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어이없는 번역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영화 초반에 토니 스타크는 스티브 로저스의 꽉 막힌 사고방식을 비난하며 이렇게 말한다. "거짓말쟁이" 절대 틀린 번역은 아니다. 사전적으로 거짓말쟁이가 맞다. 애초에 해당 대사를 어떻게 번역하든 lie라는 어원에 집중하는 이상 그 뉘앙스를 살릴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영화 속에서 토니 스타크의 대사는 단순히 '왜 거짓말했냐?'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거짓말이란 사전적 의미를 넘어선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지나치게 원론적인 스티브 로저스의 태도, 그리고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비난했는데 그걸 거짓말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번역한다고? 생각해보시..

넷플릭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자막의 오역을 대부분수정

넷플릭스의 자막은 VOD나 블루레이에 담긴 것보다 좋다. 그간 지적된 것들을 대부분 보완했는데, '생명을 거래하지 않는다'는 캡틴의 대사마저도 살려두었다.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되는 마냥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라며 어중간하게 수정한 VOD, 블루레이와 달리 '거래'라는 포인트를 확실하게 살려냈다. VOD와 블루레이를 아득하게 뛰어넘는 번역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번역자 이름이 마지막에 뜰 때가 많지만, 는 안 떠서 누가 번역했는지 알 수가 없다. 박지훈이 개과천선하는 기적, 넷플릭스가 단독으로 다른 번역자를 써서 재번역, 어느 쪽인지 몰라도 정상적인 번역으로 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깐깐징어 말마따나 '환희하라'. 아직 을 보지 못 한 사람들 중 를 재감상하고 가려는 분은 넷플릭스로 감상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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