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우루무치 참사로 시작된 백지 시위, 부디 잠잠해지지 않기를

몰루이지 2022. 12. 6. 03:21

 중국의 상황이 예상보다도 더 심각했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로 심각했었냐면, 연예인들이 백지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웨이보 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있을 만큼 심각하다. 백지 시위가 세계적 이슈가 된 12월 1일부터 지금까지 연예인들 중에서 좋다고 웨이보에 새로운 글을 포스팅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으며, 연예인 본인들뿐 아니라 공작소 웨이보조차도 고요하기만 하다. 우루무치 참사로부터 시작된 백지 시위가 생각보다도 더 큰 파급력을 가질 가능성이 보인다.

 이미 뉴스 등을 통해서 얼마나 규모가 큰 지 뻔히 봤을 텐데 뭐가 이제 와서 파급력이 크다느니 뭐라느니 얘길 하느냐고? 여러분이 뉴스에서 보고 생각하는 그런 클래스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상할 정도로 백지 시위에 대해서 그다지 집중하지 않고 있는데, 무려 중국 공산당이 인터넷 검열을 포기해버렸다. 검열 대신 이제 '갈라 치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백지 시위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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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검열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인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글이 올라오니까 그걸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포기한 것이다. 아마 이 정도까지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덕분에 연예인들이 웨이보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을 넘어서서 무려 연예인 팬클럽 계정이 우루무치 참사를 애도하고 관련되어 일어난 백지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팅을 올렸다. 시위가 잠잠해지기 시작한 타이밍이었던 12월 6일에 일괄적으로 포스팅된 것에 따르면 사람들은 아예 자체적으로 '애도의 날'을 지정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 일로 '즐거워하는 것'이라 적어두기까지 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구멍이 뻥 뚫렸다는 얘기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지금 코로나 후유증으로 난리가 난 상태이며, 중국이 같은 꼴이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제로 코로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강력하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월드컵을 중계할 때도 마스크를 전혀 쓰지 않은 관중석 쪽은 컷하는 식으로 중계해왔는데, 이제 중국인들은 VPN을 이용해서 외국 쪽 중계를 보기 시작했으며 모든 게 거짓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타이밍 좋게 우리나라에서 유학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용기를 내서 '한국도 이제 실내 마스크를 벗으려 한다'는 정보를 전달한 덕에 일시적으로 해당 포스팅이 대폭발 하기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백지 시위


 진실을 감추려고 해봤자 한계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입을 막으려고 해도 진실이 감춰지진 않는다. (듣고 있냐?) 그토록 강력하게 검열하고 통제하며 독재 정권을 유지하던 중국 공산당도 중국 전국적으로 백지 시위가 일어나고 인터넷을 닫아두던 장벽에 구멍이 뚫리자 쏟아져 들어온 진실을 막지 못한다. 중국인들은 그간 속고 있었다는 사실에 격노하고 있으며, 흩어져 있어서 그렇지 이 백지 시위의 규모는 천안문 시위 수준에 도달했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은 예전처럼 이들에게 군대를 보내서 쓸어야 하는지 아니면 한 곳에 뭉치지 않도록 막는 정도로 달랠지 고민하다가 결국, 한 발 물러서서 제로 코로나 완화를 발표했다.

 백지 시위로 중국 시민들이 깨어나고 있다. 부디 중국 시민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백지 시위가 잠잠해지더라도 다른 시위가 계속해서 그 뒤를 이어가야 한다. 아니면 중국이 영영 암흑기에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당연히 독재가 타파되길 바라는 걸 넘어서 주변국에 독재 정권이 지속되는 일이 일어나면 우리나라에도 결코 좋지 않다. 내키지 않더라도 지금은 중국 시민을 지지해줘야 하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