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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는 [맨 오브 스틸]이 온전한 본인의 영화라 밝혔다

즈라더 2021. 2. 24. 00:02

 뇌피셜.


 섣부르게 추측으로 모든 걸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


 최근 내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는 뇌피셜은 잭 스나이더에 관한 것이다.


 난 그간 잭 스나이더가 완전히 자기가 바라는 대로 완성한 영화가 있다면 왓치맨 감독판일 거라 생각했다. 그야말로 마스터피스. 완벽에 가까웠던 그 인생작이 아니면 뭐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잭 스나이더는 왓치맨 감독판조차 자신의 의견대로 100% 찍지 못 한 작품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난 맨 오브 스틸을 잭 스나이더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반영된 영화라 생각했다. 그러나 잭 스나이더 감독은 맨 오브 스틸이 본인의 헐리우드 필모그래피에서 유일하게 원하는 대로 찍은 영화였다고 말했다. 난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스토리에서 나오는 기대치라는 게 있는 법이고, 맨 오브 스틸은 스토리 구성 단계에선 잭 스나이더가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잭 스나이더 본인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시나리오가 꾸며졌을 수 있다. 다만 촬영 과정에서, 그리고 편집 과정에서 본인의 의도 대로 완전히 완성되었다는 건 분명해보인다. 결과물에 대해서도 잭 스나이더는 아주 만족하는 모양.


 이로써 확실해진 것은 하나. 잭 스나이더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테렌스 멜릭을 사랑한다. 어쩌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보다 더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왓치맨부터 잭 스나이더의 필모그래피가 영상을 텍스트로 써먹는 무자비한 난이도를 자랑한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를 다시금 기대해본다. 과연 그는 이 영화에선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