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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2

영화 고지전, 거부할 수 없는 한국 전쟁의 모순

신인 감독의 패기와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된 전쟁영화 . 건너뛰는 요소가 지나치게 많고 편집이 난잡하다는 점 등 다양한 단점이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건 연극적인 연출과 대사다. 조금 더 정확하게, 작위적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어울릴 법한 의 스토리텔링은 상당히 큰 장애물이다. 그러나 의 '모순'엔 그런 신인 감독의 한계를 깨버릴 힘이 있다. 년단위로 교착되어 양군의 시체로 단층을 만들어 쌓은 고지전은 기껏 해봐야 몇 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위해 수십만 명의 인력을 갈아 넣은 전대미문의 전투였다. 단순히 비슷한 자리에서 참호전만 몇 개월해도 적아 구분이 안 된다고 하는 마당에 년 단위로 그만큼 사람을 갈아 넣었으면 적아가 아닌 '(서로를 죽여야 하는)동료'로 인식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은..

영화/리뷰 2020.11.23

영화 고지전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21세기 들어서 제작된 한국영화의 특징이 정치적 모호함이었다면, 은 그 극한을 달리는 케이스다. 그러니까 억지로 남북 사람들 모두 쓰레기 같은 정치가들로 인해 고통 받았다는 식의 억지스러운 자해가 아니라 은 그야말로 적아 구분이 황당할 정도로 의미없는 소재를 썼기 때문. 결과적으론 지금의 휴전선이 성립된 과정이니까 당시 싸웠던 군인들에게 큰 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정작 한줌도 안 되는 땅을 위해 인력을 갈아넣었던 그 전선에 투입된 남북 군인들에겐 그냥 생지옥이 따로 없었을 거다. 그래서 은 소재 자체가 정치 모호적일 수밖에 없는 영화다. 게다가 꽤 잘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나오는 일장연설만 빼면 완벽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마스터피스에 한 발 못 미친 비운의 수작이다. 아래로 그런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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