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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 가돗 2

원더우먼 1984 (2020) 액션을 포기하고 욱여넣은 훈계질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세련되어야 한다. 억지로 욱여넣으면 촌스러워 보이고 거부감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특히 페미니즘이 섞인 휴머니즘이라면 요새 같은 시기에 얼마나 거부감이 심하겠는가. 원더우먼 1984는 그걸 몰랐다. 촌스럽다는 말은 때론 익숙하다는 말과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원더우먼 1984는 굳이 1984년을 배경으로 할 이유가 없는 영화다. 영화는 마치 80년대 TV 방송이나 해볼 법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촌스럽게 메시지를 욱여넣는데, 그래서 이런 변명을 하고 싶은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았다. '80년대 영상 문화의 오마쥬를 겸했기 때문에 이렇게 촌스러운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건 촌스러운 게 아니라 익숙한 거라고요.' 진짜로 이런 생각을 했다면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

<원더우먼>을 <스티브 트레버>로 만든 이유

을 볼 때마다 왜 인물 구조를 이렇게 만들어놨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스티브 트레버가 영화 전체를 완전하게 틀어쥐고 안 놔주기 때문이다. 스티브 트레버는 꼬마 다이애나 프린스에게 세상을 가르쳐주고, 달래고 설득한다. 인간의 삶이란 게 뭔지 짧은 시간 안에 다채롭게 직접 전달하며, 그 과정엔 과장조차도 없다. 당당하게 살아가는 시민이자,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히어로를 자처하는 바보 같은 의인.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던 1차 세계대전에 대해 자신을 비판하는 식으로 전달하는 - 자기 객관화까지 되어 있는 - 20세기 초의 시대상 그 자체다. 이런 입체적이고 우아한 캐릭터를 크리스 파인이 아주 훌륭하게 연기해냈다. 즉, 은 원더우먼의 이야기가 아니라 스티브 트레버의 이야기다. 이건 정말 무모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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