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더라. 노제의 팬덤은 웬만한 연예인 팬덤과 분란이 나도 안 진다. 여기서 안 진다는 게 '버틴다'의 의미가 아니라 숫자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팬덤 규모가 웬만한 인기 걸그룹 하나와 맞먹는 수준이다. 걸그룹 멤버 한 사람의 팬덤과 맞먹는 게 아니라 걸그룹 하나의 팬덤이 노제의 팬덤과 비교해도 한참 부족한 정도다. 백댄서로 나온 무대를 편집해서 노제의 직캠을 만드는 것에 불만을 품은 어느 가수의 팬들이 저격을 해도 무시할 수 있다. '아, 그런 일이 있었어? 몰랐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사소한 일이 되어버린다. 팬덤의 규모가 작으면 사소한 저격 하나로도 굉장히 민감해지지만, 팬덤의 규모가 크면 여러 사람의 직접적인 저격조차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 지금 노제의 팬덤이 그런 규모다. 바다에 돌멩이 아무리 던져봤자 파도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처럼.
게다가 노제는 연예인의 연예인이 되었다. 스우파를 본 연예인들이 덕심을 고백하길 반복한다. 노제의 존재 자체는 이미 연예인들에게 알려졌을 테지만(그녀는 일반인이 아니라 댄서다. 연예인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 잦다.) 스우파를 본 뒤 직업적으로 알고 있는 동료의 느낌을 넘어선 어떤 감정을 느낀 모양이다. 당장에 강혜원은 노제에게 덕심을 고백하고 빛의 속도로 함께 유튜브를 찍으며 성덕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노제를 좋아하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얼굴도 사기적으로 예쁜데 비율도 좋고, 날카로운 고양이처럼 보이는 주제에 성격은 온순하다. 속으로는 긴장을 바싹했으면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자기 할 일을 차곡차곡 해나가는,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연예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길 들었을 만큼 예쁨에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일관된 행보를 보여온 것도 이상적으로 보일 것이다. 새롭게 생겨난 팬들을 아끼고 아끼는 그 마음가짐조차도 사랑스러워서 팬들에겐 그저 빛. 이성인 데다 한참 연상인 나조차도 노제를 보면 저런 사람이 되어야(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인데 여성들에겐 어떻겠나. 워너비 그 자체가 아닐까.
다만, 이제 노제에겐 조심해야 할 것들이 생겨났다. 첫 번째로는 남자 조심. 이때싶 달려드는 이상한 남자들이 없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니까. 두 번째는 늘어난 관심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와 급속도로 증가할 헤이터들이 낼 상처.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자신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 그녀의 주무기는 그 압도적인 예쁨 이전에 댄스 아니겠나. 이곳저곳에서 부르는 바람에 정신없겠지만 프로페셔널한 댄스 실력에 악영향이 없기를 바란다.
난 노제의 멋진 무대를 더 오래 보고 싶다. 무대 위의 노제는 뭔가 다른 차원의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잃고 싶지 않은 노제의 일면이다.
아래로 노제의 케이콘 출근 직찍과 스우파 편집 영상, 키의 <BAD LOVE> 직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