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인

악마의 재능, 히로세 스즈는 아직 유효한가

즈라더 2021. 5. 12. 12:00

 오랜만에 주간 문춘에 히로세 스즈가 나온 걸 보고 반가워서 사진을 저장해뒀다가 까먹어버렸다. 그래도 뒤늦게라도 올려본다. 어차피 사진을 핑계로 이것저것 끄적이는 게 목적인 블로그니까.

 

 히로세 스즈라고 하면 악마의 재능. 세계적 거장이라 불리는 봉준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상일 감독 등에게 인정을 받은 재능인데, 그게 기껏해봐야 미성년자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 된 시기였다는 사실 등으로 인성 논란(사실, 이건 사칭 계정이 결정적 역할을 한 거라서 히로세 스즈에게 억울한 구석이 아주 많다.)과 더불어서 깊은 인상을 줬던 배우다. 다만 포인트는 그 재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느냐, 펼칠 기회는 주어지고 있느냐다. 그리고 아무래도 최근 히로세 스즈의 출연작을 훑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하다.

 

 그러니까 이상한 똥폼을 잡는 시대극이나 무작정 비극 혹은 희극으로 굴려버리는 아침 드라마 말고. 이젠 지치고 지친 수사물, 추리물, 만화 원작의 영화, 드라마 말고.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게 꼭 장르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일본의 영상 문화 업계에서 히로세 스즈를 이끌어줄 만한 장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녀의 재능을 폭발시켜낸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일본의 현실에 지치기라도 한 건지 아예 한국에 와서 영화를 찍고 있고, 헐리우드에서 재능을 인정 받아 오스카까지 수상한 일본 출신 미국인은 "난 일본인 아니야! 일본 영화계 X같아서 미국에 왔다고!" 라며 일본 기자들을 벙찌게 했다. 그런 환경에서 히로세 스즈는 유효한 재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다고 히로세 스즈가 일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본엔 여전히 좋은 감독과 각본가들이 작품을 써내려가고 있다. 넷플릭스나 훌루, WOWOW와 같은 플랫폼은 히로세 스즈가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을 법한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인다. 이들의 힘이 조금 더 커진다면 갈라파고스에 묻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소속사의 문제일 수 있다. 히로세 스즈의 소속사인 포스터 플러스는 그녀를 계속 트렌디한 작품 중심으로 꽂아주는 중이다. 이건 배우로서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아래로 히로세 스즈(広瀬すず)의 주간 문춘 화보. 역시 히로세 스즈는 단발이 어울리는 것 같다.

 

 

이 사진을 보면 확실히 히로세 아리스와 자매라는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