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중국판 프로듀스를 통해 가장 유명해진 연예인이라고 한다면, 양챠오위에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양초월로 잘 알려진 그녀는 시즌1 '창조 101'가 낳은 찬란한 신데렐라. 얼굴 빼고 뭐가 있느냐는 극단적 비판에 대해서 얼굴이 압도적이면 되지 않느냐는 논리로 전부 종식시켜버린 게 양챠오위에다. 참고로 한국 방송 리메이크의 신데렐라답게 한국 대중문화에 빠삭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한편, 지금 중국은 청춘유니3의 조작 논란으로 난리가 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작이 아니라 팬들의 사재기가 문제였는데, 한국이 엠넷과 지마켓을 통해 2번 투표할 수 있었던 것처럼 중국은 협찬사 우유를 구매해서 QR 코드를 찍으면 중복 투표가 가능하게 해두었다. 그러자 팬들이 사먹지도 않을 우유를 사재기해서 QR 코드만 찍은 뒤 우유를 전부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겨우 이거가지고 뭘 오바하느냐 여길 수도 있는데, 저기는 다른 곳도 아니고 중국이다. 게다가 여자 프듀도 아니고 남자 프듀라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팬들의 열성이 여러모로 장난 아니다. 최소 25만 병, 최대 30만 병이 하수구에 버려졌으며, 이를 위해 알바까지 고용하는 무모한 방식도 이용되었다. 이 정도면 한국이어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언급될 마당인데 중국은 시진핑이 직접 식품 낭비를 방지하는 법을 만들었을 정도니 더 심각하다.
그러니까 프로듀스 101 한국판이 조작으로 박살 나는 걸 봤으면 그만 했어야지. 이 컨셉은 만드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투표하는 사람도 다 미쳐버리게 한다. 미친 사람을 만들어내는 쓰레기 같은 컨셉. 우유를 버리는 걸 공론화시킨 것도 탈락한 연습생의 팬들이었다. 생각해보자. A의 팬이 100명 있어도, 그 100명 만큼의 돈을 쓸 수 있는 B의 팬 3명이면 투표가 뒤집힌다. 우유 사재기와 알바 고용이면 뭘 못 하겠느냔 말이다. 아마 프로듀스 48 당시를 기억하는 분들은 지마켓과 엠넷 아이디를 판매하는 중국 사이트 여러 군데에서 아이디를 구매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두 개 사이트에서 대략 2천 개, 4천 개의 아이디가 팔렸다. 수치를 알 수 없는 아이디 판매 사이트에서도 대단히 많이 팔린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그 숫자가 만 개 단위가 될지 십만 개 단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투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던 중국인들을 기억할 것이다. 즉, 중국 프듀의 미래는 이미 2018년에 예견되어 있었다.
청춘유니3는 폐지되었다. 아이치이는 이로 인해 상당한 징계를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앞으로 중국에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청춘유니3의 팬들은 분노했고, 이전 시즌의 청춘유니와 텐센트의 창조영에도 이런 일이 있었을 거라고 주장하며 이전 시즌에 데뷔하고 현재 활동 중인 연예인들 전원을 활동 중단시키려드는 중이다. 우리만 당할 수 없다는 논리인지 아니면 무슨 근거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인다는 소식이다. 한 편에선 연습생의 소속사들이 사재기와 알바 고용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없다면서 참가 기획사들에도 징계를 내려달라는 주장이 있어서 또 열심히 싸우고 있다던가. 한국의 프로듀스 조작 사건과 꼭 닮았다.
개인적으론 중공에서 적당하게 일을 마무리할 거라 본다. 중국 프듀를 방송하는 아이치이와 텐센트는 중국의 한국과 동남아 공략의 선봉에 선 회사들이다. 또한, 아이치이는 한국에 진출했고, 텐센트는 한국의 여러 기획사, 방송사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며 한국 엔터 업계를 잡아먹고 있다. 중국의 한국 대중문화 침략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회사들인데 큰 징계를 받을 리 없다.
중국 프듀 신데렐라 양챠오위에의 사진을 보다가 문득 이야기가 떠올라서 글을 끄적여봤다.
아래로 최근 고향에 들러서 이벤트에도 참여한 양챠오위에(杨超越, 양초월)의 사진들. 공주 같이 생긴 애가 공주처럼 차려입으니 진짜 공주나 다름없구나 싶다. 안 그래도 프듀의 공주기도 하고. 최하단에 동영상도 첨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