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참 <낮과 밤>이 방영되고 있다. 설현의 연기력 평가는 그냥 저냥.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배우들보단 아쉽긴하지만, <나의 나라>를 거쳐 <낮과 밤>에 이르기까지 분명히 연기가 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그녀의 연기에 대한 비판은 비주얼과 AOA 활동 와중에 얻은 인기만으로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기에 어쩔 수 없이 응당 견뎌내야 하는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AOA 내부의 왕따 사건에 대해선 정말 의견이랄 게 없다. 그래서 <낮과 밤>을 보고자 함에 큰 거부감도 없다. 일단, 왕따 피해자인 민아의 분노는 합리적이다. 그 정도도 왕따의 가해자인 지민이 더 말할 것도 없이 은퇴를 해버렸을 정도로 심각했고, 민아의 손목에는 그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러나 뜬금없이 지적된 방관자 이야기는 반박이나 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당혹스럽다. 민아는 목숨을 걸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반박이나 입장은 자칫 그녀의 마음에 재차 상처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FNC도 설현, 찬미도 아예 이 부분에 대해선 일절 말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성호가 직접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었다는 부분을 두고 민아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압박 따위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거기에 질 것 같았으면 민아가 그토록 강도 높게 폭로하지도 않았을 거라 본다. 실제로 한성호와 만난 이후에도 민아는 댓글 등에서 비합리적인 비난을 받으면 바로 반박하는 등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좋았던 일도 있지 않느냐'는 말에 민아가 분노했다고 하고, 민아가 방관자로 인식하고 있던 설현이 그런 말을 했으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본래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어떻게든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통 우울증 걸린 사람에게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식으로 압박하는 머저리들이 많은데, 이건 오히려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을 오히려 자극하는 멘트다. '나보다 힘든 사람도 버티는데 나는 대체 뭘까'하는 식의 사고 흐름이 될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보통은 안 좋은 사건을 겪었더라도 좋은 부분을 찾아서 그쪽에 생각을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게 기본이다. 문제는 민아가 설현을 방관자 중 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과 설현이 정신과 상담의 수준의 언변을 갖추지 않았을 거라는 점.
어쨌든 난 아직도 설현의 입장을 듣지 못했고, 앞으로도 들을 가능성은 0이다. 명백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이므로 설현은 계속해서 각종 비난들을 감수하며 활동해야 할 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민과 친해졌는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과 친해지는 건 지양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