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여자는 18살에서 23살 사이가 가장 예쁘다던 어느 교사

즈라더 2020. 8. 21. 06:00

 청소년기에 사고가 정립되고 인성이 안정된다는 이야기에 긍정하는 사람이라면, 청소년기에 응당 배워야 하는 것을 '학문'에만 두지 않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에 교육 개혁과 같은 말이 지지를 얻었을 테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영어 교사는 그야말로 개새끼였다. 부연하자면,


 발정 난 개새끼였다.


 남자의 청소년기는 하루에 한 번은 '사정'을 위해 불법적인 방식을 제외한 모든 것에 관심을 두는, 그야말로 성욕에 집착한다고 할 정도의 시기다. 그런 시기에 그릇된 여성관이 잡혀버리면 정말 큰일 나지 않겠는가. 따라서 영어 교사는 발정 난 개새끼가 맞다. 그의 어록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두 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성은 18세에서 23세 사이가 가장 예쁘고 쫄깃하다. 너희도 저 나이대의 여자가 아니면 쳐다도 보지 말아라."


 "세상의 예쁜 여자는 모조리 접대부 일을 한다. 밖에 나가서 예쁜 여자가 보인다 싶으면 전부 술집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라."

 

본문과 관계 없는 사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수업 중에 한 이야기다. 이런 교사를 만나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여성관이 어떻게 되었을지 감이 잡히는가. 교사인 것도 문제지만, 겉으로 보기엔 아주 평범하고 푸근한 옆집 아저씨 이미지를 풍겼다는 게 더 문제다. 세상 나쁜 것은 하나도 모를 듯한 '착한 아저씨'가 저런 얘기를 했으니 얼마나 쏙쏙 박히겠는가.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폭력 교사 시대' 말기였다. 일단 마음에 안 드는 학생이 있으면 주먹으로 얼굴을 아작 내고 나중에 치료비를 물어준다는 식의 황당한 논리를 인정받는 마지막 시대였다. 이런 관습이 사라진 건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1학년으로 들어온 후배가 교사 한 사람을 폭행죄로 고소해서 교도소에 보내버린 뒤다. (아마 뉴스에도 나왔을 거다.) 그런 시기에 폭력은커녕 "계속 자면 몸무게 90kg 아저씨의 불주먹이 나간다"라는 협박만 1년 내내하고 폭력을 행사한 적 없는 '호감 교사'가 바로 영어 교사였다. 그런 그가 성에 막 눈을 뜬 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한 말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닐지 뻔하지 않겠나.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동창생 한 녀석이 미성년자와 조건만남을 하다가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숨과 함께 떠오른 기억이기에 끄적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