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요시오카 리호다. 그간 볼 만한 사진이 없었던 건 아닌데, 딱히 할 말도 떠오르지 않고 꼭 퍼나르고 싶단 생각이 들 만큼 예쁘게 나온 것도 아닌 터라. 그런데 이번 화보는 조금 건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일본의 여름은 습하고 나른하다. 한국도 만만치 않게 변했지만, 중국 공장이 거의 돌아가지 않던 6월 초의 한국 날씨와 일본 날씨를 비교하면 역시 다르다. 우리가 종종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누런 분위기의 일본 여름은 그야말로 그 색깔 자체다. 여름에 촬영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피부의 번들거림은 일본의 여름이 얼마나 지옥 같은지 알려준다. 1
그런데 오히려 그게 화보나 영상으로 나오면 참 재미있다. 촉촉하게 젖은 듯한 배우들의 모습에서 오묘한 분위기를 느끼는 건 남녀노소가 다 마찬가지더라. 아래 요시오카 리호의 mina 8월호 화보가 딱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촉촉하면서 풍요롭고 즐거운 여름. 미칠듯이 흘러내리는 땀과 방열이 제대로 안 되는 아파트(한국으로 치면 밖으로 돌출된 구식 원룸 빌라 같은 곳이다) 탓에 에어컨을 수도 없이 틀어대는 게 현실이겠지만, 이렇게 화보나 영상 영역으로 보면 일본 고유의 분위기가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그 매력은 실제 여름의 일본을 맛보면 대체로 사라진다. 내가 일뽕에 취해있는 녀석들이 여름에 일본여행을 기획할 때마다 말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일본은 여름에 가는 거 아니다."
그런데 솔직히 아래 요시오카 리호와 같이 분위기 잘 살린 화보를 보면 보면 실상을 아는 나조차도 순간 끌리곤 한다. 신기한 일이다.
- 온도는 높아도 습하지 않았다. .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