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코로나 방역 무시한 쿠팡, 더는 용서가 어렵다

즈라더 2020. 6. 20. 12:00

 쿠팡 직원이 쿠팡 불매운동에 대해서 서글픈 현실을 내게 말했다. 하루종일 배송 작업을 하고 새벽배송이다 뭐다 하면서 인력을 갈아넣는 회사임에도 정직원 채용률이 높다는 이유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쓰레기 같은 회사지만, 일반적인 택배회사보단 나으며, 쿠팡이 망하면 우린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는 얘기였다.


 여기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쿠팡이 살아남은 게 '기적'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쿠팡은 정직원 채용 관련해서 이슈가 되었을 때 자신들은 정직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우량회사라는 식으로 홍보를 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물량이 많고 빠른 배송을 추구하는 터라 일을 버티지 못 한 채 퇴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데다 그 물량 만큼이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고용이 많아서 정규직 비율이 아주 적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었다. 


 이뿐이 아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일본 자금을 운용해서 키운 회사이며,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회사였다. 심지어 이 타이밍에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멸시하면서 경영한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는 바람에 난리가 났었다. 쿠팡 운영진의 한국인 경멸이 어느 정도냐면, 중간직 관리자들에게 영어 이름을 만들어서 쓰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쿠팡이 기적적으로 불매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 가장 고생하는 직업 중 하나인 택배기사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덕분에 쿠팡에 대한 불매운동은 흐지부지되었고, 일본과의 전쟁 와중에도 버틴 쿠팡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런 마당에 쿠팡이 코로나19 감염 안전수칙을 어기고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뒤통수를 친 지금, '더는 봐줄 수 없다'란 여론이 형성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쿠팡 직원들에게는 미안하고 또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건 불매운동으로 철수한 일본계 기업들이나 일본 중심으로 돌리던 여행사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선제공격 시점에 저 회사들은 즉시 타격을 입고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당당하게 '이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던 그들의 속앓이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 이전에 있었던 남양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하락하는 바람에 쫓겨난 직원들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분명히 어느 누군가가 불매운동의 여파로 실직하고 자살을 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쿠팡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기업이다. 검은머리 외국인들이 경영을 하면서 한국인들을 멸시하고, 일본 자금으로 성장한 회사가 코로나 방역을 무시하는 역대급 사고를 친 것이다. 만약, 쿠팡 불매운동이 일어난다면, 그건 분명히 정당하다하겠다. 많이 참다가 터진 거니까. 이 정도로 블랙기업이면 오히려 쿠팡맨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게 더 정확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조짐은 진작부터 있었다.


 물론, 이직이라는 게 어떻게 쉬운 일이겠나. 섣불리 할 수 없고, 다른 회사에서 택배기사로 채용해줄 거란 보증도 없다. 정직원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쯤에서 난 코로나19 사태를 견뎌낼 수 있게 결정적 역할을 해낸 택배기사들에게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쿠팡과 같은 기업이 또 나타나더라도 다른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 또한 이직하기 전까지 생활에 문제없을 만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달란 의미다. 택배 회사들이 택배기사들을 막 다루는 것에 대해서도 국가적 감시가 필요하다. 


 모두가 괴로운 시기다. 그렇다고 쿠팡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회사를 내버려둘 순 없다. 이번엔 선을 아득하게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