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코로나19 시국에도 개헌은 꼭 하겠다는 아베 신조

즈라더 2020. 5. 20. 00:00

 아베 신조는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개소리를 지껄였다. 코로나19로 개판오분전이 된 게 헌법 탓이라도 되는 것처럼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의료붕괴와 마주하지 않는 이유가 군의관 때문이다'라는 주장과 맞물려 상당수의 일본인에게 '진실'로 여겨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개헌에 무려 61%가 찬성했다. 보통 미친 게 아니다. 지금 일본 꼴은 코빅 방영 시간에 일본 뉴스를 틀어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하나하나가 폭소감이다.



 여론 조사의 디테일은 더 웃긴다.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한 61% 중의 58%가 아베 신조 총리의 아래에선 개헌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개헌을 바라는 일본인의 절반 이상이 아베 신조를 신용할 수 없으므로 다음 타자가 멋지게 해주길 바란다는 것. 아시다시피 개헌은 집권당인 자민당의 정책이다. 이 무시무시한 코로나19 시국을 겪으면서도 아베 신조의 다음 타자로 자민당을 밀어주겠다는 저 굳건한 의지 앞에서 폭소를 해본다. 자, 이제 우린 더 큰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북쪽에 돼지 하나가 꿀꿀대는데 동쪽에선 원숭이들이 미쳐가고 있고, 서쪽에선 곰돌이가 폭주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민주당을 끌어내린 이유가 동일본대지진 대처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일본인들 중 61%가 당시 민주당보다도 훨씬 절망적이고 무능하고 비리가 한가득한 올림픽 시국, 코로나19 시국을 빤히 보면서도 자민당에게 힘을 실어주려한다. 놀랍지 않은가? 백번 천번을 봐도 동일본대지진 당시보다 지금의 일본이 훨씬 엉망진창인데 어떤 사고회로가 돌아가면 다시 자민당에게 정권을 준다는 걸까.


 이전에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자기합리화'를 시도하고 '외부의 적'을 만들어낼 일본이 되려 더욱 우경화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그 징후가 보이는 듯하다. 언제나 세계 대공황의 끝엔 크건 작건 전쟁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중국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때 일본이 개헌을 시도하면 다른 선진국들이 눈 감아줄 가능성이 몹시 크다. 중국을 압박할 군사력이 더 필요할 테니까. 자칫하면 진짜 3차 세계대전이다.


 일본 전국민에게 아베표 골판지 침대를 강제로 구매하게 하면 좀 정신을 차릴라나 모르겠다. 갑자기 빌게이츠를 뛰어넘는 거부가 된 아베 일가의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을까? 아니면 멋지다고 칭찬해줄까. 아니지. 아마 욕을 하면서도 다시 뽑아주는 용기를 보여줄 것이다. 자민당에 한해서 참 관대한 일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