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맬릭의 영화에 익숙하고 눈썰미 있는 분이라면 눈치 채셨겠지만, 맨 오브 스틸은 '테렌스 맬릭이 슈퍼맨을 만든다면?'이라는 전제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대놓고 테렌스 맬릭의 연출을 쫓았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테렌스 맬릭의 영향력이 가장 많이 담긴 장면으로 꼬마 클락이 뛰노는 장면을 꼽곤하는데, 이 장면은 촬영 감독이 아니라 잭 스나이더 본인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핸드헬드로 찍은 장면입니다. 이런 경향은 이미 왓치맨 때부터 있었습니다. 각종 상징과 단서를 영상 속에 펼쳐놓고 관객에게 '너희가 알아내라'라는 연출 성격은 누가 봐도 테렌스 맬릭 혹은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이었죠. 잭 스나이더는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영화를 두고 '내 의도대로 찍지 못 했더라도 이야기는 대체로 완벽하다'는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