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은 영화에 특정한 개성을 부여하는 데 실패한 적이 없다. 심지어 평가가 안 좋은 영화들도 놀라운 임팩트를 남겨왔는데, 의 재난씬들이 그 예다. 에선 에서 다뤘던 '자유 의지'를 로봇 버전으로 소모했고, 당시엔 이런 변종(?)이 드물었기 때문에 꽤나 획기적인 개성이었다. 게다가 최신 영화를 기준으로 봐도 칭찬할 수 있는 프로덕션 디자인과 촬영 기술로 무장했으니 볼거리 하난 기가 막힌다. 그러나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지나칠 정도로 편협하고 단순하다는 점은 지금이 아니라 당시를 기준으로 해도 단점이다. 통찰력 대신 생존력을 부여받은 주인공은 그저 영화의 주제와 수미상관의 쾌감을 위해 희생된 데다 남을 설득하는 능력을 완벽하게 상실한 반쪽 짜리로 설정되어 억지 갈등을 만들어낸다. 또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