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볼 때마다 왜 인물 구조를 이렇게 만들어놨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스티브 트레버가 영화 전체를 완전하게 틀어쥐고 안 놔주기 때문이다. 스티브 트레버는 꼬마 다이애나 프린스에게 세상을 가르쳐주고, 달래고 설득한다. 인간의 삶이란 게 뭔지 짧은 시간 안에 다채롭게 직접 전달하며, 그 과정엔 과장조차도 없다. 당당하게 살아가는 시민이자,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히어로를 자처하는 바보 같은 의인.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던 1차 세계대전에 대해 자신을 비판하는 식으로 전달하는 - 자기 객관화까지 되어 있는 - 20세기 초의 시대상 그 자체다. 이런 입체적이고 우아한 캐릭터를 크리스 파인이 아주 훌륭하게 연기해냈다. 즉, 은 원더우먼의 이야기가 아니라 스티브 트레버의 이야기다. 이건 정말 무모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