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난리를 쳐도 살짝 일렁일 뿐 물의 움직임에 지속적인 변화가 오지 않는 아주 잔잔하고 단단한 물표면. 이대로 두면 안에 든 물이 고여서 썩는 건 따놓은 당상. 의 (그리고 우리의) 세상이 그렇다. 어느 날, 살인자가 그 물표면에 돌을 던졌다. 놀랍게도 풍덩, 요란하게도 요동친다. 그러나 그마저도 한순간. 마치 없었다는 듯 다시 잠잠해진다. 참을 수 없었던 살인자는 다시 한 번 물에 돌을 던진다. 제발 물 안의 누군가가 반응해주길 바라면서. 던진 돌이 물표면을 강타한 뒤 바닥에 닿기 직전. 기대했던 누군가가 돌에 손을 뻗었다. 꽉 움켜쥐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물표면을 뚫고 고개를 내밀었다. 은 감상자를 이런 세상의 한복판에 던져놓는다. 멱살을 움켜잡고 밑바닥까지 끌고가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