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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 차라리 무리수를 남발했더라면

즈라더 2019. 9. 6. 12:00

 꽤나 근사한 영상과 멋진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한 영화 <독전>. 그러나 그 근사하고 멋진 것을 먼저 정해두고 다른 요소를 끌어모아 짜맞춘 경향이 짙다. 그렇게 짜맞추다가 혹여나 무리수가 나올까 두려웠는지 과잉을 배제했는데, 덕분에 이런 유형의 영화가 반드시 지녀야 하는 치열함이 부족하다. 차라리 <아수라>처럼 무리수가 잔뜩 나오더라도 제 정신 아닌 아비규환을 만들어내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독전>은 영어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믿음'을 테마로 삼은 영화다. '믿음'을 서로 동등하게 여겨야 손쉽게 성립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독전>은 그게 성립하기 어려운 경우다. 영화에서 믿음과 의심 사이를 오가야 하는 류준열과 조진웅의 연기력 격차가 극심하며, 그 탓에 <마이애미 바이스>와 <마이클 클레이튼> 사이의 어느 지점이 떠오르는 엔딩 장면은 우아한 분위기와 달리 감정의 동요를 끌어내지 못 한다.


 따라서 이해영 감독이 <경성학교>로 선보였던 밀도 있는 감정라인을 <독전>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거다. 영화 자체의 밋밋함과 반비례하는 김주혁과 진서연, 조진웅의 연기는 언밸런스한 매력을 보여줬다기보다 '고군분투'에 가깝고, 류준열에겐 이 영화 자체가 너무 버거웠다. 놀랍게도, 욕하는 것마저 어색했던 <아수라>의 정우성이 <독전>의 류준열을 이겼다.


 이하 스크린샷은 <독전>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다. 누르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