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를 재감상.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노라고 이걸 또 봤나 모르겠다.
극장에서 감상하고 블루레이, 4K 블루레이까지 봤으니 3번 정도 본 셈인데, 영화 자체를 집중해서 본 건 극장에서 본 게 유일한 것 같다. 재감상할 때마다 내가 한 일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어색한 점들을 찾아헤매는 거였으니까.
그도 그럴 게 같은 장면인데 배우의 헤어 스타일이 바뀌고 흰머리 비중이 바뀌며, 몸집도 바뀐다. 배트맨은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라도 된 것마냥 수트가 맞질 않아 틀어져있고, 슈퍼맨은 턱과 근육 상태가 수시로 바뀐다.
VFX의 상태도 마찬가지. 헨리 카빌의 수염 문제야 워낙 유명하니까 이제 말할 필요도 없겠고, 이젠 사이보그의 CG 문제도 눈에 들어온다. 사이보그 몸의 광택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세부 묘사가 뭉개지는 일이 일상다반사처럼 일어나는데, <저스티스 리그>처럼 후반 작업에만 2년 가량 들어가는 영화에선 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러니 영화 자체에 집중할 수 있을 리가 있나.
<저스티스 리그> 개봉 당시 과거 장면에서 기껏 스테판울프 하나 잡겠다고 지구의 신들에 그린랜턴까지 총동원된 건 너무 과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잭 스나이더가 과거에 지구를 침공해온 건 스테판울프가 아닌 다크사이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쯤되면 재촬영으로 얼마나 뒤엎었는지 따지는 게 우스울 지경이다.
그나저나 아마존인과 아틀란티스인은 똑같이 초인임에도 아마존 쪽은 1차 세계대전 무기에도 타격을 입을 만큼 발전이 없었던 것과 달리 아틀란티스인들은 거의 MCU 와칸다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역시 갈라파고스화는 좋지 않다.
며칠 전 <저스티스 리그> 잭 스나이더컷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쿠아맨을 맡은 제이슨 모모아를 통해 밝혀졌다. 심지어 제이슨 모모아는 직접 감상하고 끝내준다는 평을 하기까지. 적어도 존재 자체는 컨펌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