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노아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몰이해와 착각

즈라더 2019. 8. 19. 06:00

 노 재팬과 노 아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가끔 일본인들 혹은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본인들은 정치에 관심없어요. 요새 사람들 투표도 거의 안 해요. 넷플릭스나 유튜브 보느라고 방송도 거의 안 봐요."


 이 말도 안 되는 억지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나 모르겠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투표율이 50%에 가깝다. 일본의 유권자 중 절반 정도는 정치에 힘을 주고 있는 셈인데, 이걸 무시하고 미워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우습잖은 소리인가.


 일본여행 보이콧 관련해서 가장 어이없었던 인터뷰는 거의 만장일치 수준으로 자민당을 뽑아주는 지역에 살고 있는 주제에 "정치랑 여행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국인이 찾아와주면 좋겠다."라던 일본 료칸 주인의 헛소리다. 민주주의의 존재가치와 투표의 이유, 자신들이 당선시킨 의원의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멍청함. 이게 바로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일본의 진면모다. 저들은 성숙하거나 정갈한 게 아니라 그냥 모르고 멍청한 거다. 격렬하게 저항을 해본 적도 없고, 어려운 걸 공부할 생각도 없이 윗사람에게 맡겨버리니 정치 쪽 지능이 수직하락한 꼴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지역과 비슷한 국민이 있다만, 비율 차이가 극심해서 동등하게 보기 민망하다.


 일본인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느라고 일본 방송의 끝도 없는 혐한 기획을 무시하고 있단 주장 역시 말이 안 되는 날조다. 가끔씩 혐한으로 도배해버리는 저 멍청한 아침 정보방송, 점심 정보방송이나 아예 정보를 조작해가며 혐한을 부추기는 저녁 토론 방송 등은 피크 타임에 1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온다. 그것도 꾸준히. 그렇게 보는 사람이 많은 혐한방송을 일본인들이 무시한다는 건 분명한 억지다. '일본인들 저런 방송 잘 안 본대요'라고 거짓 소문이라도 내주길 바라나 싶다. 게다가 방송 대신 본다는 유튜브 역시 혐한 컨텐츠가 범람하는 중이다. 유튜브 혐한 채널의 조회수나 호응을 보면 기겁할 사람이 아주 많을 거라 확신한다. 인터넷 쪽엔 항상 넷우익의 무시무시한 활약이 있어왔는데 도망을 쳐도 왜 그쪽으로 도망을 치느냔 말이다.



 이런 괴상한 잡소리도 보인다.


 "혐한은 일본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밑바탕부터 정정을 해주겠다.


 "상식적인 일본인이 극소수다."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그저 주변에선 이렇다느니 하는 카더라 통신 같은 잡소리를 지껄이고 앉아 있는데, 10대, 20대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백날 좋아져봤자 조족지혈 수준이다. 고령화 사회의 레퍼런스가 된 일본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거로 뭘 기대한다는 얘긴가. 게다가 그 어린 아이들도 계속되는 주입식 혐한 방송과 인터넷을 장악한 넷우익에게 물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 아베'가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자꾸 들이미는 카더라 통신과 달리 '객관적 지표'가 그렇게 말을 해주고 있다. 그냥 주변이 어떻다느니 소문이 어떻다느니 하는 건 자기만족과 기만일 뿐이다.


 '노 재팬'을 '노 아베'로 바꿔서 일본의 상식적인 시민들과 연계해나가자는 주장의 의도는 참 좋은데, 일본의 상식적인 시민들이 벌이는 시위 규모나 사회적 파장을 좀 살펴보지 않고 도출한 주장이다. 저들의 영향력은 조족지혈 수준마저도 안 되는 살껍질 수준이다. 저들에겐 아무런 힘도 없다. 심지어 그 상식적인 사람들조차 '일한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마당에 '노 아베'라니. 제발 정신차려라. 아베 신조는 일본인이 선택한 정당의 총리다. 아베 신조가 저지른 짓은 일본인이 함께 감당해야 하는 일이지 절대 분리할 수 없다. 우리가 이명박근혜가 싸지른 똥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는 걸 좀 생각해보란 말이다.


 새로운 덴노인 나루히토가 얼마 전 직접적이진 않지만, 군국주의를 지양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덴노는 일본의 방향에 영향을 주지 못 하는 명예직에 불과하다. 그게 일본의 현실이다. 상식적인 일본인들에겐 아무런 힘이 없다. 연계고 나발이고 엿이나 바꿔먹으면 된다.



뱀다리) 가끔 차기 덴노로 현재 덴노인 나루히토의 딸이 되길 바라는 사람도 보인다. 나루히토가 아버지의 뜻을 이어 평화를 꿈꾸는 인물이니 딸 역시 비슷할 거란 생각 때문이다. 괴상한 소리다. 같은 아버지를 뒀음에도 나루히토의 동생인 후미히토 친왕은 형과 달리 우익들 놀음에 잘 놀아주는 말종이다. 부모의 사상이 자식에게 그대로 이어질 거란 건 정말 엄청나게 큰 착각이고 비이성적인 접근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