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중구청장의 노재팬 배너, 미리 결론을 내려놨던 그들

즈라더 2019. 8. 16. 18:00

 중구청에서 노 재팬 배너를 단 것에 대해서 '역시 한국의 국민성이란'이라며 비아냥거리는 거 보면서 실실 웃음이 나왔다. 생각해보자. 중구청에서 노 재팬 배너를 달 때 멍청하다며 반대한 게 누굴까? 한국 국민이다. 그럼에도 '국민성'이 어떻다느니 말하는 건 아주 이상하다. 다시 말하는데 배너를 내리게 항의한 게 한국 국민이다.


 '국민성'이란 우생학이 떠오르는 단어까지 동원한 애들은 확실하게 거르면 된다. '이건 옳지 않다'고 일괄 동의라도 한 듯 배너가 걸리고 3시간 동안 배너를 내리라는 청원 인원이 7000명이나 늘어났다. 그렇게 국민의 항의로 배너를 내렸음에도 '저런 배너를 단 저급한 국민성'이라 말하는 인지부조화. 정확히는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어떤 말을 할지 준비해놨던 것이다. 중구청의 일방적인 행동을 국민성으로 연결한다면, 일본의 국민성은 그냥 악마가 되는 것을.



 아마 저들에게 이번 한일 무역전쟁의 원인이나 경과를 지켜볼 생각 따윈 전혀 없을 거라 본다. 판타지 소설을 쓰기라도 하듯 모조리 '우리 일본'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사건 하나하나를 재해석하고 있더라. 한국이 무릎을 굽히면 '저럴 거면서 왜 그렇게 버텼냐.'라고 할 거고 일본이 무릎을 굽히면 '이렇게까지 해서 우리가 얻은 게 뭐냐'라고 할 거다.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것이다.


 최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글을 들춰보다가 느낀 건데, 저들은 절대 한국에 유리한 해석이나 한국의 긍정적인 부분을 묘사한 기사를 올리지 않는다. 그래놓곤 나보고 '왜 일본에 항상 부정적이냐'라고 지적을 한다. 글쎄. 난 너희들과 다르게 일본의 긍정적인 모습, 이번 건에 대한 일본인의 이성적 접근 등을 아주 많이 전달했다. '한국을 증오하지만'이란 전제 하의 글이라 하더라도 전달했다. 만약, 그런 글에서조차 불쾌함 밖에 못 느꼈다면, 이미 본인의 뇌가 일본인, 그것도 우익 단체의 것으로 변한 게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