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글래스>로 이어지는 나이트 샤말란의 히어로 트릴로지는 '히어로의 증명'이란 단순한 주제로 이어진다. 나이트 샤말란 개인의 히어로에 대한 집착(?)이 스며들어서, 히어로를 믿지 않는 자들에게 정신학인 척하는 종교적 접근법까지 곁들여 '믿으라!'라고 외친다.
무려 19년이란 기간을 버티고 버틴 끝에 완결낼 수 있었던 '오리진' <글래스>가 기대했던 방향과 다른 결과로 이어진 건 혹평의 이유로 충분하지만, 애초에 일반적인 히어로물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던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를 고려할 때 궤적이 확고한 작품이라 볼 수도 있다.
<글래스>에 액션만 기대 안 하면 된다. 여러 차례 실패를 거두고 영화 한 편 만드는 게 본인을 학대하는 꼴이 된 나이트 샤말란이라, 제작비가 2000만 달러에 불과한 영화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고용한 Manny Siverio는 주로 비디오용 영화의 스턴트를 짜던 인물인 데다 (당연히) 무술 안무를 짜는 담당 스탭도 따로 두지 않았다. 전작들부터가 액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영화였으니 딱히 놀랄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