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갑자기 끌려서 감상한 <아이언맨> 블루레이. 엄청나게 생소하다. 무엇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머리숱이.
시간이 흐른 만큼 어떤 변화가 있는 거야 당연하지만, 그게 하필 머리숱이란 말인가. <아이언맨>에서 풍성한 머리숱을 자랑하던 토니 스타크는 번쩍거리는 왁스칠의 올백머리로 양아치 스타일을 뽐냈다. 몸이 덜 만들어진 탓에 턱살이 살짝 접히는 것마저도 왠지 젊어보인다.
반면, 페퍼 포츠 여사님은 이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서인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토니 스타크와 페퍼 포츠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보면, 조금 위화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염색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흰머리 때문이려나.
그간 <아이언맨>을 안 보려 했던 건 영화에 대한 흥미도 있었지만, 그보다 과거에 얽매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상해보니 예상대로다. 오늘 하루는 과거에 얽매여 추억을 되새기는 날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