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사나가 인스타그램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平成生まれとして、平成が終わるのはどことなくさみしいけど、平成お疲れ様でした!!!
令和という新しいスタートに向けて、平成最後の今日はスッキリした1日にしましょう!"
올라온 곳은 트와이스의 인스타그램. 사나가 쓴 글이 무슨 내용인지 간략하게 해석하자면,
"헤이세이(이전 연호)에 태어나, 헤이세이가 끝나는 게 어쩐지 쓸쓸합니다만, 헤이세이 수고했습니다!!!
레이와(새 연호)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해, 헤이세이 마지막 날은 개운한 하루로 만듭시다!"
사나가 이 글을 대체 무슨 의미로 올린 거이냐며 격렬한 이야기가 오가던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 의미 없다'다. 궁예가 아니고서야 이것만 보고 사나가 무슨 마음을 품었는지 알 수 있을 리가.
연호에 '텐노에 대한 찬양'이 들어있다고 인식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냥 '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갈 때 '21세기에는 더 즐거운 일이 생기길'이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연호와 텐노에 대한 찬양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은 연호를 텐노가 멋대로 정하는 시대마저도 아니다.
일본인들이 연호를 두고 '이거 우리만의 문화라서 킹왕짱이야'라 생각한다고 여기는 사람은 정신 차리자. 우익, 그 중에서도 극단적인 바보들이나 그런 소리를 한다. 대일본제국 만세를 외치는 쓰레기들 중에도 연호를 좋아하는 이는 거의 없다. 연호라는 것 자체가 중국에서 넘어온 시스템이기 때문. 극단적인 바보들이나 '이제 우리것이 된 연호'라고 말하고, 일본 대중은 '쟤네 미친 놈들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어쩔 수 없이 연호를 사용한다. 관공서를 비롯해 각종 정부 관련 업무에 2XXX년이 아니라 헤이세이 XX년이라고 적는 탓이다. 어쩔 수 없이 연호에 익숙할 수밖에 없고, 그냥 생각없이 쓰는 거다. 전세계가 다 서기력을 쓰는 데다, 일본 안에서도 공기업이 참여하는 업무를 제외하면 서기력을 함께 쓰기 때문에 연호를 쓰는 게 불편하다며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굉장히 많은 게 현실. 서기력과 연호를 함께 쓰도록 하는 일부 회사의 재무표를 보고 있노라면 '굳이?'라는 말이 종종 튀어나온다. 즉, 일본인들이 연호에 애정을 갖고 있다거나 하는 일은 웬만해선 없다. 최근 이런 반응 때문에 서기력을 주로 사용하는 쪽으로 변경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너무 오랜 기간 써왔던 거라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이유로 지지부진하다.
사나 역시 1n년 일본에서 생활해 온 일본인이기에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감각을 지닐 수 있다. 실수라면 실수.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보는 게 일본인만 있다면 모를까, 트와이스는 한국의 걸그룹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이게 무슨 소리지?'라고 어리둥절하는 게 당연하다. 애초에 이런 일본인들이나 이해할 법한 글을 컨펌해서 올려준 트와이스 계정 담당자도 무슨 생각인지 감이 잘 안 온다. 그러나 여기에 살을 보태고 궁예질까지 하면서 욕하는 건 오바육바다. 그냥 일본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으니까, 그걸 기념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같은 글이라 생각하면 적당하다.
'레이와'라는 새 연호가 일본의 군국주의를 막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괜찮다고 여긴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이 연호를 쓴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당연히 '레이와'가 무슨 의도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JYP가 섣불렀다. 드물게 한국어 해석을 달아주지도 않은 것(해석을 해줄 수 있는 글이 아니었기에)에서 왠지 묘한 고집도 느껴진다.
사나가 진짜로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는 이후에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적어도 현시점까지 그녀는 지금처럼 욕 먹을 행동을 하지 않았다.
_뱀다리
1. 그간 트와이스 인스타그램이 일본이나 대만 쪽의 재해 등에는 바로 위로글을 올려왔으면서 우리나라의 재해에는 침묵했다고 하던데, 이게 사실이라면 그냥 트와이스 담당자와 JYP를 욕하면 그만이지 사나를 욕할 이유는 못 된다. 이걸 구분 못 하고 묶으면 인지 능력 빻은 거다. 마찬가지로 다현이 마리몬드 문제로 일본 우익들에게 욕 먹었다면서 사나를 욕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다현을 욕한 일본 우익들을 욕하면 그만이다.
2. 헤이세이 텐노인 아키히로와 레이와 텐노인 나루히토가 전쟁을 반성하고 막아야 한다는 사상의 인물인 반면, 나루히토의 동생인 후미히토는 우익의 지지를 얻는 인물이다. 그리고 나루히토의 다음 텐노는 후미히토의 아들인 히사히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예인의 가볍다 못 해 몰라도 되는 실수가지고 욕하는데 신경 쓰지 말고, 이런 거에나 신경 쓰자. 히사히토가 텐노 자리를 잇는다면 전쟁을 일으킨 쓰레기(쇼와 텐노)가 죽고 60년도 안 돼서 전쟁에 찬성하는 텐노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레이와 텐노인 나루히토의 나이가 60이다. 길어봐야 30년 재위일 터.
3. 여윽시 디스토피아는 멀지 않았어.
4. 이제 트와이스가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는 글러먹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