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인

NGT48 야마구치 마호 습격 사건, 스폰서 의혹까지

몰루이지 2019. 3. 22. 18:28

 NGT48 야마구치 마호 습격 사건은 어떤 변화가 있건 포스팅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번에 판이 너무 커져서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생겼습니다. 이거 보통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베개 영업 즉, 스폰서 의혹이 서슴없이 나올 정도로 판이 커졌어요.


 48그룹의 운영을 담당하는 AKS가 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기자회견에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생중계되던 기자회견 내용을 야마구치 마호가 트윗으로 바로 반박하는 코믹한 상황이 펼쳐졌죠. 이를 토대로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건 추이를 정리해봅니다. 피해자인 야마구치 마호의 말이 모두 맞다고 가정해서 쓰는 거니까 이 부분 유념하시길.



 먼저 야마구치 마호는 NGT48의 1기생들 사이에 팬과 사귀는 멤버들이 있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가지고 운영(저쪽에선 회사측을 보통 '운영'이라고 부릅니다)에 옳지 않음을 어필했지만, 운영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런 탓에 팬과 사귀고 있는 멤버들이 야마구치 마호에 불만을 품었습니다. 팬과 사귀고 있는 멤버의 숫자는 무려 12명. 12명이란 숫자는 AKS의 기자회견에서 운영이 직접 밝힌 데다(물론, 그들은 사귄다는 식의 워딩이 아니라 가벼운 교류 정도로 표현했습니다.) 야마구치 마호 역시 부정하지 않은 걸 보아 확실한 사실로 보입니다.


 이 갈등은 결국 입계점을 돌파했습니다. 팬과 사귀고 있던 12명 중 한 사람이 야마구치 마호의 스케줄이 끝나는 시간을 흘렸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야마구치 마호를 비롯해 NGT48 멤버 다수가 살고 있던 멘션의 주소를 흘리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자기 집에 머물게 해주며 야마구치 마호를 습격하게 부추깁니다. 그렇게 야마구치 마호 습격 사건이 일어나고, 이후 지지부진한 조사와 운영의 어설픈 대응으로 상처받은 야마구치 마호가 사건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거죠.


 이번 사건에서 잘 살펴봐야 하는 건 습격 이후 운영의 대응입니다. 운영이 제일 먼저 한 조치는 '사과'였습니다. 피의자나 뒤에서 사주한 것으로 여겨지는 멤버가 아니라 피해자인 야마구치 마호의 사과. 뼈 밖에 안 남은 듯한 초췌한 모습으로 사과하는 야마구치 마호의 모습에 일본 대중이 경악했습니다. 사회면 뉴스에도 나왔어요. 심리, 정신 쪽 의사들의 조언을 얻어 '중요한 건 피해를 입고 두려움에 빠졌을 야마구치 마호에 대한 정신적 케어다'라는 칼럼도 있었죠. 운영은 기자회견에서 그녀가 사과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야마구치 마호 본인이 나서서 폭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사과했습니다."


 이거만 보면 야마구치 마호가 섣불리 결정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야마구치 마호는 실시간으로 즉각 반박했습니다.


 "내가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다른 멤버에게 시킨다며 사과를 강요했다."


 즉, '폭로한 것에 대한 책임'은 야마구치 마호가 아닌 운영의 생각이 됩니다. 운영은 야마구치 마호가 폭로한 것이 잘못이라 여기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었던 셈이죠. 우리나라도 심각하긴 합니다만, 일본에서 내부 고발자는 사람 취급을 못 받습니다. 그게 드러난 거에요.



 AKS는 기자회견에서 오랜 기간 조사한 결과물을 발표한 뒤 충격과 공포의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12명에 대한 처분은 없습니다. 12명이 누군지 찾으려하지 마십시오."


 귀를 의심했습니다. 12명은 둘째치고 사건의 단초가 된 세 명에 대한 징계조차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게다가 12명이 누군지 찾으려들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이건 팬들을 향한 협박입니다. 억울하게 몰리는 멤버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거라 보기도 어렵습니다. 찾는 행위조차 못 한다면, NGT48 멤버 전원이 억울한 의혹에 시달리게 되는 걸요. 야마구치 마호의 반응만 봐도 이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츠무라(AKS의 영상 총괄이었는데 지금은 이사가 된 모양. <프로듀스48>을 본 사람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보통 기획사 대표가 나오는 자리에 갑자기 수염 기른 일본인 아저씨가 비친 적이 있는데, 그 양반이 바로 마츠무라 타쿠미입니다. 한성수와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나는 장면에도 얼굴을 드러냈죠.)는 내게 그들 모두를 탈퇴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이 정도 대형 사건을 일으킨 이들을 내버려둔다는 게 이상한 일입니다. 그러나 운영은 결국, 끝까지 그들을 안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짐은 있었습니다. NGT48이 악수회를 재개했거든요. 다들 의아해했죠. '저들 가운데 분명히 가해자가 있을 텐데, 악수회를 한다고? 이거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려는 거 아니야?' 네, 그 예상이 맞았습니다.




 AKS의 역대급 대응 탓에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 어떠한 확신이 번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판이 크다. 그냥 큰 게 아니라 그룹의 존폐와 직결될 정도로 큰 무언가가 연결되어 있다." 


 쓸데없는 궁예에 참여하고 싶지 않지만, 저도 그런 게 아니라면 운영이 저렇게 대형 사고를 친 멤버들을 안고 갈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과거 팬과 살짝 꽁냥(...)댄 것 하나만으로 몇개월에서 년단위까지 자숙한 48그룹 멤버도 있는 걸요. 그런데 이 정도 사고를 묵인하고 넘어간다니요. 운영은 팬들이 12명이 누군지 알아내려고 노력할까봐 걱정한 듯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팬들은 '12명이 누구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멤버 12명이 사귀었다는 그 팬들이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감싸고 도느냐'에 집중하고 있어요.


 NGT48은 이전부터 총선을 치를 때마다 기묘한 일이 많았지요. 몇몇 멤버들은 아직 팬층이 두텁지도 않고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엄청난 표를 획득하며 높은 순위를 기록했어요. 팬들은 어떻게든 몇천 표라도 만들어보자며 으쌰으쌰하고 있었는데, 결과를 보니까 몇만 표 단위가 나와버린 거에요. 당시엔 조작이니 뭐니 하다가 넘어갔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조작이라고 해도 지나치단 거죠.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도출되는 게 바로 스폰서 설이에요. 멤버들이 사귀었다는 그 팬들이 거물급 인사들이고, 그래서 그렇게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다는 추정. 이는 AKS 운영이 쩔쩔매며 아무런 징계도 못 내리는 이유로도 충분합니다. 너무 거물 팬이라서 쩔쩔 맨다는 의미가 아니라 12명이나 되는 주력 멤버가 스폰서를 끼고 막대한 자금을 쓴 거라면 그룹의 이미지가 박살나고 존폐와 직결됩니다. 저쪽은 인원수도 많고 극장을 비롯해 칸무리 방송 등등 자체 제작해서 준비해야 하는 게 엄청나게 많은 터라 런칭하는데만 백억 단위가 들어가요. 그거 회수도 못 할 지경이니 벌벌 떨 수밖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뇌피셜이 설득력있게 들리도록 하는 AKS의 기자회견 공식 발표.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저쪽도 초대형 사건이 하나 터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