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1편부터 3편까지는 옛날 제임스 본드 시리즈처럼 연결되지 않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만, 4편부터 6편까지는 지금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처럼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6편에 해당하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전편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끊어졌던 이야기를 이어가듯 연출했다는 점에선 <퀀텀 오브 솔러스>, 극의 전형성을 탈피해서 마치 기전전결처럼 느껴지는 전개 방식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닮았다.
어쩌면 단점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이러한 영화의 성향이 부정적 인식을 주지 않는 건 그럴 틈이 없기 때문이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시작부터 끝까지 트릭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노출되는 각종 무리수와 내러티브 부재를 무시해도 될 만큼 흥미진진하다. 단점을 인식하기도 전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놀라운 각본과 연출 감각에 감탄을 내뱉었다.
사실, 영화에서 진짜 감탄을 내뱉어야 하는 요소는 촬영과 스턴트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도 놀라운 수준의 촬영을 자랑했는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그마저도 뛰어넘어 공군 기지 시퀀스부터 작정하고 화면에 마약을 뿌려놓었다. 그리고 꼭 촬영에 공이 다 돌아갈까봐 걱정이라도 한 듯, 스턴트 역시 각본 안에서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체이싱을 만들어냈고, 이는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이 이뤄냈던 전설적 체이싱 장면에 견줄 만하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여기에 신들린 듯 극에 힘을 불어넣는 OST를 끌어내서 배치한 뒤, 본인의 장기인 R등급과 PG의 중간 어느 지점에 해당할 법한 리얼리즘의 총격씬을 끼워넣었다. 이 결과, 우리 오락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사족)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아이맥스 시퀀스를 두고 많은 이가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여기는 듯하지만, 이 영화엔 아이맥스 카메라가 사용되지 않았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아이맥스 시퀀스에 사용된 카메라는 대부분 레드 웨폰이다. (댓글 참조) 이 영화의 아이맥스 시퀀스가 시원했던 이유는 아이맥스 카메라의 패시브인 얕은 심도와 훌륭한 명암 구분, 정확한 블랙을 가장 비슷하게 재현해낼 수 있는 디지털 촬영 기기가 레드 웨폰이기 때문이다. 레드 웨폰 시리즈는 이미 8K까지 진출했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일부 장면과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일부 장면에도 사용되었다. ARRI의 알렉사 아이맥스보다 레드 웨폰이 훨씬 아이맥스란 이름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일까?
이하 스크린샷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정발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 크로마 버그가 생긴 상태로 캡쳐되었으니 참고만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