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5월 1 - 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굴욕

몰루이지 2023. 5. 11. 00:20

오토라는 남자 포스터

 

 굴욕이라면 굴욕. 의도한 것이라면 의도한 것. 

 

 이번에 공개된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을 살펴보면 10위 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단 하나뿐이다. 애초에 특별히 공개한 작품이 없는 것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수도 없이 많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들, 졸작부터 걸작까지 고르게 포진한 그 오리지널들이 단 하나밖에 없다는 건 굴욕이 맞다. 그 단 하나의 작품마저도 비교적 최근에 공개한 <가이드 투 러브>가 차트에서 버티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넷플릭스 유저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잘 챙겨보지 않는다는 증거로도 손색이 없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너무 많이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일 수도 있다. 다른 OTT 서비스들은 오리지널들을 그렇게 많이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텐트폴 한 작품이 거의 1~2개월씩 1위를 차지하고 안 놔주는 일마저 빈번하다. 넷플릭스처럼 일주일에 하나에서 두 개의 오리지널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개해 버리면 아무리 뛰어난 작품,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라도 10위 안에 오래 버틸 수가 없는 법이고, 그만큼 기억이 휘발되어 사라진다. 한 번 휘발되어 기억에서 사라진 작품은 다시 감상할 작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장막에 가려진 것처럼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넷플릭스의 의도라고도 말한다.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오리지널 작품뿐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판권을 구입해와 서비스하는 작품마저도 적극 추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보면 넷플릭스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서비스로 끌어들이고자 하는지 알 법도 하다.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모아봤어."에 가까운 태도다. 자사의 오리지널 작품을 우선시해서 홍보하지만, 그렇다고 판권을 구매해서 서비스하는 타사의 작품을 홀대하지 않는다. 그런 차별 없는 태도가 다른 회사들 사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고, 덕분에 넷플릭스로 작품을 보내는 걸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한다. 넷플릭스로선 무한대에 가까울 작품의 스펙트럼을 만들 수 있으니 구독자는 이러쿵저러쿵해도 넷플릭스를 포기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도 다른 OTT 서비스들처럼 오리지널 작품이 10위권으로 다시 올라오는 등의 역주행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억이 휘발되었기 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무슨 작품이 있었는지 다 까먹었다. 너무 많아서 그걸 다 기억한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정말 좋은 작품이 많았을 게 분명함에도 그걸 다 놓치는 기분이라 썩 유쾌하지 않다. 

 

반응형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오토라는 남자>가 차지했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신작으로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아 나름대로 화제가 되었던 그 영화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아서 감상해볼까 하고 한국 넷플릭스에 검색해 보니 서비스하지 않고 있었다. 소니 픽쳐스의 작품이라 한국에 나중에라도 서비스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서 조금 기대하는 중이다.

 

 서두에 적은 것처럼 10위 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가이드 투 러브>뿐이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에이전트 AKA>가 차지했다. 폭발적이라 할 수 있는 반응으로, 딱 2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역대 순위 7위에 등극. 프랑스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먼저 감상한 사람들의 반응만 보면 그냥 무난하게 즐길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아서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 정도로 폭발적 반응이 나와버리면 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휩싸이게 된다. 시간을 좀 내볼까.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샬럿 왕비: 브리저튼 외전>이 차지했다. 압도적인 기세의 데뷔 성적. <브리저튼> 시리즈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많이 보는 모양이다. 작품의 재미만 확실하다면 역대 순위에 들어갈 수도 있을 성적이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더 테일러>가 차지했다. 패션 디자이너를 주인공으로 삼은 치정 스릴러라고 한다.

 

 10위 안에 들어간 한국 드라마는 6위에 <닥터 차정숙>, 7위에 <퀸메이커>, 9위에 <나쁜엄마>가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K 콘텐츠의 다음 타자는 <택배기사>. 기대 반 걱정 반의 그 작품. 부디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는 작품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