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 봤다. 그 재미있다고 난리였고, 사람들이 이걸 안 보고 시네필이라 할 수 있느냐며 이야기를 나누던 <탑건: 매버릭>을 아직도 안 봤다. 봐야겠노라 다짐을 여러 차례 했고, 심지어 하도 난리를 치니 본 것처럼 은근슬쩍 리액션을 치기도 했는데, 이제 이실직고한다. <탑건: 매버릭>은 여전히 내게 미지수의 작품이다.
첫 번째 장벽은 <탑건>이었다. 난 <탑건>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당대를 풍미하던 화려한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미국군을 홍보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당시 딱히 미국에 안 좋은 감정을 가졌던 건 아니지만 '군대'를 홍보한다는 그 메커니즘 자체가 묘하게 거부감을 느끼게 했던 기억이다. 두 번째 장벽은 <탑건: 매버릭> 개봉 당시의 팬데믹 현황이다. 정확히 말해 마스크가 걸리적거렸다. 이미 블루레이와 OTT로 감상 패턴이 완전히 넘어온 상황에서 가뭄에 콩 나듯 갔던 극장인데, 극장에 갈 때마다 마스크가 너무 힘들어 짜증이 났달까. 아무리 <탑건: 매버릭>이 재미있어도 마스크를 쓴 상태로는 극장에 가지 않기로 다짐을 했던 터라 그냥 넘어갔다.
그 결과 <탑건: 매버릭>을 극장에서 감상하지 않은 채 블루레이로, 그리고 그 블루레이조차 거의 감상하지 않게 된 지금은 방치 상태로. 물론, 그냥 이대로 방치시켜둘 생각은 없다.
아래로 <탑건: 매버릭> 4K 블루레이의 오픈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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