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4월 17 - 23일, 태국 영화 '헝거'가 역대 순위에 들다

즈라더 2023. 4. 26. 19:28

 넷플릭스가 <길복순>에 걸었던 기대는 프로모션의 규모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에 걸쳐 벌어진 막대한 프로모션은 아마 영화 자체의 제작비보다 더 돈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그 정도로 기대를 했던 작품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고 일시적으로 거두었던 비영어권 1위라는 타이틀만을 가져갔으니 넷플릭스 코리아로선 속이 답답할 것이다. 로튼 토마토나 메타 크리틱의 평론가들이 내린 호평을 보고 나면 조금 억울하단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이 모양인 게 바뀌진 않는다.

 

 반면 태국 영화 <헝거>는 공포 영화 중심으로 화제를 일으키던 기존 태국 영화와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태국 영화의 혁명이라 할 수 있을 성적을 거두고 있다. <헝거>는 이번주 넷플릭스 주간 순위에서 1400만 시간을 기록, 총합 약 6900만 시간으로 넷플릭스 역대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의 9위에 올랐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잘 만든 작품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의 퀄리티가 썩 좋지 않다는 증거로 삼아도 되지 않나 싶었지만, 나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킬링타임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이 사실이 거의 입소문 하나로 퍼져 나가 인기를 누린 것에 대해선 감탄해 줘야 옳다. 난 한국 영화도 이런 식의 성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로모션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프로모션을 뛰어넘는, 입소문의 힘으로 성공하는 작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요샌 예전의 한국 영화가 다 어디로 간 건지 모르겠다. 분명히 한국의 대중문화 중에서 가장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던 게 영화였는데 지금은 다른 케이 콘텐츠에 한참 밀리는 느낌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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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지난주에 이어서 <세븐 킹스 머스트 다이>가 차지했다. <길복순>과 경쟁하던 <머더 미스터리 2>는 4위까지 추락했고, 대신 새롭게 진입한 3위의 작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작인 <가이드 투 러브>. 그 외의 1주 차 작품들은 대부분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니다. 참 신기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그렇게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 오리지널들보다 졸작인 영화들이 대신 탑 10 안에 들어온다니.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Queens on the Run>이라는 작품.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건지 찾을 수가 없다. 태국 영화의 자랑이라 할 만한 <헝거>는 여전히 높은 수치로 2위를 차지했고, <길복순>은 7위에 랭크되었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외교관>이다. 현재 한국의 외교 상태와 흡사한 구석이 많아서 더욱 재미있다는 평이 있어서 한 번 볼 생각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이 걸작이라고 평가한 <비프: 성난 사람들>은 여전히 성적이 지지부진하다. 작품의 몰입도만 보면 분명히 더 좋은 성적이 나와야 하는데, 여전히 영미권에선 아시아계 사회를 다룬 작품에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걸까.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콜롬비아의 드라마 <예감> 시즌 2다. 아내의 심장을 노린 장기매매단에 복수를 하겠다는 남편이 아내의 심장을 이식받은 이와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모순적인 이야기를 다뤘던 <예감>에 이어서 시즌 2는 조금 더 범죄극, 치정극에 가까운 형태의 작품으로 탄생했다고 하다. 아마 남미권에서 성공을 거둔 끝에 나온 시즌 2인 모양. 그러나 문화의 차이일까? 남미가 아닌 곳에선 <예감> 시리즈에 대한 호평을 보기가 쉽지 않다. 

 

 주간 순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 드라마는 2위의 <퀸메이커>, 6위의 <더 글로리>, 9위의 <환혼>이다. 환혼의 생존력에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