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4월 3일 - 9일, '길복순'에 대한 미국 평단의 호평

즈라더 2023. 4. 12. 21:15

카피캣 킬러 포스터

 이제 <길복순>에 대한 미국 평론가들의 평가가 완료가 되는 모양새다. 현재 로튼 토마토에 남겨진 <길복순>에 대한 평론가 평가는 총 31개. 보통 여기서 기껏 해봐야 2~3명 정도가 더 추가되는 정도로 끝이 난다. 어쩔 수 없다. 저쪽을 기준으로 외국, 그것도 아시아권 작품은 정말 '외진 것'으로 주류의 편린 취급받고는 하고, 평론 자체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시시콜콜한 이상한 작품에 대해서는 수백 개의 리뷰가 올라오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라고 말하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는 75개의 리뷰 밖에 없다. 최근 가장 화제였던 한국 드라마인 <더 글로리>에 대한 리뷰는 6개에 불과하므로 <길복순>은 영화제에 다녀온 영화라는 점을 바탕으로 넷플릭스 측에서 있는 한껏 밀어줬기 때문에 리뷰가 좀 쌓인 경우라고 봐야 한다. 외국어 가사의 노래는 웬만해선 틀어주지 않는 미국 라디오와 함께 케이 콘텐츠가 정복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평론가 집단 지성의 토마토 수치는 81%. 탑 크리틱만 따지면 88%. 아주 높은 수치다. 심지어 탑 크리틱의 경우에는 평점마저도 7.1점으로 상당히 높다. 이쯤 되니까 내가 <길복순>을 보면서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진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길복순>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박한 편이며, <길복순>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될 것으로 여겨지던 아시아권에서도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다. 할리우드 영화 속 킬러들이나 첩보원들의 액션을 우라까이 한 게 오히려 저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걸까? 신기할 노릇이다.

 

 어쨌든 이렇게 지역에 따라 극단으로 갈리는 평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길복순>은 넷플릭스 주간 순위 2주 차에 들어서 1주 차보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다. 경쟁자였던 <머더 미스터리 2>가 2주 차에 들어서 성적이 떨어진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여길 수 있는데, 절대 수치에선 여전히 <머더 미스터리 2>의 절반 수준이다. 두 작품 다 본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대목. 아무리 영미권 작품에 인기 스타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해도 <머더 미스터리 2>는 저런 성적을 거둘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니다. <길복순>도 그렇게 재미있게 보진 않았지만, <머더 미스터리 2>의 엉망진창 만듦새에 비하면 걸작이라 할 수 있다. <길복순>의 제작진이나 <길복순>을 있는 한껏 밀어주던 넷플릭스 코리아로선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겠구나 싶을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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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에선 여전히 <머더 미스터리 2>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내 친구 추파카브라>가 2위로 데뷔했다. '추파카브라'라는 신화 속 동물과 트라우마 가득한 아이가 만나서 서로를 치유하며 모험을 이어간다는 내용의 가족 영화로, 킬링타임으로 썩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추파카브라가 엄청 귀엽다고 하니 가볍게 즐길 가족 영화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 번 고려해 보시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에선 <길복순>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헝거>가 2위로 데뷔했다. <위플래쉬>가 떠오르는 태국의 요리 영화라고 한다. 요새 콘텐츠 퀄리티가 상당히 좋은 태국이라 한 번쯤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헝거>의 인기 덕분에 <길복순>, <비상선언>, <스위치>와 함께 총 4개의 아시아 작품이 비영어권 영화 10위 안에 들어갔다. 이 정도면 아시아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의 1위는 <나이트 에이전트>. 그 가운데 <성난 사람들>이 3위를 차지한 게 눈에 띈다. 영미권의 넷플릭스 오리지널치고는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닌데, 미국의 아시아, 정확히는 한국계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성난 사람들>에 대한 평가 자체는 매우 좋다. 무려 로튼 토마토 99%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신선 마크를 달았으며, 탑 크리틱을 기준으로 하면 100%다. 왠지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은 수치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를 살펴보면 비영어권 영화 차트와 마찬가지로 케이 콘텐츠를 앞세운 아시아의 반란이 인상 깊다.

 

 일단 대만 드라마인 <카피캣 킬러>가 당당하게 주간 순위 2위로 데뷔. 오랜만에 대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고, 벌써 대만 쪽에선 넷플릭스 아시아를 향해 '우리에게도 투자를 해주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중이다. 물론, <카피캣 킬러>는 후반부에 대한 혹평을 이겨내지 못하고 플릭스패트롤 기준 19위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라서 조금 무모한 주장이긴 하지만, 같은 원작으로 일본에서 리메이크했던 <모방범>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연출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걸 이해하고도 남는다.

 

 일본 드라마 역시 주간 순위에서 힘을 발휘했다. 9위에 랭크된 <너에게 닿기를>이 바로 그것. 역시 아니메판이 존재하는 실사화는 기본 팬덤이 있기 때문인지 나름대로 인기를 모으는 데 성공한다.

 

 케이 콘텐츠는 언제나처럼 활약했다. <더 글로리>는 굳건하게 1위를 지켰고, <신성한 이혼>이 5위, <일타 스캔들>이 6위를 차지했다. <더 글로리>는 이로써 공개 후 28일이 지나서 역대 순위 레이스를 끝마쳤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역대 순위 5위. 기대한 만큼의 성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역대 순위에 들었다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박수!

 

 이제 넷플릭스 케이 콘텐츠의 다음 타자는 <퀸 메이커>와 <택배기사>다. <퀸 메이커>는 대체 어떤 부분에서 끌렸기에 김희애와 문소리 같은 배우들이 나섰는가 싶어서 관심이 생기고, <택배기사>는 작품 자체를 워낙 오래 기다려왔기 때문에 관심이 생긴다. 두 작품 모두 대박을 터트리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