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2월 27일 - 3월 5일, K 컨텐츠에 진심인 넷플릭스

즈라더 2023. 3. 8. 10:06

롱런하고 있는 <웬즈데이> 포스터

 

 넷플릭스가 K 컨텐츠를 주력 상품으로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비록 이전과 같은 대박 행진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K 컨텐츠가 상당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K 컨텐츠에 대한 투자보다는 일본과 동남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걱정을 하던데, 이는 K 컨텐츠에는 이미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뿐, 소홀히 하겠다는 의도가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투자 대신 '정리'를 선택했다. 

 

 먼저 넷플릭스의 K 컨텐츠 전문 유튜브 채널이었던 '스운 swoon'을 'Netflix K-content'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어 영상과 영어 영상을 함께 올리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에 대한 반발이 조금 있다. 스운의 유저들은 서로를 swoonie라고 부르며 소속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는 주로 예고편이 올라오고 넷플릭스의 홍보용 예능 컨텐츠는 전부 다 스운 즉, 넷플릭스 K 컨텐츠 채널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발맞춰서 틱톡의 넷플릭스 코리아 계정을 'Netflix K-content'로 바꿔서 합쳤다. 이로써 넷플릭스는 K 컨텐츠 홍보 채널을 두 개나 가지고서 각종 클립과 홍보용 예능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채널 하나를 통째로 소비하고, 틱톡 계정마저 한국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바꾸어놓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아니, 드문 일이 아니라 없는 일이다. 넷플릭스 영국 채널을 'Still Watching Netflix'라는 채널로 활용하며 클립이나 메이킹 등을 올리고 있는 게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겠지만, Still Watching Netflix 채널은 영미권 작품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작품의 클립이나 메이킹을 올린다. 비슷할 순 있어도 같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로써 넷플릭스가 K 컨텐츠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과연 한국에 IMF에 버금가는 경제난이 닥쳐도 이렇게 공을 들여줄까? 하이브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SM 엔터테인먼트를 먹으려고 무리수를 잔뜩 던지는 걸 보고서 '지금은 돈을 쓸 때가 아니라 돈이 새 나가지 않게 잡아둘 때인데 왜 저러지'란 생각마저 드는 나로선 넷플릭스가 한국에 공을 들일 수록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커져간다. 노파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의 대한민국이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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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은 <위 해브 어 고스트>가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의 규모나 '기대치'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할 만하다. 

 

 넷플릭스로선 상당한 굴욕일 수밖에 없는 차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그토록 많이 나왔고, 호평이 쏟아진 영화도 있었는데, 그 영화들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외부에서 판권을 가져다 서비스하는 영화들이 차트를 도배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넷플릭스 재질의 영화'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솔직히 차트에 올라온 영화들 대부분이 그렇게 잘 만들어진 작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투나잇 위드 미>가 차지했다. 중년의 부부가 권태기를 맞이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폴란드의 영화다. 평가가 좋지 않아서 아마 다음 주에는 차트 밑으로 추락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영화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4위를 기록했는데, 역시 시청 시간 수치가 좋지 않다. '롱런' 여부를 따지고 본다면 어떨지 몰라도 지금 당장은 이 작품을 성공으로 분류해야 할지는 약간 모호하다고 하겠다.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니었던 작품의 판권을 사 와서 오리지널 딱지만 붙인 경우이므로 그런 기준에서 볼 때는 선방이라 여겨야 할지도.

 

 참고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위에 3위를 기록한 <Call Me Chihiro>는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의 <치히로 상>이다. 역시 이런 유형의 일본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층이 존재한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지난주에 이어서 <아우터뱅크스> 시즌 3가 차지했다. 시즌 1, 시즌 2의 호평 덕분인지 첫 번째 주의 성적이 굉장히 좋았지만, 두 번째 주의 성적은 첫 번째 주보다 좋지 않다. 이런 경우의 이유는 대체로 하나다. 평가가 좋지 않을 때. 아니나 다를까 <아우터뱅크스> 시즌 3의 평가는 시즌 1, 2에 비해 심각하다 할 정도로 좋지 않다.

 

 그나저나 <웬즈데이>는 언제까지 저 자리에 버티고 있을 예정인 걸까. 엄청난 롱런이 아닐 수 없다. 비록 28일 성적은 <오징어 게임>과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에 밀려서 3위지만, 누적된 성적을 합쳐서 따져보면 <웬즈데이>가 벌써 두 작품을 넘어섰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지난주에 이어서 <세 개의 비밀>이 차지했다. 멕시코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상당히 좋은 성적을 예상했었는데, 두 번째 주의 성적이 기대이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경우 작품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을 때가 잦다. <세 개의 비밀> 역시도 마찬가지며, 얼마 안 되는 대중들의 평가조차 평작 이하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이번 주간 순위에 K 컨텐츠는 <일타 스캔들 Crash Course in Romance>, <철인왕후 Mr. Queen>, <피지컬 100>이 들어왔다. 겨우 세 작품에 불과하지만, 세 작품 모두 높은 순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누렸다. 아마 다음 주에 공개될 이번 주 순위에서는 종영된 <일타 스캔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

 

 이번 차트에서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피지컬 100>의 하락세가 엄청나다는 점 정도려나. 아무래도 결승전과 관련되어 있었던 여러 이슈들이 악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싶다. 물론, 플릭스패트롤을 기준으로 볼 땐 결승전이 공개되기 전부터 하락세를 타고 있었으니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번 주 금요일, 넷플릭스가 폭풍 푸쉬를 해준 <더 글로리>가 공개된다. 파트 1의 성적에 파트 2의 성적이 합쳐지므로 역대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건 기정사실이니, 순위에 드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중요하다 하겠다. 과연 <더 글로리>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