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2월 20 - 26일, '계정 공유 금지'에 빈집털이까지

즈라더 2023. 3. 1. 08:33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의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의 여파가 넷플릭스 주간 순위에 집계되는 시청 시간에 영향을 끼쳤다는 건 분명한 사실. 시청자수가 많기로 유명했던 중남미 쪽에서 계정 공유 금지를 시행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중남미 쪽의 시청자수가 그렇게 많으냐고? 많다. 1년 전 집계에 따르면, 멕시코부터가 일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었으며, 브라질은 거의 프랑스와 맞먹는 구독자수를 자랑했다. 시간이 많이 흐르기는 했지만, 아마 비슷할 것이다. 즉, 지금 넷플릭스의 시청자수는 계정 공유 금지를 시행하기 전보다 훨씬 적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해야 한다. 애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게 아니라 넷플릭스가 이미 완성된 영화를 구매한 경우인 데다 그렇게까지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성적이 비슷했던 일본 영화 <신체찾기>가 급속도로 밀려나가는 가운데 혼자서 성적이 폭등한 거라 더욱 나쁘지 않다. 물론, 역대 순위에 들어갈 수 있을 법한 추이는 아니고, 현재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영화 쪽이 빈집임에도 틀림없으므로 큰 의미를 둘 것까진 없다. 엄청난 성적을 기대하기보단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한국판과 일본판을 비교하며 '이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구나'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외국인들을 보면서 국뽕이나 채우는 게 나을 것이다.

 

 이런 과도기, 그러니까 빈집인 데다 시청자수를 줄이더라도 구독자수를 늘리겠다는 넷플릭스의 모 아니면 도 정책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는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주간 순위를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넷플릭스의 생각처럼 구독자수가 늘지 않아서인지 경제 사정이 안 좋은 나라는 추가 이용자에 대해서 할인까지 들어갔다고 하니 더욱 모호하다. (이보세요. 선진국 중에도 한국, 영국, 이탈리아는 할인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는 아마도 <더 글로리> 파트 2가 공개되기 직전에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시행될 것 같은데, 이러면 <더 글로리> 파트 2의 성적도 분석하기가 까다로워진다. 글을 쓰는 입장에선 어차피 할 거라면 단번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유 금지를 해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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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은 <위 해브 어 고스트>가 1위를 차지했다. '이사를 했더니 귀신이 있더라'하는 전형적인 가족 영화로 출발해서 시대에 걸맞도록 스트리밍을 통해 화제가 된다는 설정을 갖춰두고, 가볍게 특수 기관과 체이싱도 하는, 나름 그럴싸한 잡탕찌개라는 듯하다. 가볍게 즐기기 나쁘지 않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고려해 보셔도 좋겠다. 

 

 그 외의 영화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으로 도배되어 있다. 빈집이라는 얘기다. 사실, 아주 오랜 기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잔뜩 만들었음에도 이렇게 빈집일 때는 어김없이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으로 도배되는 건 넷플릭스로선 굴욕일 것이다.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기도 하고. 순위에 오른 작품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보다 잘 만들었다고 할 만한 작품들은 아니니까.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1위를 압도적인 차이로 차지한 건 영어권 영화 차트보다도 더 빈집이기 때문. 그러나 저 수치 자체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가 작용한 결과물인 걸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하필이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는 비유럽, 비영어권 지역에서 조금 더 먼저 계정 공유 금지가 시행되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뿐 아니라 여러 K 컨텐츠가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여겨진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의 1위는 <아우터뱅크스>다. 벌써 시즌 3까지 진행되었고, 여자 주인공이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에서 맹활약한 덕분인지 1주 차부터 시청 시간 수치가 엄청나게 높다. 작품이 정말 잘 만들어졌다면, 그리고 그 사실이 입소문을 탄다면 상당한 호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싶다. 일단 나부터가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덕분에 이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정도니 영미권에선 어떨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 1위는 <세 개의 비밀 Triptych>이다. 자신이 세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란 여성이 쌍둥이 중 한 사람이 살해된 현장을 발견하고 왜 자신이 쌍둥이라는 걸 몰랐는지 파헤치는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한다. 시놉시스만 봐도 한 번쯤 봐두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세 개의 비밀>은 멕시코 드라마. 말이 비영어권 드라마지 미국의 히스패닉 비중을 고려하면 미국 드라마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또한, 수도 없이 많은 중남미의 라틴계 국가들까지 고려할 경우 영미권이 우습게 느껴지는 수준까지 도달한다. 내 생각에 <세 개의 비밀>은 넷플릭스 역대 순위 비영어권 TV의 10위 안에 가볍게 안착할 것 같다.

 

 이번 주간 순위에 들어간 K 컨텐츠는 총 4개. 순위대로 <피지컬 100>, <철인왕후>, <일타 스캔들>, <연애대전>이다. 플릭스패트롤을 참고해서 <철인왕후>가 상당히 높은 순위를 기록할 것 같다고 했었는데, 예상 그대로가 3위를 차지했고 시청 시간 수치도 굉장히 높다. 말도 안 되는 판타지 드라마긴 해도 재미는 분명히 있는 작품이라서 잘 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신혜선의 매력이 빵빵 터지는 드라마다. 지금 한국 넷플릭스 1위를 쭈욱 달리고 있는 만큼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쯤 감상해 보시길.

 

 넷플릭스 오리지널 K 컨텐츠의 다음 타자는 아시다시피 <더 글로리> 파트 2와 <길복순>.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가 상당히 공을 들여서 홍보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더 글로리> 파트 2는 넷플릭스의 영미권 공식 계정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의 넷플릭스 채널에 예고편이 등록되었을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파트 2의 일부 회차를 언론 시사회 형식으로 공개한 모양인데, 여기서도 좋은 반응이라서 <더 글로리>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치가 거의 천장을 뚫을 지경으로, <더 글로리> 파트 2의 공식 예고편 조회수는 이미 500만 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