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아마 <라스트 제다이>를 제외하면 가장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작품일 것이다. 특히 '얼티밋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나온 감독판이 '오리지널'이라는 사실(정확히 말해서 잭 스나이더는 3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었고, 그걸 30분 잘라내서 개봉한 게 극장판이다.)이 알려지면서 더욱더 논란이 되었다.
누군가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랑한다'라고까지 표현을 하고, 누군가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혐오한다'라고까지 표현을 한다. 같은 영화를 두고 이 정도까지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보통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고 해봤자 적당한 수준 안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수준의 의견차가 대부분인 반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너무 심하게 극단적이었다. (그리고 이 극단성은 앞서 말한 것처럼 <라스트 제다이>에 의해서 깨진다.)
많은 사람이 '스나이더버스'의 복구를 원하는 팬덤에 대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성공적이었기 때문'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그 근간, 그러니까 애초에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나오길 바라던 팬덤의 염원은 바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비롯되었다. 영화에 열광하고 또 열광한 팬들이 '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낸 잭 스나이더는 천재', '<저스티스 리그>의 스나이더컷은 반드시 나와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그 결과물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겐 DCEU를 망친 첫걸음으로 받아들여질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의 완성으로 이어졌다. 아시다시피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잭 스나이더를 증오하는 사람들도 평작 정도는 된다고 말할 만큼의 훌륭한 작품. 그렇다면,
과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실패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래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얼티밋 에디션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