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2월 13일 - 19일, '계정 공유 금지'의 여파에 대해서

즈라더 2023. 2. 22. 15:48

 <피지컬 100>의 성적을 단순화하자면 약 1.3억 시간 정도. 일반적인 작품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넷플릭스 주간 순위에 들어간 게 약 4주 정도이므로 이제 다음 주에 나올 이번주 주간 순위가 역대 순위에 집계에 들어가게 될 마지막 성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피지컬 100>은 그 일반성에 적합하지 않다. 넷플릭스의 일반성이란 한꺼번에 공개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피지컬 100>은 일주일에 2화씩 방영했으므로 매주 2화씩 따로 집계해야 한다.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엔 우리가 직접 넷플릭스 주간 순위를 통해서 성적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피지컬 100>의 28일 간 성적은 오로지 넷플릭스 내부에서만 알고 있고, 역대 순위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역시 넷플릭스 내부에서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우 1.3억 시간이면 2.6억 시간인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에는 까마득히 멀었으니 역대 순위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9화가 방영된 시점으로부터 28일을 더 지켜봐야 대충이라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주간 순위 수치들은 2화씩 실시간으로 본방을 달린 사람들의 성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완결이 난 뒤에 보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자막 작업이 끝나지 않아서 볼 수 없었던 나라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남은 28일 동안 얼마나 많이 보느냐에 따라서 <피지컬 100>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역대 순위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지금까지 그런 경우가 있었느냐고? 있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랬다. 2화씩 공개되는 바람에 정확하게 수치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완결되고 나서 넷플릭스 역대 순위 6위까지 치솟았다. 이런 경우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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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에서는 <유어 플레이스 오어 마인 Your Place or Mine>이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못 되므로 그냥 빈집털이 혹은 계정 공유 금지의 여파라고 보면 된다. 다만 10위 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들이 여럿 보이는 것에서 계정 공유 금지보다는 빈집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의 1위는 <스퀘어드 러브: 처음부터 다시 Squared Love All Over Again>이 차지했다. 가볍게 보기 좋은 로맨스 영화라고 한다. 여성이 화장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얼마나 구분하기 어려운지 알려주는 영화라나. 뭐, 얼굴에 점 하나 찍고 사람 놀라게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그럴싸하긴 하다. 그리고 현재 아카데미 레이스 중인 <서부 전선 이상 없다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가 여전히 순위에 들어와 있다.

 

 그 외에는 한국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Unlocked>, 일본 영화 <신체 찾기 Re/Member>가 주목할 만한데, 미니 한일전이기 때문이다. 사이좋게 3위, 4위를 차지했다. 둘 다 평가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수준에 그치면서 성적도 덩달아 좋지 않다. 빈집이라서 현재 플릭스패트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을 뿐이므로 플릭스패트롤만 보고 '성적이 좋다'라고 여기면 곤란하다. 단순히 주간 순위 집계 수치만 보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더 좋으므로 한국 승이라고 할 법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신체 찾기>는 일본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일본 원작이므로 일본의 압승이라는 것이다. 참 단순한 인간들이다. 일본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은 <너의 모든 것 You> 시즌 4가 2주 연속으로 차지했다. 그러나 기존 <너의 모든 것> 시리즈를 생각하면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으며, 이는 <너의 모든 것>의 수명이 다했음을 의미한다. 솔직히 이 시리즈는 시즌 1에서 끝냈어야 맞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은 K 컨텐츠가 장악했다. 1위는 당연하게도 <피지컬 100 Physical: 100>. 그 뒤로 <연애대전 Love to Hate You>, <일타 스캔들 Crash Course in Romance>, <철인왕후 Mr. Queen>, <여신강림 True Beauty>, <환혼: 빛과 그림자 Alchemy of Souls: Part 2>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수치들도 전반적으로 준수한 편이며, 특히 <연애대전>은 예상치 못한 흥행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참고로 <철인왕후>에도 주목해야 하는데, 최근 플릭스패트롤에서 <철인왕후>가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지컬 100>마저도 이겼다. 다음 주에 공개될 이번주 넷플릭스 주간 순위를 기대해 볼 법하다.

 

철인왕후 포스터

 

 한편,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조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그에 따른 부작용 중에서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이 넷플릭스 역대 순위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로선 구독자수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호재를 맞이한 모양이다. 그러나 구독자수는 그대로여도 그걸 이용하는 사람의 숫자는 화끈하게 떨어졌을 거란 점을 생각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친구끼리, 가족끼리 계정을 공유하는 게 일상다반사가 되어 있었다. 이들이 더는 계정을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넷플릭스 주간 순위에 찍히는 시청 시간 수치가 전반적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즉, 어쩌면 지금 상당히 좋지 않은 시청 시간을 보이고 있는 넷플릭스 주간 순위의 작품들로 비롯된 넷플릭스의 부진은, 작품이 모자라거나 말 그대로 빈집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용자수를 줄이고 구독자수를 늘린다. 당장은 넷플릭스의 수익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쭉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개인적 입장에서 바라보기엔 흥미로운 전개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화에 성공한 K 컨텐츠 업계로선 약간 불안감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문제는 당장에 <더 글로리>에도 큰 영향을 끼칠 예정이라 3월 10일 이후의 넷플릭스 주간 순위 수치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겠다.

 

 

뱀다리_ 요새 번아웃이 와서 블로그 포스팅의 수가 현격하게 줄었다. 이해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