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오아이 IOI

아이오아이 IOI의 재결합설이 다소 피곤한 이유

즈라더 2019. 2. 27. 22:58

 아끼고 또 아끼는 아이오아이가 재결합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두 손 번쩍! 안 그래도 아이오아이 출신의 성적이 썩 좋지 않거나 소속사가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등 여러모로 걱정이었는데, 재결합한다니 이거보다 더 기쁜 일이 있겠습니까. 아예 얼굴 보기조차 어려운 멤버들도 볼 수 있게 되는 걸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거 좀 위험해보입니다.


 아이오아이가 재결합한다면, 반드시 멤버들이 그대로 돌아와야 합니다. 아니면 재결합은 이벤트조차 못 될 가능성이 커요. 그러나 재결합설을 다룬 기사에 이미 전소미가 참여하지 않을 거란 컨펌이 들어있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의 컨펌은 없는데, 전소미의 소속사만 바로 정보를 전달한 거에서 왠지 신빙성이 사라지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즉각 다른 회사들이 그런 일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재결합설이 나오고 정보의 추이를 보려고 하루 기다려봤는데, 딱히 다른 정보가 없는 걸 보아 기자의 망상이거나 누군가의 언플에 아이오아이가 동원된 것 같단 결론입니다. 설렌 저만 손해본 기분에 짜증부터 나더군요.



저 당시 감동은 이후 시즌에서도 재현을 못 했죠.


 잘 생각해보면 당연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아이오아이가 재결합하면, 그걸 총괄할 회사는 어디가 되어야 할까요? 당시 아이오아이를 담당했던 회사와 지금의 회사는 완전히 같지 않고, CJ는 이미 <프로듀스X>에 착수해서 정신이 없을 시기입니다. CJ 엔터테인먼트가 돈을 무한대로 쏟아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력 역시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 <프로듀스X>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니 여유가 없죠.


 게다가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이미 각기 솔로나 그룹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리를 잡은 그룹도 있고 그렇지 않은 그룹도 있지만, 해당 멤버는 분명하게 각그룹의 핵심입니다. 그런 멤버들이 쏙 빠지면 팬들끼리 싸움이 시작될 게 뻔합니다. 솔로로 완전히 자리잡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청하도 팬들의 아이오아이 재결합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아이오아이 시절의 청하팬보다 청하 솔로 활동 이후의 팬이 더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청하로선 둘 중의 하날 선택해야 하는 꼴이 될 수 있어요. 그냥 그대로 활동하면 양쪽 팬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마당에 뭐하러 모험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아이오아이 시절 그 끔찍했던 악개 싸움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 싱글에 가서 간신히 봉합되었지만, 정채연의 소속사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정채연을 데려간 그 순간부터 시작된 살벌한 싸움은 기억하는 것조차 지칩니다. 이미 각자 소속사로 돌아가 활동하면서 새로 생긴 팬들의 반발이 있을 게 분명한 만큼 그 악개 싸움은 더 복잡하고 살벌하게 벌어질 텐데, 그걸 어떻게 견딘답니까. 전 아이오아이 때 처음으로 '악개팬'이란 게 뭔지 알았고, 지금도 악개팬이 무섭습니다. 그들이 돌아오는 걸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들뜬 마음도 잠깐.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이건 좀 피곤합니다. 역시 1년에 한 번 정도 이벤트성으로 무대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주면 고맙겠네요. 소속사로 돌아간 뒤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멤버들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는 정도로 그치는 게 멤버들, 회사들, 팬들에게 다 좋은 일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