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순위 및 칼럼

넷플릭스 주간 순위 12월 26일 - 1월 1일, 아리스의 아슬아슬한 위치

즈라더 2023. 1. 4. 15:05

<더 글로리> 공식 포스터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의 성적에 고개를 갸우뚱. 크리스마스 버프가 있었던 데다가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추이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2주 차 성적이 1주 차 성적보다 훨씬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약 1000만 시간밖에 차이가 안 난다. 1주 차에 대략 6100만 시간, 2주 차에 7400만 시간. 보통 2주 차 성적이 가장 높고, 그 이후엔 쭉쭉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의 성적은 분명히 긍정적이라 하기 어렵다. 아시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자했다는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는 마당이다. 홍보도 넷플릭스 영미권 채널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필사적이라 할 만큼 해줬다. 즉, 비영어권 역대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주 많이 혼이 나야 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지금 그 비영어권 10위가 아주 아슬아슬하다.

 

 무지막지한 제작비를 들여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게 되면 투자가 위축되고 후속 시즌이 취소된다. <수리남>,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바람에 <더 글로리>의 홍보에 적극적인 투자를 못 했다는 얘기가 있는 것처럼, 이는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의 60%가 주기적으로 본다고 하는 한국 드라마여도 마찬가지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는 반드시 10위 안에 들어야 제작사 더 세븐에 300억 엔을 들인 넷플릭스의 성의에 보답할 수 있다. 첫 단계부터 미끄러지는 꼴을 보여선 안 된다는 얘기다. 

 

 물론, 넷플릭스로선 이미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를 성공작으로 보고 있을 수도 있다. 한국의 두 배에 달하는 인구인 데다 경제 대국이라 불리는 일본이지만, 넷플릭스 구독자수는 한국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라고 하던가. 아니, 일본은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구독자를 전부 다 합쳐도 비슷한 인구수인 멕시코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OTT를 구독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로 일본의 넷플릭스 구독자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면, 넷플릭스 본사로선 역대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투자한 값을 하는 셈이다. 굿즈 사업을 아직도 런칭하지 못하고 있는 넷플릭스로선 구독자 늘리는 게 최우선 과제니까 말이다. 물론,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를 통해 일본 넷플릭스 구독자가 늘었느냐 여부는 오로지 넷플릭스만 알고 있을 것이다.

 

반응형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에선 <어니언 글래스>가 1위를 차지했다. 크리스마스 버프도 제대로 받은 모양새로 무려 1.2억 시간을 기록. 단 2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순위 10위 안에 들어서버렸다. 추이를 보아하니 <버드 박스>가 자리하고 있는 역대 순위 3위까지 넘볼 수 있을 것 같다. 자국 컨텐츠가 압도적 강세를 보이는 우리나라에서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을 정도니 얼마나 잘 뽑혔는지 대충 알 만하지 않나.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는 <7명의 여인들과 1건의 살인>이 1위를 차지했다. 수치는 그렇게 높지 않고, 빈집털이를 한 것에 가까운 모양새. 개인적으론 여배우 중 한 사람이 너무 예뻐서 한 번 감상해볼까 생각 중이다.

 

 2위를 차지한 <트롤>은 역대 순위에 반영되는 마지막 주인 5주 차를 마무리했고 그 결과, 비영어권 영화 역대 순위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당분간 이 기록은 안 깨지겠구나 싶다. 당장 다음 타자로 여겨지는 비영어권 영화가 SF 불모지인 한국에서 제작하는 SF 영화 <정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TV 부문은 <웬즈데이>가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에밀리 인 파리> 시즌 3, <위쳐: 블러드 오리진>은 어마어마한 혹평을 받은 끝에 함께 몰락. 특히 <위쳐: 블러드 오리진>은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에도 완전히 밀려났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 제작진으로선 굉장히 기쁜 일일 것이다. 시청 시간을 나누어먹을 다른 작품들이 통째로 혹평과 함께 부진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시즌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가 평작 정도는 되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TV 부문은 <더 글로리>가 들어선 걸 제외하면 지난주와 흡사하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1, 시즌 2가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고, <환혼: 빛과 그림자>와 <솔로지옥>, <재벌집 막내아들>이 들어와 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주간 순위 추이만 보자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는 그렇게 좋은 편이 못 된다. 2주 차 성적과 1주 차 성적이 저렇게 엇비슷해버리면 하락세가 급격해질 3, 4, 5주 차는 말할 것도 없는 법. 

 

넷플릭스 역대 순위 비영어권 TV 차트

 

 위와 같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역대 순위에 들어가려면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의 2.6억 시간을 이겨야 하는데, 현재까지 약 1.4억을 기록한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는 아슬아슬하다. 1.2억을 남은 3주 동안 기록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과연 매주 4000만 시간을 3주 동안 기록할 수 있을까? 이거 보기보다 정말로 쉽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크리스마스 주간을 끼고도 7000만 시간밖에 기록을 못한 게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다.

 

 한편, 한국 드라마 <더 글로리>의 좋다고 하기도 어렵고, 나쁘다고 하기도 어려운 성적은 파트를 둘로 나누었기 때문인 듯하다. 3월에 한꺼번에 보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 게다가 홍보도 스운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 관련 채널, 아시아권 채널에만 했다. 적극적으로 밀어줘도 시원치 않은 고퀄리티 드라마란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넷플릭스 미국 채널이나 스틸 왓칭 넷플릭스와 같은 영미권 채널에 예고편 하나조차 올리지 않는 무성의함에서 한탄을 내뱉었다. 넷플릭스는 또다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작품을 엉뚱한 공개 방식과 불충분한 홍보로 인해 날려먹는 중이다. 신규 구독자를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는 판단인 걸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그런 기준이라면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를 미국과 유럽에 작정하고 홍보한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K 컨텐츠의 다음 타자는 <정이>다. 디스토피아 SF 액션이라는 장르 덕분인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덕분인지 몰라도 넷플릭스 미국 유튜브 채널에 티저 예고편이 올라가는 등 티저 예고편 시점부터 상당히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K 컨텐츠(예를 들어 <카터>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가 그렇게까지 좋은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된다. <지옥>으로 세상을 향해 매서운 눈빛을 보낸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긴 했지만, 그 또한 <반도>라는 헛발질이 있었던 걸 잊지 마시길.

 

 <정이>는 1월 20일 공개 예정이다. 아마도 21일에 시작하는 한국의 설날 일정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과연 <정이>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의 부진을 끝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