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즈원

김채원의 하이브 行, 아이즈원 리런칭과 유닛 추진의 결과

즈라더 2021. 8. 18. 17:22

 미야와키 사쿠라, 김채원이 하이브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기에 더해서 2명 정도의 아이즈원 멤버가 추가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 소식이 아이즈원 리런칭과 어떤 관계를 지니게 될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이즈원의 리런칭 혹은 유닛을 추구했던 평행우주 프로젝트에는 아이즈원 멤버들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아이즈원 멤버들이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는 명분, 인스타그램으로 오랜만에 얼굴을 본 것만으로 울어버릴 만큼 가족에 가까운 12명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명분. 코어 팬만 3만에 달하는 위즈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는 명분 등등. 악개들처럼 자기 욕심만을 위해 리런칭에 반대하는 비이성적 괴물들과는 달랐던 것이다. 그런 명분들이 32억을 모으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여기에 12명의 아이즈원을 보고 싶다는 팬덤만의 기대가 더해져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프로젝트로 여겨졌다. 

 

 그러나 리런칭은 실패했고, 평행우주 프로젝트 쪽은 리런칭 대신 '유닛을 먼저 만들고 나머지 멤버들을 하나씩 수집한다'는 매운맛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왠지 매운맛이라기보다 드래곤볼 수집하기처럼 느껴지긴하지만, 어쨌든 이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파생 걸그룹을 내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유닛을 통한 수집은 분명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상 실패가 되었다. 유닛을 시도하려면 빠르게, 그러니까 적어도 3분기 안에는 성공을 시켜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못 버티고 백기를 들도록 해야 했는데,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위에화 엔터테인먼트에겐 그럴 생각이 없었고, 은비와 예나의 솔로 데뷔 소식을 전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그 사이에 그룹을 안 내는 기적을 바랄 순 없다. 사실, 그건 기적이 아니라 안유진과 장원영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욕심이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갔다. 두 사람의 인생도 꾸준히 허비되고 있다. 이건 '아이즈원 멤버들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규칙에 위배된다.

 

 이 사실에 도달한 위즈원들은 엄청난 기세로, 미안함을 말하며 포기하고 떠났다. 본래 위즈원의 대다수는 연예계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이들이다. 그들은 본래 자신이 좋아하던 취미(축구, 게임, 야구 등등)로 돌아갔으며, 소수이긴 해도 걸스플래닛 999로 넘어간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프로듀스 5인 걸스플래닛 999로 간 사람들을 진짜 위즈원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본문과 관계없으므로 넘어간다.) 현재까지도 이 바닥에 남아 있는 위즈원의 숫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사실상 유닛 프로젝트마저 무산되었다. 물론,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게 없지는 않은 듯하지만, 이는 12명을 모으기 위한 유닛이 아니라 정말로 플랜이 없던 회사들을 위한 유닛에 가깝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기적이 일어난다고 해도 스타쉽과 바날로썸을 제외한 7명의 유닛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채원과 미야와키 사쿠라의 하이브 이적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김채원

 

 일단 하이브와 울림 측은 '확인 불가'를 말했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간 꽁꽁 숨겨왔던 하이브 걸그룹 멤버의 면모를 이런 식으로 엉뚱하게 공개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아마 그간 계속해서 틀린 정보를 공개하거나, 1개월이나 지난 정보를 공개하는 바람에 신뢰도가 떨어진 어느 기자가 실추된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엠바고가 걸려있던 정보를 풀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는 중이다.

 

 확인 불가라고 하니 일단 이 모든 건 가정이 되어야 하겠다. 김채원, 미야와키 사쿠라, 아이즈원 멤버 A, 아이즈원 멤버 B. 이렇게 4명이 하이브의 새로운 걸그룹에 들어간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적어도 하이브에 들어가게 되는 아이즈원 멤버들은 정산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하이브는 중소 기획사들과 달리 런칭비의 손익분기와 관계없이 정산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하이브 걸그룹이 바로 아이즈원처럼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리는 없지만, 대신 CJ가 가져가던 몫이 사라지게 되므로 그럭저럭 괜찮은 돈을 벌 수도 있다. 하이브 걸그룹의 화제성과 위즈원의 일부만 넘어가도 걸그룹 평균 판매량은 나오고도 남는다. 적어도 중소 기획사들에게 열정 착취만 잔뜩 당하다가 3~4년 차에 접어들어서야 찔끔 찔끔 정산을 받는 일은 분명히 없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와는 이야기가 또 다르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자격도 없는 주제에 연장과 리런칭에 결사반대를 외쳤기에 보이콧할 위즈원이 많을 텐데, 하이브는 그런 책임 요소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회사다.  아마 이에 유혹을 느낄 사람이 참 많을 것이다. 위즈원 중에서 돈은 안 주고 열정만 착취하는 중소 기획사들의 행태 때문에 평행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도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중소 기획사의 프로듀싱 한계도 하이브엔 없다. 오랜만에 온전한 방식으로 직접 런칭하는 걸그룹이므로 나름대로 힘을 다해서 밀어줄 게 확실하다. 현재 하이브에서 걸그룹의 프로듀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은 민희진, 소성진, 방시혁 세 사람이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15년이란 시간을 보내며 걸그룹에 관한 프로듀싱 감각을 철저하게 익힌 민희진이 새로운 걸그룹 프로듀싱을 어설프게 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을 성공시킨 민희진의 감각이 만만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중소 기획사의 조악한 프로듀싱이 싫어서 평행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하이브는 유혹적이고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여겨질 수 있다.

 

미야와키 사쿠라

 

 즉, 하이브는 우리가 '아이즈원 멤버들을 위해서'라고 외칠 수 있었던 수 많은 예시를 상당 부분 커버할 수 있는 회사다. 이대로 간다면 위즈원은 틀림없이 분열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리런칭은 실패했고 유닛 역시 12명을 모으는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이브가 아이즈원 멤버 12명을 전부 모아서 리런칭하는 무모한 일을 할 수도 없다. 연예계는 이성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분야다. 위즈원이 모아다 준 32억에는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던 울림 엔터테인먼트가 김채원을 하이브에 금세 보낸 것을 보아서 상당히 많은 금전적 이익을 약속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식으로 아이즈원 멤버를 전부 영입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게 된다. 현재 하이브의 움직임이 처음부터 아이즈원 리런칭을 위한 움직임이라면 모를까, 자사의 오리지널 걸그룹을 런칭하려는 움직임이라면 그런 거금을 투자할 여유가 없다. 비공개된 회사도 아닌 상장 회사가 걸그룹 하나에 그런 방식으로 돈을 마구 써대면 큰일 난다.

 

 그간 나온 기사가 전부 옳다고 한다면 하이브는 김채원과 미야와키 사쿠라를 포함 추가로 더 멤버를 영입하려고 움직이는 모양이다. 이는 올팬기조인 위즈원의 니즈를 최대한 맞춰서 유닛 비슷하게라도 만들어주려는 배려라고 볼 수도 있다. 하이브는 산하 기획사들의 걸그룹 연습생들만 모아도 숫자가 엄청나다. 그런 상황에 자칫 새로운 걸그룹의 팬덤에 악영향이 될 수 있는 아이즈원 멤버들을 데려간다는 건 위즈원의 구매력을 기대하는 것뿐 아니라 위즈원의 바람이 어느 정도 닿은 결과라고 여겨진다. 실제로 방시혁은 아이즈원을 직접 언급한 적이 있으며, 블랙핑크와 아이즈원을 걸그룹의 성공 사례로 꼽기도 했다. 즉, 이전부터 꾸준히 신경을 써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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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과 상식이 마비된 중소 기획사들과 CJ 엔터테인먼트를 욕하면서 위즈원까지 이성과 상식이 마비되면 곤란하다. 안유진과 장원영은 스타쉽에서 무언가를 할 것이다. 아니, 해야 할 타이밍이다. 아이즈원의 마지막 활동인 3월 10일로부터 벌써 5개월이 지났고, 걸그룹 런칭을 위해 앨범 준비를 할 땐 보통 3개월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까 스타쉽의 파생이 나오는 데까지 8개월이 걸리는 꼴인데, 이것만으로도 이미 너무 늦었다. 평행우주 프로젝트는 이렇게 늦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 6월 경에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다 CJ가 참전하고 지지부진해지면서 7월까지 밀려났다. 우리는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CJ를 믿지 않았어야 한다는 후회마저도 늦은 8월의 지금. 위즈원의 상당수가 이미 돌판을 떠난 지금. 남아 있는 위즈원은 하이브에서 나올 새로운 걸그룹에 4명이 들어가는 것만이라도 기대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했다. 이성적으로 인정할 때라는 얘기다.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위에화 엔터테인먼트의 그릇된 선택으로 유닛 역시 사실상 12명을 모으는 형식이 될 수 없고, 그것마저도 내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이제 위즈원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한정되었다. 

 

 '하이브에서 나올 그룹을 응원하고, 하이브에 들어가지 못한 멤버들을 모은 유닛 결성이라도 노력해보자.'

 

 평행우주 프로젝트부터 매운맛 프로젝트까지 위즈원이 해왔던 고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뭉쳐있던 위즈원의 유닛이라도 소비하고자하는 마음이 하이브의 태도에 변화를 줬을 거라 믿고 있다. 

 

 

 

뱀다리) 악개가 되느니 돌판을 뜨는 걸 권장한다. 악개가 되어서 파생 그룹의 팬덤을 망쳐놓는다면 그게 어떻게 팬이라고 할 수 있겠나. 분노는 A를 비롯한 회사에만 집중해서 풀기로 하자.

 

뱀다리2) 따로 최애가 없는 내게도 프듀 당시 원픽이었던 멤버는 있다. 민주다. 그리고 민주가 하이브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들어갈 것 같았다면 최근 느닷없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민주가 바라는 진로가 걸그룹인지 배우인지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